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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에 가시 ]

'목에 가시'는 현장을 살아가는 젊은 활동가들의 목소리를 담기 위한 젊은 칼럼 공간입니다. 뭔가 불편하지만 사회를 위해 꼭 필요한 소수의 목소리가 될 것입니다. '목에 가시'에는 김형수(장애인학생지원네트워크 사무국장), 다솜(미디어 활동가), 손상훈(교단자정센터 원장), 송채경화(한겨레21 기자), 신혜연(세명대 저널리즘스쿨 재학생), 이동화(아디 사무국장), 이상재(대전충남인권연대 사무국장), 이현정(꽃씨네농작물 대표), 허창영(광주교육청 조사구제팀장, 전임 간사)님이 돌아가며 매주 한 차례씩 글을 씁니다.

작성자 인권연대
작성일 2017-03-22 (수) 16:25
홈페이지 http://www.hrights.or.kr
ㆍ추천: 0  ㆍ조회: 224      
IP: 218.xxx.74
삶의 극한으로 내몰리는 로힝야 사람들 (이동화)

이동화/ 아디(Asian Dignity Initiative, 아시아인권평화디딤돌)활동가

 미얀마의 가장 서쪽에 위치한 라킨주 북부지역, 그곳에는 로힝야(Rohingya)라고 불리는 민족이 살고 있었다. 그들 대부분은 이슬람교를 믿는 무슬림들이며 미얀마 내 수많은 소수민족 중 하나이다. 슬프게도 이들을 설명하는 또 다른 수식어가 있는데, 그건 ‘세상에서 가장 박해를 받는 무국적 난민 소수민족’이라는 것이다. 로힝야 사람들은 미얀마의 군사독재시절부터 심각한 인권침해에 노출되었는데, 최근 미얀마 군에 의해서 수 백 명이 학살당하고도 7만 명 이상의 로힝야 사람들이 삶의 터전에서 내쫓긴 너무도 심각한 사건이 발생했다.

 사건의 발단은 5개월 전으로 거슬러간다. 2016년 10월 9일, 미얀마 라킨주 국경지역 초소가 괴한들에 의해 공격을 받았고 이 과정에서 미얀마 경찰 9명이 사망했다. 미얀마 정부는 제대로 된 조사도 없이 사건의 배후를 로힝야 무장 세력으로 단정하고 대대적인 로힝야 토벌작전을 시작했다. 그리고 무시무시한 적개심을 품은 미얀마 군인들은 범인색출을 빌미로 마을에 침입하여 마을을 지옥으로 만들었다. 아디가 올해 2월, 방글라데시 난민캠프에서 만난 피해생존자의 증언에 따르면 미얀마 군은 헬리콥터를 타고 마을 위에서 주민들을 조준사격하며 살해했고, 여성을 성폭행하면서 2살 난 아이를 땅에 내동댕이쳐 살해했다고 증언했다.


당시 상황을 설명하는 피해생존자 쏨쏠님. 사진 및 영상촬영은 본인의 동의하에 진행되었습니다.

사진 출처 - 아디

 또한 마을의 건장한 청년들을 강제로 끌고 가서 고문을 하거나 살해하였다. 가족 내 남자들이 군인에 의해 끌려간 이후 돌아오지 못한 경우도 허다했다. 피해생존자들은 실종된 가족들이 모두 살해 되었을 거라 여기고 있다. 법과 질서는 사라졌고 오직 폭력과 공포만이 가득했다. 피해증언자들은 하나같이 미얀마 군인들이 로힝야 사람들을 사람취급조차 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리고 3개월 동안 진행된 군사작전으로 로힝야 사람들은 견디지 못하고 맨몸으로 국경을 넘어 방글라데시 난민이 되었다.  

 최악의 인권탄압 사건을 맞아 국제인권단체와 국제사회는 미얀마 정부에게 즉각적인 군사작전 중지를 요구하며 아웅산 수치가 이끄는 미얀마 민간정부를 압박했지만, 미얀마 정부는 무책임하고 실망스러운 반응을 내놓았다. 공정하고 객관적인 조사를 통해 가해자를 처벌하고, 피해자를 보호할 책임이 있는 미얀마 정부는 도리어 군사작전으로 인한 로힝야 주민의 피해를 인정하지 않고, 미얀마 라킨 주 내 로힝야 주민의 이동을 제한하며 외부로부터 접근도 막았다. 정부의 조직적 방해와 탄압으로 인해 로힝야 주민들의 정확한 피해 규모는 파악이 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피해생존자의 증언을 통해 2017년 2월 유엔은 로힝야 인권침해 보고서를 제출했고, 3월 유엔인권이사회에서는 이양희 유엔인권보고관이 로힝야 사람들의 인권참상을 담은 보고서를 발표했다. 또한 3월 16일에는 미얀마 로힝야족 문제해결을 위한 자문위원회 수장인 코피 아난 전 유엔사무총장이 미얀마 양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로힝야족에 대한 ‘범죄’에 대한 독립적이고 공정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방글라데시 난민촌에서 만난 로힝야 피해생존자들의 실상은 절망적이었다. 순식간에 7만 명 이상의 사람들이 피난 와서 캠프촌을 생성하였기에 모든 것이 부족한 상황이다. 로힝야 사람들이 다시 돌아갈 마을도 집도 사라졌다. 당장의 죽음의 공포는 막막한 생존의 공포로 바뀌었다. 긴급구호가 절실하지만 도움의 손길은 보이지 않았다. 아디가 만난 피해생존자들도 공포의 기억들을 끄집어내어 이야기했지만 현재의 어려움도 많이 토로했다. 안타까운 상황이다.  

 미얀마 군에 의한 군사작전은 중지됐지만 인권탄압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미얀마 정부는 여전히 사건자체를 부인하며 로힝야 주민들을 미얀마국민으로 인정조차 하지 않는다. 인접국인 방글라데시조차 난민의 유입을 꺼려하고 있다. 노벨평화상 수상자이자 버마민주화운동의 상징이었던 아웅산 수치여사는 해당사건에 침묵하고 있다. 미얀마 정부와 국제사회가 계속 침묵한다면 철저하게 고립된 로힝야 사람들의 어려움은 계속될 것이다.  

 “제발 우리를 기억해 달라”

 피해생존자 중 한 명이 증언 말미에 던진 덤덤하지만 처절한 외침이 가슴에 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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