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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론에 비친 인권연대 ]

 

작성자 인권연대
작성일 2017-06-02 (금) 09:57
ㆍ조회: 106    
IP: 218.xxx.74
'인권 경찰' 거듭나기 안간힘…방향 긍정적, 실효성은 의문 (Newsis, 2017.06.01)
경찰이 새 정부 요구에 따라 수사권 독립의 전제인 '인권 경찰'로 변모하기 위해 여러 개선방안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백화점식 나열에 그쳐 정작 실효성은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일 경찰 등에 따르면 경찰청은 최근 국정기획자문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직무 집행 과정에서의 인권 보호 등에 중점을 둔 개선안을 공개했다.

주요 개선안으로는 집회·시위 현장에 원칙적으로 경찰 차벽(車壁)과 살수차(물대포)를 배치하지 않는 방안을 들 수 있다.

만약 집회·시위 관리에 살수차를 동원하더라도 필요한 최소한의 범위안에서 사용하거나 인명피해를 유발할 수 있는 직사살수를 제한하는 등 살수차 운용방법과 사용기준 등에 관한 규정도 개정이 검토되고 있다.

청와대, 국회의사당, 헌법재판소 등과 같은 국가 중요 시설 부근의 집회를 허용하는 방안도 검토된다.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은 청와대, 국회의사당 등 중요 건물 경계 지점으로부터 반경 100m 이내 옥외 집회나 시위에 대해서만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경찰은 대규모 군중 집결 시 교통혼잡이나 폭력시위 우려 등을 이유로 거리와는 무관하게 청와대 부근 등의 집회 신고는 대부분 불허했다.

집회 현장에서 주최 측과 경찰 지휘부 사이에서 소통을 담당하는 스웨덴의 '대화경찰'과 같은 제도를 도입해 집회관리 기조가 전향적으로 바뀔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집회·시위 현장에서의 채증 기준을 명확하게 개정하는 방안도 경찰 내부에서 검토 중이다.

현행 채증활동규칙에 규정된 채증 기준과 범위는 '불법행위 또는 이와 밀접한 행위'로만 명시돼 있어 무분별한 채증과 위헌소지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이밖에 피의자의 방어권 보장을 위해 각 경찰서에 형사공공변호인을 배치하고 피의자신문 등 수사 과정에 참여시키는 방안 등이 인권 보호 방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검·경 수사권 조정의 전제로 경찰의 인권의식 개혁을 제시하면서 경찰 내부에서는 '코드'에 맞는 대책을 준비하느라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분위기다.

서울시내 일선 경찰서의 한 수사과장은 "인권에 비중을 두다 보면 청와대나 광화문 일대에서 열리는 대규모 집회·시위를 관리하는 데 어려움이 클 것"이라고 걱정하면서도 "수사권 독립이 실현될 좋은 기회이기 때문에 인권 문제만 잘 보완하면 다른 장애물은 없지 않겠냐"고 낙관했다.

경찰의 이같은 인권 친화적 개선책에 대해 노력 자체는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열악한 수준의 인권의식을 향상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크다.

황의갑 경기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경찰의 인권 의식이 과거처럼 후진적인 수준이 아니기 때문에 인권 문제를 빌미로 수사권 독립을 논의할 시기는 지났다"면서도 "지휘부가 인권 개혁에 관심을 두고 일을 추진하면 밑에 일선 경찰관들은 상당히 민감하게 받아들이기 때문에 경찰 전체의 인권의식을 개혁하고 향상시킬 수 있는 좋은 신호로 본다"고 말했다.

반면 경찰이 보여주기식으로 한꺼번에 많은 대책을 쏟아내면서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시각도 없지 않다. 급조한 대책의 구체성이나 실현 가능성이 떨어져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될 것이라는 우려다.

오창익 인권연대 사무국장은 "경찰이 내놓는 개정안은 전형적인 재탕, 삼탕, 사탕이다. 예전 노무현 정권에서 추진했던 것도 포함돼 있다"며 "경찰의 본질이 바뀐 게 아니라 정권의 코드를 맞추려는 것으로만 보이기 때문에 진정성이나 실효성은 신뢰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국민들이 불안해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오 사무국장은 "집회·시위는 헌법에 보장된 국민의 권리인데 경찰이 과도하게 규제해왔다"며 "앞으로 집회 시위를 자유롭게 허용하겠다는 방침 자체가 본인들이 컨트롤하고 허용할 수 있다는 오만한 발상에서 전혀 벗어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비판했다.

경찰의 개선방안들이 여론의 비판을 의식해 공권력이나 본연의 의무를 내려놓는 것과 다름없다는 비판도 일고 있다. 수사권과는 별개로 법치의 관점에서 국민안전이 위협받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임준태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경찰의 인권 보호 노력은 긍정적인 변화로 본다. 새로운 제도가 만들어지면 경찰이 순조롭게 적응해나갈 것"이라면서도 "다만 집회나 시위에 대한 공권력을 무조건적으로 제한하기보다는 불법 집회나 과격 시위가 벌어지면 경찰이 보유한 살수차 등의 장비와 무기를 과감하게 사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임 교수는 "피의자 체포나 압수수색 등의 집행 과정이나 밤샘 조사 등의 수사관행도 개선할 필요가 있다"며 "특히 야간에 체포하고 새벽에 밤샘 조사하는 관행이 있는데 밤샘 조사가 피의자를 빨리 석방하는 측면에서는 좋을 수도 있지만 선진국처럼 아침이나 근무시간에 조사를 하도록 제한하는 것도 피의자 인권 보호 측면에서 검토해볼만 하다"고 조언했다.

박주희 바른사회시민회의 사회실장은 "경찰이 검경 수사권조정에서 자신들의 의지대로 쟁취하기 위해 살수차 논란 등 평소 여론의 뭇매를 맞았던 부분을 내려놓는 건 조심스럽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며 "다른 국민의 안전을 위해 경찰이 해야할 의무를 포기하고 마치 수사권 때문에 착한 이미지로 좋게 포장하려는 의도로 밖에 안 보인다"고 평가절하했다.

박 실장은 "수사권이 통째로 경찰에게 넘어갔을 때 시민들이 우려하는 건 그 많은 경찰관들이 수사권을 남용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인권침해"라며 "차라리 수사권 남용에 의한 인권침해 개선방안을 먼저 내놓는 게 낫다. 국민안전과 직결되는 부분을 내려놓겠다고 하는 건 이해가 안 된다"고 의문을 표시했다.


박준호 기자 pjh@newsis.com

원문보기
http://www.newsis.com/view/?id=NISX20170601_0000000543&cID=10202&pID=1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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