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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4호)담배공초 함부로 버리면, 체포된다.
여중생범대위 김종일 집행위원장, 대학생들 면회갔다가 담배공초가 문제가 되어 체포당해
10월 26일 정오경, 일요일임에도 불구하고 서울 서대문 경찰서 앞에서는 작은 실랑이가 전개되고 있었다.
다음은 목격자들의 진술을 종합한 당시 상황
전날밤 광화문에서 파병반대를 위해 천막농성을 전개하려다 연행된 학생들과의 면회를 위해 홍근수목사와 김종일위원장, 그리고 약간의 학생들이 서대문경찰서를 찾으면서부터 실랑이는 시작되었다.
내용은 매우 간단한 것이었다. 연행된 학생들이 있으니 면회를 하자는 것이었다. 그런데 서대문경찰서 측에서는 갑자기 무장한 의경병력을 배치시키고, 출입을 통제하는 등, 강경한 대응으로 일관하며, 면회를 하려면 대표로 1명 내지 2명만 하라는 조건을 제시하였다. 면회자들이 이에 반발하며, 경찰측과 대화를 진행하는 중에, 한 경찰관이 면회방문객들에 대한 사진 촬영을 하기 시작하였다. 방문객중에서 한 여학생이 사진촬영을 하지말라고 요구하자, 사진을 촬영하던 경찰관은 나중을 위한 채증자료를 쓰려는 것이라고 대답하였고, 여학생이 재차 사진촬영 중단과 사진촬영 이전에 동의를 구할 것을 요구하자, 갑자기 서대문서 경비과장이 “사진찍히기 싫으면 경찰서 앞에 오지 말아!”라고 반발로 소리를 질러댔다.
이에 김종일위원장이 “구두민원도 민원인데, 시민이 사진촬영에 대한 문제제기를 하면, 그에 대해 차분히 설명해줄 위치에 있는 간부가 젊은 의경들 앞에서 소리를 지르고, 반발을 하면서, 그렇게 대응하면 안된다”고 충고하자, 경비과장이 더욱 흥분하여, 욕을 주고 받는 상황에까지 이르게 되었다.
이 과정에서 김종일위원장이 담배공초를 집어 던지기도 하였다는 것이다. 그러나 경찰이 김위원장을 연행한 것은 담배공초를 던진 후 약 40분이 경과한 다음의 일이었다. 함께 항의하던 홍근수목사가 주일인 관계로 자리를 먼저 뜨자, 기다렸다는 듯이 현행범 체포 명령을 내리고, 8명의 의경들이 김위원장을 번쩍 들어 유치장에 구금한 것이다.
경찰은 김위원장이 사람을 향해 위험한 물건을 던졌음으로 형법상 폭행죄에 해당하고, 여러사람이 함께와서 다중의 위력을 보임으로써 폭행을 행사했기에 폭력행위등 처벌에 관한 법률을 위반했다는 것이다.
경찰관이 그것도 전투병력을 지휘하는 경비과장이 정당한 항의조차 받아들이지 못하고, 누구도 이해할 수 없게 면회를 위해 경찰서를 방문한 시민들에게 화를 내면서 공권력을 자의적으로 남용하는 딱한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김위원장에 대해 폭행죄로 처벌하기 힘들다는 것을 모를 리 없는 경찰은, 폭행죄와 별건으로 그동안 여중생 추모집회 과정에서의 집시법 위반 혐의에 대한 사건을 종로서 등에서 가져와 병합 처리하여, 그를 구속하였다.
무슨 조직 폭력배를 다루는 것도 아니고, 죄가 있으면 그 죄에 대해 소환장을 보내고, 아니면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체포하거나 하여 다루면 그만이지, 그냥 두었다가 담배공초 때문에 현행범으로 체포하고, 또 다시 별건을 들이밀어 사람을 구속하는 것은 너무도 과도한 공권력 남용이다. 법원은 이에 대해 김위원장이 증거인멸 및 도주의 우려가 있다고 구속영장을 발부하였는데, 제 발로 면회를 위해 경찰서를 찾아다니는 사람이 무슨 도주의 우려가 있으며, 공개적인 집회에 대한 책임을 묻는 상황에서 무슨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단 말인가.
경찰이 국민들에게 담배공초를 함부로 버리면 잡혀간다는 교훈을 주기 위한 것이 아니라며, 이와 같은 졸렬한 복수는 그만 두고, 즉각 김종일위원장을 석방하라!
왜 서대문경찰서인가? 서대문경찰서는 경찰청 바로 옆에 위치한 경찰서로 평소 경찰관들 사이에서도 ‘경찰청의 파출소’라 불릴 정도로 경찰청 고위 간부들을 의식한 과도한 대응으로 물의를 빚곤 했던 경찰서였다. 일상적인 면회를 위해 10명도 안되는 인원이 모여 있어서 지나다니는 경찰청 간부들의 눈을 의식해 매우 강경한 대응을 일삼았고, 심지어 1인 시위 등에 대한 탄압도 서슴지 않았다. 경찰서장의 계급인 총경이라고 해봐야, 경찰청 본부에는 그저 흔하디 흔한 실무책임자에 불과한 탓인지, 그동안 서대문 경찰서의 대응은 여러차례 과도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
김종일위원장은 누구인가? 매향리투쟁을 통해 전국적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미선, 효순양 사망사건을 계기로 결성된 여중생범대위의 집행위원장으로서, 유명한 ‘촛불시위’를 이끈 지도자중의 한사람이다. 김위원장은 촛불시위 과정에서 유연하고 탄력적인 운영으로 촛불시위가 불상사없이 평화적으로, 안전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무던한 노력을 하며 집회를 이끌었던 인사이다. 이 과정에서 김위원장은 경찰과의 긴밀한 대화도 자주 진행했으며, 경찰의 입장에서는 구속영장청구를 해야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표창이나 감사장을 전달했어야 하는 인물이다. 지금은 [이라크파병반대 비상국민행동]의 상황실장을 겸하고 있기도 하다. 김위원장은 오종렬 민중연대 상임의장 등과의 면회 과정에서 “별 것 아닌 일로 잡혀오게 되어 송구하고, 이라크 파병반대 운동에 동참하지 못해서 죄송하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