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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교사인권강좌] 복잡한 교육 문제, ‘인권이 해답이다’ - 2기 교사인권강좌 종강…탐구와 실천의 나눔 한마당으로 진행

작성자
hrights
작성일
2017-08-08 14:39
조회
496

장미은/ 인권연대 인턴활동가



지난 2월 2일부터 4일까지 이천 유네스코문화원에서는 인권실천시민연대(이하 인권연대)와 유네스코한국위원회의 공동주최로 ‘2006년 겨울 교사인권강좌’가 열렸다. 학생들을 교육하는 교사들은 다른 어떤 분야의 사람들보다 인권과 인권교육에 관심을 기울여야 하지만, 실제 우리의 교육 현실과 이를 둘러싼 사회 환경은 전혀 인권 친화적이지 못하다. 지난해 여름 진행된 1기 교사인권강좌에 이어 ‘교육희망, 인권이 해답이다’라는 주제로 진행된 2기 교사인권강좌는 교육자의 입장에서 다시 한번 인권의 중요성을 깨닫고 인권감수성을 제고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

무엇보다도 이번 겨울 교사인권강좌는 우리의 일상생활과 멀고 어렵게 느껴지기만 하는 추상적 권리로서의 ‘인권’ 개념을 벗어나, 인권이 실제적으로 우리 사회의 다양한 분야에 어떠한 방식으로 전개되고 있는지를 살펴보는 강의들을 통해 ‘생활 그 자체로서의 인권’이라는 화두를 전달하고자 하였다. 주제별로는 지속가능한 발전교육으로서의 인권 교육이 갖는 의미(이삼열/유네스코한국위원회 사무총장), 인권의 정의와 역사 및 성격(한상희/건국대 법학과 교수), 이슬람권 사례를 통해 본 편견과 차별의 작동 원리(이희수/한양대 문화인류학과 교수), 평화 교육으로서의 인권 교육(고병헌/성공회대 교양학부 교수), 한국 사회의 질곡을 고스란히 담은 노래들로 전달하는 과거사 정리와 인권의 과제(이지상/ 가수. 성공회대 겸임교수), 이주노동자인권과 다문화 교육(김해성/성남 외국인노동자의 집), 북한 인권 문제(박경서/대한민국 인권대사), ‘자발적 복종’ 교육의 극복 방안(홍세화/한겨레 기획위원), 성적 소수자의 인권 사례를 통해 본 반차별 교육(한채윤/한국성적소수자문화인권센터 대표), 인권 교육과 현장에서의 실천의 문제 등 교육과 관련시켜 이론과 현장의 양 측면에서 검토되어야 할 내용들이 전개되었다. 이러한 다양한 영역 중 어느 하나도 인권의 문제를 빼 놓고는 이야기 될 수 없다는 점에서, 수강생들은 인권교육을 위해 필수적인 인권감수성과 실천을 위한 교육적 영감을 점검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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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 교육으로서의 인권교육을 강의한 고병헌 교수


특히 이번 교사인권강좌는 인권에 대한 박제화된 정의와 이해를 벗어나 변화하는 현실 사회의 움직임과 미래를 위한 대안 세우기에도 중점이 주어졌다. 고병헌 교수는 ‘평화 교육으로서의 인권교육’을 이야기하면서 “현재 우리가 인식하는 ‘인권’의 개념이 단지 인간과 인간 사이에서만 통용되는 것이 아니라, ‘나(인간)’를 둘러싼 모든 환경 즉 타인, 동물 및 우주 자연이라는 삼라만상과의 상호 관계 속에서 통용되어야 할 개념”이라고 지적하며, 인권을 이해하기 위한 폭넓고 깊은 사유의 필요성을 역설하였다. 우리 주변의 모든 환경을 아름답게 지키고 인정하려는 노력에서 진정으로 인간을 위하는 ‘인권’의 개념이 나온다는 것이고, 이로써 인권 교육이 공존과 화합을 추구하는 평화 교육으로 거듭날 수 있다는 것이다.

홍세화 한겨레 기획위원은 ‘자발적 복종 교육,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라는 주제의 강의에서 교사들에게 “우리의 행동과 말을 규정하는 내부의 의식세계가 과연 나 스스로에 의해 형성된 것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졌다. 그리고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들 스스로의 판단에 의해 의식세계를 형성하기 보다는 타인의 사고를 그대로 받아들이고, 그렇게 무비판적으로 수용된 사고를 마치 자신의 것인 양 행동한다”라고 말한다. 이러한 ‘자발적 복종’으로부터 벗어나 진정한 자신만의 사고 체계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많은 책을 읽고, 다양한 사람들과 토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과정 속에서 타인을 이해하는 자세가 길러질 것이고, 진정한 인권의 실현에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다는 것이다. 단순한 주입식 교육에 익숙한 현행 교육체제를 염두에 두면, 교과서의 내용뿐만 아니라 교사와 학생간의 관계, 학사 제도를 포함한 좀더 포괄적인 사회 교육제도의 문제까지 근본적인 관점에서 총체적으로 검토되어야 한다는 의미에서 참여 교사들의 많은 공감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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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인권의 실현을 위해서는 자발적 복종에서 벗어나 타인을 이해하는 자세를 길러야한다고 주장한 홍세화 한겨레 기획위원


각 강좌의 주제만큼이나 강의에 참여한 교사들의 폭도 다양했다. 일반 초·중·고등학교의 교사는 물론이거니와 대안학교의 교사들, 특수 아동을 교육하는 교사로서의 꿈을 가진 학생을 비롯해 대안학교를 갓 졸업하고 이제 대학에의 입학을 앞둔 신입생도 강좌에 자유롭게 참여하였다. 다양한 층위를 가진 참가자들은 서로의 위치에서 느낀 바를 허심탄회하게 이야기 하고 교류하는 시간을 가졌다.

2006 겨울 교사인권 강좌는 우리 사회에서 인권 교육이 부재하는 현실을 다시금 확인케 하였으며, 앞으로 좀 더 체계적인 인권 교육 시스템 확립의 필요성을 절감하는 계기가 되었다. 강좌가 끝난 후에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이번 강좌에 참여하기 이전에 전문 인권 교육을 받아본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응답자 21명 중 단 3명만이 ‘그렇다’라고 대답했으며, ‘그렇다’라고 말한 사람들의 인권 교육 수강 횟수도 1~3회에 불과하였다. 또 ‘인권 및 인권 교육을 연구하는 교사모임에 참가하고 계십니까’라는 질문에 전원에 가까운 20명의 응답자들이 ‘아니오’라고 대답하였고, 참가하지 못하는 이유로 ‘주변에 참여할 수 있는 인권/인권교육을 위한 동아리가 없다’(7명)와 ‘일정이 바빠서 참가하지 못한다’(6명) 등의 답변을 하였다. 이러한 답변들은 여전히 인권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 시스템이 없다는 것을 그대로 드러내는 것이며, 교사들의 인권교육에 대한 욕구에 비해 이를 소화하고 지원해줄 사회적 지원 체제가 미비하다는 것을 보여 준다.

인권연대는 그간 강좌에 참여한 교사들과 함께 인권 및 인권교육에 대해 지속적으로 고민하면서 보다 많은 교사들에게 인권의 중요성을 전달하고, 인권실천의 계기를 제공하는 노력을 계속해 나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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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교사인권강좌에 함께한 선생님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