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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겨울 교사인권강좌 후기> 인권의 미래를 보다 -세계인권선언 60년과 한국사회

작성자
hrights
작성일
2017-08-09 10:57
조회
563

손우정/ 인권연대 인턴활동가



기축년. 인권연대 인턴으로 맞는 새해는 농경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소의 해이다보니 막연하나마 좀 더 설레지 않았나 싶다. 그 새해의 첫 행사로 제9기 교사 인권 연수가 서울 성북구 동소문동 인권연대 교육장에서 1월 5일부터 7일까지 3일간 진행되었다. 한 번 꼭 만나 뵙고 싶었던 강사님들을 볼 수 있다는 기대와 밑바닥이 훤히 보이는 깜냥을 채울 수 있다는 기대로 강의는 시작되었다.

첫 강의는 5일 고려대 박경신 교수의 ‘국제인권기준과 한국사회’였다. 박경신 교수는 한국의 표현의 자유가 다른 선진국에 비해 상당히 낮은 수준에서 보장 되고 있음을 역설했다. 또한 인터넷 게시판의 제한적 본인확인제, 사이버 모욕죄 등의 부당함을 법리적, 논리적 근거로 설명하였고, 해외의 사례를 대비 시켜 설득력을 높였다. 전문적인 지식을 알기 쉽게 설명한 강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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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날 오후에는 이화여대 박경서 석좌교수의 ‘국제기구의 이해’ 강의가 이어졌다. 박경서 교수는 인권의 개념부터 UN 및 UN 인권이사회의 현황에 이르기까지 오랜 국제 인권 활동에서 얻은 다양한 경험과 지식을 강의 내내 풀어냈다. 국제기구의 소개라는 자칫 딱딱할 수 있는 주제를 깊은 연륜으로 말랑말랑하게 녹여낸 강의였다.

둘째 날 강의는 아주대 오동석 교수의 ‘세계인권선언과 한국사회 - 자유권’으로 시작했다. 오동석 교수는 인권선언은 강제력이 없는 것으로 우리 헌법을 통해 인권을 바라보는 것이 중요하며 이를 위해 헌법이 그 위상을 되찾아야한다고 말했다. 또한 국제적으로는 시장만능주의적 신자유주의 실패를, 국내적으로는 국가보안법, 집시법 등의 개선이 필요함을 강조하여 포괄적인 시각을 제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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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날 두 번째 강의는 한양대 이희수 교수의 ‘세계인권선언과 다문화주의 - 이슬람’이었다. 이희수 교수는 경제적, 문화적 한류로 이슬람 문화권에서는 한국에 대한 호감도가 매우 높음에도 한국 사람들은 아직 이슬람에 대한 편견을 가지고 있다며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또한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문제의 원인과 현황을 설명하고 한국정부의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함을 역설하기도 했다. 35개 TV 채널이 있는 이란에서 무려 92%의 시청률을 기록한 <대장금>을 만든 나라의 국민이라는 사실을 자조하게 만드는 강의였다.

둘째 날 강의의 마지막은 한울노동문제연구소 하종강 소장의 ‘세계인권선언과 한국사회 - 사회권’이었다. 하종강 소장은 사회문제는 개인의 차원이 아니라 사회전체의 구조 속에서 볼 필요가 있으며 한국 사회에는 노동자, 노동조합에 대한 선입견이 팽배해 있고 제도권 교육에서도 그 내용을 다루고 있지 않음을 선진국의 사례와 대비하여 보여줬다. 또한 인권 운동에 대한 철학을 감동적인 체험을 통해 설명해 눈시울을 뜨겁게 만들기도 하였다. 다양한 시각적 자료를 이용하여 인권의 의미와 우리사회의 인권 현주소를 알기 쉽게 이해할 수 있었던 강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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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날 강의는 영산대 장은주 교수의 ‘세계인권선언의 한계와 과제’로 마무리 되었다. 장은주 교수는 세계인권선언은 완전하지도 절대적이지도 않다며 강의를 시작했고 강의의 주 내용은 인도적 개입의 정당성과 인권의 보편성 테제에 대한 것이었다. 철학을 전공하신 분답게 인권에 대한 보편성을 검증하는 근본적인 화두를 깊이 있게 다루어 인도적 개입에 대한 논쟁의 근본적인 원인이 무엇인지 생각해 볼 수 있는 강의였다.

3일 동안 각계의 인권 리더 6명으로부터 들었던 14시간의 강의는 오창익 사무국장이 진행한 모둠활동으로 끝을 맺었다. 이 시간에는 선생님들이 맞닥뜨린 교육 현실과 강의에서 배운 인권의 개념과의 괴리를 토로하고 그 지양점을 찾기 위한 토론도 이어졌다. 인권연대는 매년 여름 방학에 1회, 겨울방학에 2회에 걸쳐 교사인권연수를 진행하고 있는데 특히 이번 제9기 교사 인권 연수는 연수 일수를 채우기 위한 주입식 강의가 아닌, 교육 현장에 인권의 씨앗을 심기 위한 40명의 선생님과 6명의 강사가 만들어낸 향기로운 퇴비 같은 연수였다. 비록 좁은 강의실에 엘리베이터도 없는 5층 강의실이었지만 하나라도 더 담아가려는 선생님들의 열정을 보면서 대한민국 인권의 미래는 희망이 있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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