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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론에 비친 인권연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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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17-09-22 (금)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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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창익의 인권수첩]‘감옥으로부터의 인권’을 바라며(경향신문, 2017.09.21)
박정희는 조급했다. 정권 연장을 위해 물불 가리지 않았다. 부모의 조국을 찾아온 재일동포 유학생쯤은 얼마든지 간첩으로 둔갑시킬 수 있었다. 그건 쉬운 일이었다. 그 쉬운 일 때문에 서준식은 형 서승과 함께 17년을 갇혀 있었다.

형벌의 목적은 고통이다. 청년은 17년 내내 매일처럼, 매 순간 고통을 겪었고 장년이 되어서야 석방될 수 있었다. 누구나 고통에서 벗어나면, 다시는 그 고통을 돌아보고 싶어하지 않는다. 몸과 마음이 너무 힘들어 무엇 하나 제대로 할 수 없는 상태이니 말할 것도 없다. 그런데 서준식은 달랐다. 출소한 다음에도 맹렬히 뛰었다. 그 대가는 다시 구금의 고통을 겪는 일로 이어졌다. 1991년엔 유서대필 조작사건의 진상을 파헤치다, 1996년엔 인권영화제에서 제주 4·3항쟁을 다룬 영화를 틀었다고 또 갇혔다. 당시 서준식은 인권운동사랑방의 대표였다. 서준식은 교도소에서 할 수 있는 일을 부지런히 찾았다. 재판을 받고 있는 중이라 유무죄에 대한 판단도 받지 않은 미결수들이 왜 수의를 입어야 하는지 의문을 제기했다. 미결수 수의 착용은 서준식의 문제제기로 위헌 결정이 났다. 깔끔하게 해결되었다. 예전 같으면 국사범으로 불릴 만한 국정농단의 주범들도 이제는 조사나 재판을 받을 때 평상복을 입을 수 있다. 창피도 덜하고, 범죄자라 낙인찍히는 일도 덜해졌다.

석방된 다음엔 교도소 실태조사를 했다. 출소자들을 붙잡고 실태조사를 했다.

감방에는 몇 명이 살았는지, 생활은 어떤지, 아프면 진료는 제대로 받을 수 있었는지 등을 꼼꼼하게 물었고, 그 결과를 <한국 감옥의 현실>이란 책으로 펴내기도 했다.

군대에 다녀온 사람이 군대를 개혁하기 위해, 또 군대의 부조리를 없애거나 줄이기 위해 노력했다는 이야기는 들어보지 못했다. 그 숱한 유력 인사들이 드나들었고, 많은 운동가들이 고통을 겪었는데도 우리의 교정시설이 고만고만한 까닭도 마찬가지다. 나오면 다시는 들여다보고 싶지 않은 곳이 바로 교정시설이다. 그래도 서준식은 달랐다.

또 한 사람, 백태웅. 서울대학교 학도호국단 총학생회장으로 학생운동을 열심히 하였다. 그 대가는 구속과 구금이었다. 석방된 다음에는 훨씬 더 본격적으로 운동을 했다. 박노해 시인과 함께 ‘남한사회주의자노동자동맹’(사노맹)을 결성하고, 비합법 노동운동, 혁명운동을 벌였다. 그와 동료들의 투쟁은 한국 사회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마치 <공산당선언>이란 팸플릿이 유럽 전역을 뒤흔든 것처럼, 그들도 조직 이름에 ‘사회주의’를 전면에 내걸고 세상에 균열을 일으키려고 했다. 결과는 참담한 패배였다. 박노해, 백태웅, 은수미, 현정덕 등은 모두 긴 세월 구금의 고통을 겪어야 했다. 백태웅은 6년4개월 동안 갇혀 있었다.

서준식과 다른 점은 시대였다. 그래도 문민정부가 출범한 다음이었으니 서준식처럼은 아니지만, 청년에게 6년 넘는 구금은 그의 모든 것을 빼앗을 만큼 긴 세월이었다. 김대중 정부의 특별사면으로 석방된 다음엔 훌쩍 미국으로 떠났다. 서울대 총학생회장 이력으로 어디든 한걸음 정도 걸쳐 놓을 수도 있었을 텐데, 그가 선택한 것은 공부였다.

미국에서 석·박사 과정을 마치고 지금은 하와이대 로스쿨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오랫동안 수감된 사람이 이런 성취를 보여주는 건 놀라운 일이다. 그러나 백태웅은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강제 실종 실무그룹의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대표하는 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짬이 나는 대로 세계 곳곳을 누비고 있다. 유엔의 위원 자격으로 백태웅이 주로 다니는 곳이 바로 각종 구금시설이다. 최근엔 스리랑카를 방문하여 비밀감옥을 밝혀냈고, 21명의 정치범을 석방시키는 성과도 있었다. 다시는 돌아보고 싶지 않은 곳일 텐데, 백태웅은 서준식처럼 사뭇 달랐다.

누구든 감옥이 그 나라 문명의 척도라는 말은 쉽게 한다. 그렇지만 법무부 교정본부가 관할하는 한국의 감옥은 여전히 사각지대다. 오래된 시설이 많은데도 교도소 신축은 온통 막혀 있다. 예산이 없어서가 아니라, 지역 주민들의 결사반대 때문이다. 하긴 특수학교마저 아파트값을 떨어뜨린다는 괴담에 시달리는 나라에서 새로운 교정시설을 짓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마침 다음주에 서울동부구치소가 새로 문을 연다. 예전의 성동구치소가 문정동으로 자리를 옮긴 거다. 새로 옮긴 시설은 교도관들은 물론, 수용자들도 좋아할 만큼 쾌적하다. 시설이 좋으니, 여기선 뭔가를 해볼 수 있다는 생각도 든다.

교도소는 두말할 것도 없는 기피시설이다. 누구도 자기 동네에 교도소가 들어오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교도소처럼 안전한 곳도 없는데 범죄자들을 수용하고 있기에 생긴 편견 때문이다. 그렇다고 시민들이 편견에 사로잡혀 있다고 탓할 수만은 없다. 뭔가 새로운 대안을 내놓아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서울동부구치소는 하나의 모델이 되고 있다. 교도소만이 아니라 바로 옆에 준법감시센터와 검찰청, 법원이 함께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교도소는 싫지만, 검찰청이나 법원은 있으면 좋겠다는 막연한 생각에 정부가 적극적으로 화답한 거다.

중요한 국가시설임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은 물론 국무총리가 교정시설을 방문하는 경우는 없다. 국가적 관심이 별로 없으니, 교정에 대한 지원도 형편없다. 인력도 예산도, 다른 무엇도 모두 부족하기만 해서 교정교화라는 본래의 목적은 사라지고 오로지 구금에만 급급해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인권변호사 출신이기에 누구보다도 교도소에 대해 잘 알고 있을 거다. 그래서 대통령으로서 챙겨야 할 일이 한 둘이 아니겠지만, 딱 한번이라도 교도소를 방문했으면 한다. 10월 교정의 날에 맞춰도 좋고, 일정이 어렵다면 오가는 길에 교도소를 한번 들러도 좋겠다. 그래서 교도소가 더 많이 발전하고, 인권친화적으로 변모해야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여러 문제를 풀 수 있다는 점을 말없이 웅변해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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