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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겨울 교사인권강좌> 좋은 선물, 실천으로 돌려드릴게요 (강유미/ 수색초등학교 교사)

작성자
hrights
작성일
2017-08-09 10:13
조회
487

강유미/ 수색초등학교 교사


선생님, 안녕하세요?
가슴 설레며 기다리던 겨울방학도 어느덧 막바지로 흘러가고 있네요. 소중한 방학기간을 어떻게 하면 알차고 보람 있게 보낼 수 있을까 고심하며 선택했던 ‘2007년 겨울 교사인권강좌’에서 여러 선생님들을 뵐 수 있어 행복했습니다.

2007년은 특히 우리 교사들에게 의미 깊은 한 해였습니다. 한미 FTA를 관철시키기 위한 국가차원의 이데올로기 공략이 심화되는 가운데, 정부와 언론은 교원 평가제 도입과 교육‘시장’ 개방이 산적해 있는 교육문제의 해결책인 것처럼 우리들을 설득하였죠. 하지만 많은 선생님들이 이러한 정책의 의도와 방향성을 직시하고 공교육의 의미와 본질을 지키기 위해 ‘성과급 반납, 연가 투쟁’에 참여하셨습니다.

학교 현장을 인간적이고 민주적인 시스템으로 변화시켜 나가기 위해서 다인수 학급, 파행적인 승진제도, 확보되지 않은 교육 재정 등의 구조적 문제들을 해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번 겨울 방학에는 교사로서의 제 자신을 돌아보는 기회를 갖기로 했습니다. 대안적인 구조를 만들어가는 것은 여전히 우리들 주체의 몫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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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안을 만드는 것은 주체들의 몫

사실 고백하건대 제가 인권연수에 참여한 이유는 매우 단순한 것이었습니다. 저는 겉으로는 참교육이네, 전교조 교사네 하며 떠들어대지만 정작 아이들에게 체벌을 멈추지 않는 대표적인 ‘반인권적’ 교사였습니다. 이런 제 자신에게 인권에 관한 최소한이나마 체계적인 학습이 필요하지 않겠는가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인식의 변환이 실천의 변화를 가져오게 될 테니 말입니다. 무엇보다 현장에서는 인간을 교육한다는 선배 선생님들로부터 인권에 관한 어떤 기본적인 상식도 배울 수 없었습니다. 현장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 세련된 교수기술일수록 오히려 반인권적인 개념이 담겨있고 ‘아이들을 휘어잡는 기술’을 쫒느라 교육의 본질을 외면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계속되고 있었습니다.

이번 연수는 제가 기대한 것 이상으로 많은 것을 느끼게 하고 배우게 했으며, 새로운 실천에 대한 의지와 용기를 주었습니다. 우선 강의의 형식부터 일제식이고 일방적인 강의 구조에 익숙해 있던 제게 신선한 느낌을 주었습니다. 오리엔테이션에 이어 바로 진행된 최철규 간사님의 강의는 모둠 토의 활동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인권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일목요연하게 정리해주시겠지’ 하고 내심 안이한 생각을 가지고 의자에 편안하게 자리를 잡으려던 우리들은 황당한 표정으로 모둠활동 장소로 이동해야 했습니다. 일방적으로 전달되는 인지적 개념 학습에 익숙해 있던 저와 같은 교사들에게는 아마도 곤혹스러운 경험이었겠지만, 모둠 토론을 끝낸 후 듣는 간사님의 강의는 신기하게도 더욱 생생하게 다가왔습니다.

또한 연수가 이루어진 남영동 인권센터 건물의 상징성과 박종철 열사를 죽음으로 몰고 간 조사실에 대한 답사는 강의로 전달된 그 어떤 내용보다 많은 것을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한상희 선생님의 강의에서 인권에 대한 권리의 개념과 본질을 배웠고, 이밝은진 선생님의 강의에서는 ‘인권친화적인 학교를 위한 5개년 계획’을 고민하면서 배운 지식을 실제적으로 학교 현장에서 실천할 수 있는 소중한 단초들을 마련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오창익 선생님의 “인권의 역사는 승인의 역사가 아니라 피의 역사요, 투쟁의 역사”라는 말씀은 인권의 개념과 역사에 관한 단순한 지식 전달을 넘어서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용기’를 선물해 주셨지요. 사실 기득권 세력의 이데올로기를 재생산하는 주요한 기제이자 통제·관리를 위주로 한 우리 공교육의 현장에서 소신 있게 제목소리를 내고 실천한다는 것은 매우 큰 용기를 필요로 하기 때문입니다.

짧은 시간이지만 그 어떤 연수보다 많은 것을 배우고 돌아갑니다. 편안하게 강의를 들을 수 있도록 여러 가지로 세심하게 배려해주신 여러 간사 선생님들에게 가슴 깊이 감사드립니다. 추운 겨울 날씨에 아무쪼록 몸 건강하시길 빕니다. 제게 주신 소중한 선물을 더욱 큰 실천으로 돌려 드릴 것을 감히 약속드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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