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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에 가시 ]

'목에 가시'는 현장을 살아가는 젊은 활동가들의 목소리를 담기 위한 젊은 칼럼 공간입니다. 뭔가 불편하지만 사회를 위해 꼭 필요한 소수의 목소리가 될 것입니다. '목에 가시'에는 김형수(장애인학생지원네트워크 사무국장), 다솜(미디어 활동가), 손상훈(교단자정센터 원장), 송채경화(한겨레21 기자), 신혜연(세명대 저널리즘스쿨 재학생), 이동화(아디 사무국장), 이상재(대전충남인권연대 사무국장), 이현정(꽃씨네농작물 대표), 허창영(광주교육청 조사구제팀장, 전임 간사)님이 돌아가며 매주 한 차례씩 글을 씁니다.

작성자 인권연대
작성일 2017-09-13 (수) 16:06
홈페이지 http://www.hrights.or.kr
ㆍ추천: 0  ㆍ조회: 151      
IP: 218.xxx.61
로힝자 사람들에 대한 오해와 진실 (이동화)

이동화/ 아디(Asian Dignity Initiative, 아시아인권평화디딤돌)활동가

 최근 로힝자 사태에 관한 소식은 너무도 처참하다. 불과 약 2주전부터 이어진 미얀마 군의 로힝자 무장세력 토벌작전으로 인해 현재까지 1000명 이상의 로힝자 무장세력과 민간인이 사망했고(유엔인권보고관 발표, 미얀마 군인과 경찰도 15명 사명), 마을 전체가 불에 타고성폭행과 아동살해까지 벌어져(국제이주기구 발표) 전체 인구의 1/3인 31만 명의 로힝자 사람(유엔난민기구 발표)들이 최소한의 생존도구조차 챙기지 못한 채 논과 밭, 산과 강을 가로질러 방글라데시로 피난하고 있다. 더욱이 피난하는 로힝자 사람들을 향해 박격포와 자동화기를 쏘며 피난민의 귀환을 막기 위해 지뢰를 설치했다는 소식은 도대체 인간이 어디까지 잔인해 질 수 있는지 절망감을 느끼게 한다.

 이러한 끔찍한 뉴스를 보며 또 한 번 놀랐던 것은 관련 국내 기사에 대한 댓글들이다. “로힝야 족은 미얀마 사람이 아닌 방글라데시 출신의 무슬림 불법체류자이다” “로힝자 사람은 미얀마가 영국식민지배 시절 미얀마 사람들을 탄압하는 지배세력으로 한국 일제강점기 시절 ‘쪽발이’ 앞잡이와 같은 역할을 했다” “로힝자 사람들은 미얀마사회에서 강간과 학살을 저지르는 무슬림 테러리스트 이다” 심지어 이런 댓글은 가장 많은 추천을 받고 있다. 한 마디로 로힝자의 탄압에는 역사적으로 그럴만한 이유가 있고 미얀마 군과 정부의 행위가 그럴만하다는 것이다.


사진 출처 - 아디의 로힝자 기고글에 대한 댓글 캡처

 도대체 로힝자 사람들과 직접 이해관계도 없는 한국 사람들이 이런 지독한 댓글을 달고 가장 높은 추천을 받는 것도 이해할 수 없지만 더 큰 문제는 이런 댓글이 전혀 사실과 맞지 않다는 점이다.  

 로힝자 사람들이 미얀마 사람이 아닌 불법 체류자라는 것은 미얀마 군부독재 시 만든 법령에 의한 주홍글씨와 같은 낙인이다. 미얀마 독립이전부터, 방글라데시가 건국되기 훨씬 이전부터 로힝자 사람이 라카인 지역에 살고 있었다. 또한 로힝자 사람들이 식민지배시절 영국에 의해 대규모로 이주되기도 하였지만 이는 라카인 지역에서 농업생산량을 증가시키기 위함이고 대부분이 지배세력이라기보다는 하층민이었다. 무엇보다 로힝자 사람들이 미얀마 사람들을 강간하고 학살하며 문제를 일으켜 현재의 사태를 야기했다는 주장 역시 시기적으로 맞지 않는 몇 가지 사실을 짜 맞춘 뒤틀린 허구이다. 로힝자 사람들은 1962년 네윈의 군사독재시절부터 무슬림이라는 이유로 탄압받았고, 1978년 군부의 무슬림 반군토벌작전인 ‘킹드레곤 작전’으로 20만 명 이상이 피난민이 되었다. 1982년에는 시민권법개정으로 기존 로힝자 사람들의 차별적 시민권마저 박탈되었고, 1990년대 초반에도 군부에 의해 대규모 로힝자 난민이 발생했으며 2012년 불교도 여성의 성폭행 살인사건으로 인하여 로힝자 사람 수백 명은 학살당하고 10만 명 이상이 난민이 되어 바다 위를 떠돌았으며 로힝자 사람들은 내부난민촌에 강제 이주 당했다. 2016년 10월, 그리고 최근의 토벌작전까지 로힝자 사람들은 끊임없이 배척당하고 차별받으며 살해와 성폭행, 추방 등 폭력의 대상이었다. 또 한가지 로힝자 사람들이 무슬림이기에 불교도가 다수인 미얀마에서 인종적으로 종교적으로 동화되지 못하고 문제를 양산하고 있다는 주장도 있지만, 2008년 군부에 의해 제정된 미얀마 헌법만 보더라도 미얀마는 135개의 소수민족으로 구성되었고, 불교, 가톨릭, 개신교, 힌두교, 이슬람 종교를 가진 사람들이 모여사는 다민족, 다종교 국가이다.

 비단 2차 세계대전시 독일에 의한 유태인 학살뿐만 아니라 인류의 역사 속에서 민간인 학살은 지속적으로 반복되었다. 폭력을 가하는 세력은 끊임없이 폭력을 정당화하고 사실에 대한 접근을 막은 채 피해자들이 문제가 있었다는 식으로 사실을 재가공한다. 이번 로힝자 사태역시 마찬가지이다. 미얀마 정부는 군사작전지역의 모든 접근을 막거나 통제하고 로힝자 무장세력을 대상으로 테러와의 전쟁이라 주장하고 있다. 로힝자 사람들 전체 인구의 1/3이 피난하는 이 상황에서도 로힝자 사람들의 피해가 ‘가짜뉴스’라고 한다. 로힝자 사람들의 출신이 어떠하고 종교가 무엇이냐는 이번 학살에 아무런 근거가 되지 못한다. 죽음의 공포에서 간신히 살아남은 난민은 이제 굶주림과 질병의 공포 속에서 하루하루 지내고 있다. 이들을 향한 공격이 비단 미얀마 군인의 총끝에서만 나온다고 생각지 않는다. 이들을 향한 저주어린 댓글이나 생각없는 동조 역시 로힝자 난민에게는 폭력이다. 세상 어느 누구도 차별받고 탄압받아야 마땅한 사람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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