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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권-책 위원회 ]

  ‘인권 책’이 쉽게 출간되지 못하고, 출간 된다 해도 독자들을 만나기 힘든 상황입니다. ‘인권 책’이 단 한권이라도 더 출간되고, 단 한명의 독자라도 더 만날 수 있게 된다면 세상이 지금보다 조금은 나아지지 않을까요. 독자들이 보다 자주, 보다 다양한 방식으로 ‘인권책’을 접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함께 나눌 만한 책을 소개해주실 각계의 연구자, 선생님, 언론인을 모셨습니다. ‘인권-책 위원회’에는 강대중(서울대 교수), 김상미(너머북스 대표), 김종진(삼인출판사 편집장), 김진규(초등교사), 방효신(초등교사), 서유석(호원대 교수), 손하담(중등교사), 안혜초(중등교사), 윤다정(미디어스 기자), 은종복(서점 ‘풀무질’), 이광조(CBS 피디), 이제이(방송작가), 장의훈(중등교사), 정상용(초등교사), 주윤아(중등교사), 최보길(중등교사), 홍성수(숙명여대 교수)님이 함께 해 주십니다.

작성자 인권연대
작성일 2016-03-16 (수) 15:46
홈페이지 http://www.hrights.or.kr
ㆍ추천: 0  ㆍ조회: 661      
IP: 218.xxx.74
<섬과 섬을 잇다2> - 방효신

「섬과 섬을 잇다2」-강혜민 외 9명 그리고 씀/ 한겨레출판(2016)

노조에 가입해야 잘 산다던데

방효신/ 서울 세검정초등학교 교사

 3월, 집에서 먼 학교에 배정되었다. 서울에 근무하는 공립 초등학교 교사는 5년마다 전보발령 대상이다. 주소지를 우선 고려한다지만, 해당 지역에 사는 교사의 숫자, 강남 같은 경합지역 5년 기간 제한, 위성도시 거주자의 서울 배정 등을 이유로 집 가까운 초등학교를 놔두고 1시간 넘는 거리로 많이들 전보 났다고 들었다. 

 새 학교에는 전교조 조합원이 있을까? 지역과 학교급별로 상황이 다른데, 경험상 30학급짜리 학교여도 운 좋으면 두 명이다. 조합원들은 관리자의 횡포에 못 이겨 탈퇴 생각을 종종 하고, 교직원 회의 시간에 의견을 말할 기회도 별로 없다. 무슨 말을 한들 법적으로 의사결정권은 교장 혼자 쥐고 있으니, 교장의 인품에 기대어 따로 만나는 게 먼저이고 다 같이 있는 자리에서 내 생각을 말하면 '쎈 교사'로 손가락질 받는다. 학교의 노조 대표로서 교장과 협상할 생각도 못 해보는 분위기 조성과 나이, 성별, 관습, 윗사람 아랫사람 드립까지 당하고 나면 '내가 잘못된 건가' 반성하기가 여러 번이었다. 십 년 전부터 학교에 전교조 조합원이 지속적으로 줄어드는 이유를 추측해 본다. 근무 환경이 좋아졌을 리는 없고, 한국 사회가 척박해져서 교사의 경제적 계급이 상대적으로 올라갔나? 정규직에, 초임 월급도 200이고, 외부 시선도 괜찮다. 밥만 먹고 사는 게 보통 한국 사람인데, 교사는 아무리 늦어도 6시에는 퇴근하는 편이고 죽을 것 같이 체력이 딸리면 방학 중에 보름 정도 쉴 수 있으니 물리적인 조건이 괜찮은 편이다.  

 그래서 노조 가입률이 낮다고 하기에는, 우리는 학교에서 노동과 자본을 제대로 배우지 않는다. 보수적인 국제통화기금(IMF)이 최근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환경이 좋아서 노조에 가입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노조에 가입하지 않아서 노동 조건이 나빠지고 있다.  IMF조차 최저임금과 노조 조직율을 높여야 불평등 지수와 빈곤율이 낮아진다는데! 성장의 필요 유무는 놔두더라도, 원인과 결과를 따져보지 않고 '노조가 기업을 망친다'며 앵무새마냥 반복하는 게 지성인일까? 교사가 지성인이라 생각했는데, 노조 조직율이 15%도 안 된다면 너무 두려움이 많은 거다. 뭐가 무섭지? 교사이지, 초딩은 아닐텐데.

 <섬과 섬을 잇다2>는 투쟁의 기록이다. 한겨레에서 종종 본 기사들을 르포 형식으로 다시 썼겠거니 싶었는데, '광화문 장애인 농성장' 첫 파트부터 눈물이 난다.

 "가고 싶은 곳에 가고 싶습니다. 야학에 가서 공부하고 싶습니다. 꽃구경도 가고 싶습니다. 동료들을 만나러 가고 싶습니다. 모임에서 나들이 갈 때도 같이 가고 싶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핑크빛이 아니라 죽고 싶은 마음뿐입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것이 너무 슬픕니다."


사진 출처 - yes24

 27년 동안 장애인 시설에 살다가, 쉰둘의 나이에 바깥으로 나온 송국현 씨는 말을 못하고 오른쪽 팔다리를 쓰지 못한다. 중복장애 3급 판정자라서 2007년부터 시행된 1, 2급 장애인들만 이용하는 장애인활동보조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었다. 등급 재심사를 요청해도 구청은 방법이 없다고 했다. 2014년 4월, 그는 시설에서 나온 지 반 년 만에 3도 화상을 입고 숨졌다. 집에 불이 났는데 살려달라고 말할 수도, 도망갈 수도 없었기 때문이다. 장애인활동가들이 보건복지부 장관 앞 노숙 농성, 무기한 촛불집회, 국가인권위원회 앞 분향소 설치, 장애등급제와 부양의무제 폐지를 위한 전국 순회 투쟁, 총리 면담을 요구하며 95일간 전국 각지에서 출퇴근길을 기습적으로 막는 그린라이트 투쟁을 한 결과, 송국현 씨의 죽음 1년 뒤에 장애인활동보조서비스 신청 자격이 장애 3급으로 확대되었다.

 책에서는 전주 지역 버스 노조, 스타케미칼지회, 기륭전자분회, 유성기업지회 조합원들의 투쟁을 증언한다. 최저임금보다 딱 10원 많은 월급 64만 원에 묵묵히 일해도 주말에 문자로 해고 통보를 받고, 세상에 알릴 길이 없어 굴뚝에 오르고, 구사대와 용역에게 두들겨 맞고, 회사로부터 53억 손해배상 청구를 당하고, 조합비 통장이 강제 압류당하는 이야기들.

 다시는 이런 사업주들에 의해 고통 받는 노동자들이 없게 하기 위해, 일벌백계해야 합니다. 맨날 노동자들만 맞고 끌려가는 게 아니라 기업주도 잘못했을 때는 그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것이 사회적으로 확인되어야 합니다. 민주노조는 헌법에 보장된 핵심적 국민의 권리입니다. 이런 권리가 부당한 일부 권력층과 국가기관, 재벌 집단에 의해 함부로 침해당하는 순간 우리 사회 1,700만 노동자 가족들의 삶에 평화는 있을 수 없을 것입니다. 사람 몸에 암 덩어리가 있다면 그 암 덩어리를 제거해야 합니다. 그 암 덩어리를 그냥 두고 봉합한다면 그 암세포는 계속 번져 결국 생명 전체를 해칩니다. 한국 사회의 건강을 위해 나는, 우리는 내려가거나, 이 투쟁을 풀지 않을 것입니다. - 유성기업 영동지회장 이정훈의 글 중에서

 가혹한 현실과 절박한 투쟁의 기록은 있는 그대로 보여줄 때, 더 잔인하다. 그래도 사람 냄새와 애정, 약간의 희망과 삶의 의지를 책 읽는 이틀 간 느꼈던 이유는 만화가와 르포 작가의 따뜻함 덕분이다. 특히 만화! 대세는 웹툰이라더니, 실력 쟁쟁한 만화가들이 참여한 덕에 뒷부분 르포도 술술 읽힌다. 우아하게 밥만 먹지 말고, 다른 사람의 아픔에 공감하는 인간이 되고 싶다면 꽃피는 봄이 오기 전에 응원 엽서 한 장 쓰자. 투쟁 현장에 식비 만 원이라도 보태자. 커피 값 5천 원은 잘도 쓰면서. 아, 물론 나한테 하는 다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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