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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시대 ]

 '우리시대'는 언론계에서 일하는 전문가들이 멘토가 되어, 작성한 칼럼에 대한 글쓰기 지도도 함께하고 있습니다. 칼럼니스트로 선정된 김시형, 박용석, 방효신, 서동기, 서진석, 정석완, 조동순, 조예진님이 돌아가며 매주 한차례씩 글을 씁니다. 칼럼니스트를 위해 김도원(YTN), 안영춘(한겨레), 우성규(국민일보), 이오성(시사인), 장형우(서울신문), 전진식(한겨레21), 조일준(한겨레) 기자가 멘토 역할을 맡아 전문적인 도움을 줍니다.

작성자 인권연대
작성일 2017-06-22 (목) 11:53
홈페이지 http://www.hrights.or.kr
ㆍ추천: 0  ㆍ조회: 247      
IP: 218.xxx.61
‘지정석’ 그 속에 담겨진 우리 사회의 배려의 단상 (정석완)

정석완/ 회원 칼럼니스트

 오늘도 흔히 보게 되는 공간이 있습니다.

 그 공간은 바로 ‘여성 전용 주차장, 장애인 지정 주차 공간, 노약자석, 어린이 보호 구역’ 등으로 불리는 ‘지정석, 지정 공간’입니다. 우리 사회는 언제부터인가 곳곳에 ‘지정석’과 ‘지정 공간’을 만들기 시작하였습니다. 노약자석에 대한 뉴스 검색을 해 보면, 노약자석이 생긴 것은 1979년 10월 26일 보건사회부장관에 취임한 진의종 장관의 제안으로 시작되어, 1980년부터 지하철과 버스에 ‘경로석’이라는 명칭으로 처음 생겼다고 합니다. 그럼 이 공간을 왜 만들었을까요? 당시 진의종 장관이 내세운 이유는 경노효친 즉, 노인에 대한 공경이었습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은 ‘배려한다, 편의를 제공한다’입니다. 한 가지 질문이 생깁니다. ‘우리는 그들을 배려하고 있지 않았다는 것인가?’입니다.

 물론, 그런 이유도 무시하지는 못할 것입니다. 바쁜 일상 속에서 모두가 하나하나 배려하면서 살아가기는 힘들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지속적으로 생겨나는 ‘지정석’을 보면서 ‘지금 우리 사회가 무엇을 보호하고, 배려하려고 노력하지?’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1980년대부터 지금까지도 노약자석에 대한 다양한 의견과 이를 담은 기사들은 많이 있습니다. 1982년 경향신문 ‘노약자석 얌체승객 없길’이라는 기사나 1999년 동아일보 ‘서있는 노인-앉은 젊은이 지하철 노약자석 이름뿐’이라는 기사 등을 보면 노약자석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과 필요성에 대해 알 수 있습니다.

 또한, 2016년 12월 14일자 아시아경제 ‘[카드뉴스]노약자석 폐지하면 어떻게 되나 봤더니..’제목의 기사를 보면 최근 유튜브에서 화제가 된 일본 지하철 내의 청년과 노인 간의 노약자석 말다툼 영상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전철에서 노약자석에 앉아 있는 젊은 남성에게 노인분이 손가락질을 하며 말다툼 하는 것이었습니다. 또한, 이 기사에서는 일본에서 1999년 한큐전철과 노세·고베전철에서 노약자석을 폐지하는 실험적 시도에 대한 내용도 담고 있습니다. 결과는 실패였습니다. 그 이유는 ‘노인에게 좌석을 양보하지 않는다’는 의견이 나왔기 때문입니다. 이 기사의 결론은 노약자석은 인간의 윤리적 가치를 보고 느낄 수 있는 하나의 상징이라는 것과 고생한 이들에 대한 ‘존경’, 고생하는 이들에 대한 ‘배려’라는 것이었습니다.

 몇 년 전부터는 ‘한해 출생아 수가 줄고 있다’는 언론기사와 함께 이런 추세라면 ‘세계에서 가장 먼저 없어질 나라’라는 암울한 전망까지 나오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임산부에 대한 지원 정책들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하였습니다. 어느 날부터 우리 일상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임산부 지정석’이 생겨나기 시작하였습니다. 하지만 ‘임산부 지정석’에 대한 찬반 의견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2015년 8월 23일자 ‘더 팩트’의 ‘임산부 배려석’에 대한 기사를 보면, ‘디자인이 화려해 알아보기도 쉽고, 임산부 배려석 앞에 서 있는 사람이 여성이면 앉아 있는 사람이 비켜주는 효과가 있을 것 같다’라는 긍정적인 의견이 대부분이었지만, ‘초기 임산부일 경우는 태가 안나 양보하고 싶어도 못할 것 같다. 특별히 임산부석을 마련하지 않아도 일반 시민들이 노인이나 임산부를 보면 자리를 비켜주는 것이 우리나라 문화다. 초기 임산부는 임신 사실을 잘 알 수 없으며, 임산부 자신이 임신 사실을 알리는 것이 난처하여 실효성에 의문을 가지는 시민들도 있다’라는 부정적인 의견들도 있었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서울시 제공

 무언가를 강요한다는 것이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의견에는 일정부분 동의를 하게 됩니다. 하지만 그렇지만 이런 의견을 수용해도 지정석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사회 안에서 그만큼 보호받지 못하는 분들이 많고, 이들을 우선적으로 보호해 사람들로 하여금 그분들을 배려하고 편의를 제공하는 공간으로써 ‘지정석, 지정 공간’은 좋은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처음 던졌던 질문을 다시 해봅니다. ‘우리는, 우리 사회는 그들을 배려하고 있지 않았다는 것인가?’ 저의 답은 이렇습니다. ‘예 맞습니다. 우리 사회는 그들을 배려하고 있지 않았습니다.’ ‘피곤하다, 내 문제가 아니라고’ 눈 돌리고 고개 숙였던 것에 반성하게 만듭니다. 지금 제가 말하고 있는 지정석에 관한 이야기는 누구만을 위한 것이 아닙니다. 살아가면서 언젠가 우리도 ‘아이를 가질 것이고, 노인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사고로 인해 장애도 얻을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정석은 특정 사람들의 공간이 아닌 미래의 나를 위한 배려 공간인 것입니다.

 하지만 걱정스러운 면도 없지는 않습니다. 지정석을 만듦으로써 그분들을 특별하게 만들고, 지정석 이외에 앉아 있는 사람들이 노약자 분들에 대한 배려나 양보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처럼 착각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지정석은 우리 사회가 보호하고 배려해야 할 분들에 대한 최소한의 공간일 뿐이고, 이러한 배려는 모든 좌석에 적용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다시금 생각합니다. ‘지정석에는 우리 사회의 배려 없음을 보여주고 있다’는 생각을 말입니다.

정석완 : 민주 사회를 위해 사회 문제를 시민사회와 정치에서 답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청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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