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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요산책 ]

'수요산책'은 각계 전문가들로 구성된 칼럼 공간입니다. '수요산책'에는 김재완(방송대 법학과 교수), 신하영옥(여성활동가), 윤영전(평통서문예원장), 이광조(CBS PD), 이문영(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교수), 정보배(출판 기획편집자), 정재원(국민대 국제학부 교수), 정지영(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 사무국장), 조광제(철학 아카데미 상임위원), 천정환(성균관대 국문학과 교수), 최정학(방송대 법학과 교수), 홍미정(단국대 중동학과 교수)님이 돌아가며 매주 한차례씩 글을 씁니다.

작성자 인권연대
작성일 2017-08-02 (수) 18:22
홈페이지 http://www.hrights.or.kr
ㆍ추천: 0  ㆍ조회: 146      
IP: 218.xxx.61
실질적 민주정치의 실현을 위한 정당법과 정당제도의 재구성 (김재완)

김재완/ 방송대 법학과 교수

 정당(政黨)이란 정치에 대한 이념이나 정책이 일치하는 사람들이 정치적 이상을 실현하기 위하여 조직하는 단체를 말한다. 이러한 정당에 대해서 우리나라는 정당법이라는 법률에 의해 그의 성립, 운영, 조직, 활동을 지나치게 규제하고 있다. 그러나 정당을 정치단체의 하나라고 보는 미국, 이탈리아, 프랑스, 일본 등은 특별히 정당법을 두고 있지 않다. 대신에 정치단체들 중에서 해당 단체가 국가의 지원을 필요로 할 경우에는 그 범위 내에서만 정치단체와 정당의 요건을 구분하고 있을 뿐이다. 정당법이 있는 독일의 경우에도 정당의 자유로운 활동을 지원할 뿐 당원의 수나 지구당 등에 대한 제한 요건을 두고 있지 않다.

 우리나라 정당법은 그 존재목적으로 제1조에서, “정당이 국민의 정치적 의사형성에 참여하는데 필요한 조직을 확보하고 정당의 민주적인 조직과 활동을 보장함으로써 민주정치의 건전한 발전에 기여하는 것”으로 하고 있다. 즉, 국민의 정치적 의사형성이 정당이라는 결사체를 통해 다양하게 이루어지고, 그 정치적 이상이 제도와 법으로써 실현될 수 있도록 실질적인 민주정치를 추진해 나아갈 수 있게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간섭하지 않는 것에 정당법의 존재이유가 있는 것이라고 읽혀진다. 그러나 현행 정당법은 그러한 목적에 부합하지 않는 규제와 장애물들로 이루어져 있다. 특히 당원자격과 등록요건은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첫째, 정당법은 대한민국 국민 중 국회의원선거권이 있는 자로 한정하며, 또한 공무원과 대학교수를 제외한 교원은 당원이 될 수가 없다고 규정하여 당원의 자격을 지나치게 제한한다. 공무원과 교원의 경우에는 그 업무에 한해서만 중립성과 부당성 금지의무로써 규제하는 것으로 충분한 것임에도, 그들의 고유한 정치 및 정당 활동의 자유를 누릴 수 있는 기본권을 박탈하고 있다. 공무원이라는 신분상의 직무수행의 중립과 국민 내지 자연인으로서의 정치활동의 자유는 구별해야 하는 것이다. 국회의원선거권이 있는 자의 경우에는 선거연령과 연계되어 있으므로, 선거연령을 낮추는 것이 필요하다. 미래세대가 그 정치의식을 함양하고 발전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원동력을 가질 수 있도록 해주어야만, 정당이 민주정치의 건전한 발전에 기여하는 것을 목적으로 존재할 수 있고, 지속가능할 수가 있기 때문이다.

 둘째, 정당법은 정당등록요건을 지나치게 제한하고 있다. 5개 이상의 시·도당을 가져야 하고, 시·도당은 1천인 이상의 당원을 가져야 한다. 즉, 전국정당만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이러한 제한은 소수나 지역에 기반한 지역정당의 조직을 봉쇄한다. 다양한 정치적 의사형성을 애초에 막는 것이다. 국민의 정치적 자유와 활동의 기본권이 지나친 정당등록요건으로 인해 침해받고 있는 것이다. 실질적인 지방자치 및 분권과, 다양한 인권의 가치를 실현시키기 위한 새로운 정당들의 진입을 막는 것은 기성정당의 특권만을 보장해 주는 것으로 민주정치의 건전한 발전을 저해하는 것이다.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이러한 두 가지 이외에도 국회의원선거에서의 득표에 따른 정당등록취소제도, 공직선거법의 사전선거운동금지를 토대로 한 정당 활동에 대한 지나친 제한 등이 정당을 통한 민주정치의 건전한 발전을 가로막는 장애요소가 되고 있다. 촛불을 들었던 국민이 바라는 정치체제는 그들의 의사가 제대로 반영되고, 그것이 정의와 상식에 합치하는 법과 제도로 실현되는 것이었다. 그러나 현재의 정치체제, 특히 이를 뒷받침하는 정당법을 기초로 한 정당제도 아래에서는 너무도 요원한 신기루의 허상에 불과한 것이다. 현행 제도 아래에서의 대의제는 그 이름만을 숱하게 변경하면서 유지해온, 그야말로 기성 기득권 정당들의 의원자리 확보를 위한 왕좌의 게임에 지나지 않는다. 이를 통해 대다수 불평등을 감내하고 있는 국민의 현실은 외면한 채, 법과 제도도 그 게임의 틀에서 타협의 산물로써만 누더기가 되어 생산되고 있다. 현실에서 고유한 직접민주제의 실현은 어렵지만, 직접민주제의 이상을 제대로 반영할 수 있는 장치로써의 제도 마련은 가능하다. 정당과 노조(여기에서 언급하는 것이 뜬금이 없지만, 노동자의 이익을 정치적 목적으로 한다는 넓은 의미에서의 정치 결사체로 보는 것이 필자의 견해이므로 언급함)는 결사의 자유로써 충분히 보장되어야만 한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국민의 자유와 인권, 정의와 상식 등 보편적 인류애가 흐르는 법제도(모든 법들에는 표현은 다르더라도, 결국 이러한 취지로 읽혀지는 목적조항을 가지고 있으나, 개별규정들이 이에 부합하지 않고 있다)를 그 목적에 부합하도록 생산하고 변주도 가능할 수 있게 만들어 주어야만 한다. 향후 헌법의 개정에는 인권과 기본권을 중심에 두고서, 이를 현실에서 제대로 생산해 낼 수 있는 정치체제를 마련하는 근본적인 개혁을 해야만 할 것이다. 더 이상 우리 국민은 엘리트 국가주의에서의 레밍(Lemming, 나그네쥐)이 아니라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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