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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에 가시 ]

'목에 가시'는 현장을 살아가는 젊은 활동가들의 목소리를 담기 위한 젊은 칼럼 공간입니다. 뭔가 불편하지만 사회를 위해 꼭 필요한 소수의 목소리가 될 것입니다. '목에 가시'에는 김형수(장애인학생지원네트워크 사무국장), 다솜(미디어 활동가), 손상훈(교단자정센터 원장), 송채경화(한겨레21 기자), 신혜연(세명대 저널리즘스쿨 재학생), 이동화(아디 사무국장), 이상재(대전충남인권연대 사무국장), 이현정(꽃씨네농작물 대표), 허창영(광주교육청 조사구제팀장, 전임 간사)님이 돌아가며 매주 한 차례씩 글을 씁니다.

작성자 인권연대
작성일 2017-09-26 (화) 17:38
홈페이지 http://www.hrights.or.kr
ㆍ추천: 0  ㆍ조회: 88      
IP: 218.xxx.61
내가 ‘청소년’이었던 때가 있었던가? (김형수)

김형수/ 장애인학생지원네트워크 사무국장

“장애 자체는 오래 전부터 몸에 베어 있었으므로 별다른 변화는 없었습니다. 그런데도 예전에는 별로 의식하지 않아도 되었던 일들이 갑자기 심각한 문제로 바뀌어 발목을 붙잡기 시작했습니다. 놀이가 변화면서 바꿔 말하면 사람들과 관계를 맺는 방식이 변화하면서 그렇게 된 것입니다.
「쿠라모토 토모야키, 한 장애인이 청소년에게 묻는다 보통이 뭔데? 中에서」

사춘기- 날마다 아웃팅, 그리고 청산가리 실험.

 초등학교 시절, 아이들이 각자의 차이를 자각하고 상대방을 인식해가는, 친구들과의 관계를 맺는 방식이 변화하는 4학년 무렵에는 과학 실험 준비물로 ‘청산가리’란 것이 있었다. 수업 시간에 그 청산가리가 사람이 즉사하는 독극물이란 것을 알고 난 이후부터는 중학교 전까지 늘 품에 소지 하고 다닌 적이 있었다.

 자살을 시도 하려고 그랬던 것일까? 그래 그럴지도 모르겠다. 실제로 2006년 청소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장애인 청소년이 비장애 청소년보다 자살시도나 자해행위를 한 경험이 1.5배 많았는데 지금도 크게 줄지는 않았을 것이다. 돌이켜 보면, 따돌림과 놀림에 자살의 유혹에 빠지지 않으려는 내 자신의 의지이자 발버둥이었을 것이다. 요즘처럼 학교 폭력이나 왕따가 크게 사회적으로 이야기되는 시대는 아니었지만 또래에서 나름대로 친구들과 관계를 맺는 방식을 가지지 못한 필자는 외톨이였다. 아니 아이들 사이에서 투명인간에 가까웠다. 초등학교 입학거부 9차례에 선생님들의 비리 아닌 비리(?)로 힘들게 들어간 사립학교에서 최소한의 도움을 받기 위해서라도 몇몇 친절을 베푸는 아이들을 친구로 사귀기 위해서는 하루에도 수십 번 나의 장애가 뭔지, 나의 존재가 무엇인지, 뇌병변장애가 어떤 것인지 구구절절 설명해야 했다. 그런데 정작 내가 누구인지 제대로 설명한 기억은 별로 없다.


장애인 in 청소년(?), 청소년 in 장애인(?)-장애인 당사자주의는 어디로 갔는가?
 

 우리나라에서 ‘청소년’이란 단어만큼 실체들이, ‘존재감’이 없는 낱말은 없을 것이다.
그 존재감 없는 그룹에서도 그 실체조차 발견하기 어려운 사람들이 장애인 청소년일 것이다. 청소년문제를 다루는 여러 청소년단체에서 ‘장애인’에 대해 연구하거나 활동하거나 전담 전문가를 두는 곳이 있는가? 그리고 장애인 문제를 주제로 다룬 크고 작은 단체에서 ‘청소년’에 대해 연구하거나 활동하는 전담 전문가를 두는 곳이 있는가? 물론 장애인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통합’과 ‘체험’ 프로그램은 많고 많다. 그러나 장애인 청소년들이 직접 만들고, 떠들고, 실천하는 조직은 눈에 띄지 않는다. 그리고 그것을 지향하는 단체나 활동 역시 드물기만 하다. 인터넷을 아무리 몇 시간 검색해 보아도 장애인 청소년 문제를 언급한 고발성 기사나 사회성 보도는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뉴스의 장애인 청소년은 언제나 격려 받아 즐겁고 체험시켜줘서 기쁜 각 기관의 예산 대비 성과가 좋은 프로그램의 대상일 뿐이다.

 장애인 청소년 당사자의 고민과 갈등을 이해하고 그 고유의 정체성을 인정해주는, 그들이 주체가 되어야 함을 인식하고 개선해 나가는 것이 시급한 과제이다. 그들이 청소년일 때 ‘장애인'이 아닐 수도 있으며, 그들이 장애인이기 이전에 ‘청소년’이고 싶을 때도 있을 것이며 다양한 장애를 가진 청소년이기 때문에 장애인도, 청소년도 아닌 독자적인 ‘장애인 청소년’ 일 수도 있다. 어디서 어떤 일에 장애를 일으키는 장애청소년이 아니라.

 
사진 출처 - yes24

꼭 놓치는 장애인 청소년 문제들.

 1. 대표적 장애 유형별 청소년 프로그램은 넘쳐난다. 그러나 그 속에 진정한 통합은 아직 2% 부족하다.
 지체, 시각, 청각 등 대표적인 장애 유형별 큰 단체들은 너나할 것이 없이 자체 청소년 조직을 운영하고 있다. 그것 자체는 나름대로 가치 있고 의미가 있겠으나 그렇게 청소년들을 장애 유형별로 묶어서 프로그램 하는 것은 자칫 그들을 그 장애유형에 갇히게 하고, 안주하게 하는 그들만의 ‘보호구역’으로 위축시킬 위험도 있다. 장애 유형별로의 독자성과 정체성은 인정해야 할 문제지만 오늘날 청소년 프로그램의 트랜드인 ‘다양성’의 요체는 장애인끼리도 유효하며 장애인과 다른 소수자끼리도 꼭 필요한 주제이다.

 2. 어느 곳에도 속하지 않고 분류되지 않으며 인식하지 않는 장애를 가진 청소년, 그들이야 말로 진정 소수자이다.
 지금 논의하고 있는 ‘청소년’이란 담론 속에 ‘장애인’이란 영역이 소수이듯, 대표적인 장애 유형에 속해 있지 않은 희귀 질환에 의한 장애인청소년들은 장애인에서도 청소년에서도 이방인이다. 장애 판정을 받은 정신장애나 건강장애를 가진 청소년들이 특히 그러하다. 또한 장애상태가 그리 심하지 않아 장애인과 비장애인 사이에서 육체적인, 정신적인 정체성의 갈등을 겪는 청소년들은 그 정체성을 결정지을 때까지, 아니 정체성을 결정짓고 나서도, 그들은 경계선을 헤메이는 회색인이다.

3. 성적을 고민하는 그들도 있으며, 성적 고민을 해보고 싶은 그들도 있다.
 학생회장이 되거나 수능에서 높은 점수를 얻거나 대학을 입학해서 축하받는 장애인 청소년은 많아도 그들도 학교에서 성적을 고민한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별로 없다. 특히 시청각 장애인 청소년이나 중증 지체장애인 청소년은 아무리 많은 돈을 준다고 해도 사교육시장에서 개인 과외나 학원과외를 받기 힘들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이 별로 없다는 것이 현실이다. 그들이 필요한 지원과 환경에 익숙한 훈련된 학원이나 대학생 과외 선생이 과연 몇이나 될까?

4. 그들도 가끔 벗어나고 싶다. 학교-집-병원이란 쳇바퀴에서. 그러나 동시에 심야야간 자율학습도 하고 싶고 심야 학원도 가고 싶다.
 필자는 또래문화에 약하다. 아니 아예 없다. 물리치료, 작업치료, 언어치료 등 각종 재활치료에 소풍도 방학도 반납해야 했고 남보다 느린 필기 속도, 남보다 느린 인지 속도에 다른 또래들 보다 수면 시간을 대폭 줄여야 했다. 촛불들이 역사를 새로 만들어 갈 때에도 필자가 가르치는 중증 장애의 재수생들은 활동보조인이 없어서 인터넷 중계에 만족해야 했다. 집에서 말이다. 분식집과 pc방에서 만들어 지는 중학생들의 문화와 담론도 모르고 영화관과 카페, 그리고 당구장에서 생성되는 고등학생들의 세계도 장애인 청소년들에게는 낯설다. 그 공간에 장애인청소년들이 자유로이 참여 할 수도 없고 장애인 청소년들이 주로 활동하는 공간에 청소년들의 세계가 창조되지도 않기 때문이다.  


우리 인권은 디테일에 약하다.

 입시철에 보면 많은 장애인 학생들의 대학 진학을 위한 자기소개서를 보면 30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학교 현장의 폭력성과 배타성은 크게 나아진 게 없다. 2017년 법과 제도는 엄청나게 변화했지만 여전히 학교 선생들은 편의시설을 요구하는 장애인 학생에게 어려움을 각오하지 않았냐며 장애인학생에게 수치심을 주며 책임을 전가하고 비장애인 학생들은 봉사 학점을 빌미로 장애인학생에게 위선을 떨 뿐이다. 일반 학생들과 심리적으로 안정을 가지며 수능시험을 치르겠다는 자폐성 학생의 요구에 학교장은 자의적으로 비장애인 학생들의 피해를 운운하며 수능 접수조차 거부하는 작금의 현실을 우리는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가? 편의시설이 없어서 이과 진학을 포기해야 하는 휠체어 장애인 고등학생의 눈물은 특수학교를 요구하며 무릎을 꿇은 장애인 부모의 눈물과 무게감이 다른가? 그런 장애인 고등학생들의 눈물에 특수학교의 부모님들은 그런 현실에서라도 공부 좀 했으면 좋겠다는 발언을 서슴없이 하는데 그건 문제가 없나? 눈물 흘리고 무릎을 꿇은 부모님 뒤에 있는 장애인 당사자의 목소리는 어디서 들어야 하는가? 그 많은 교육 현장의 목소리는 왜 그들 앞에서 그동안의 차별에 대하여 반성하지 않는가? 그 많은 인권적인 교사들은 많은 비장애인 청소년들에게 교육하지 않는가? 장애인을 낳더라도 장애인이 되더라도 수치심을 가지지 말라고  부끄러운 것이 아니라고. 차별에 저항하라고 네 장애 정체성을 부정하는 사회에 항거하라고 교육하지 않는가?

 다시 사춘기 청소년처럼 반항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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