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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에 가시 ]

'목에 가시'는 현장을 살아가는 젊은 활동가들의 목소리를 담기 위한 젊은 칼럼 공간입니다. 뭔가 불편하지만 사회를 위해 꼭 필요한 소수의 목소리가 될 것입니다. '목에 가시'에는 김형수(장애인학생지원네트워크 사무국장), 다솜(미디어 활동가), 손상훈(교단자정센터 원장), 송채경화(한겨레21 기자), 신혜연(세명대 저널리즘스쿨 재학생), 이동화(아디 사무국장), 이상재(대전충남인권연대 사무국장), 이현정(꽃씨네농작물 대표), 허창영(광주교육청 조사구제팀장, 전임 간사)님이 돌아가며 매주 한 차례씩 글을 씁니다.

작성자 인권연대
작성일 2017-02-22 (수) 17:49
홈페이지 http://www.hrights.or.kr
ㆍ추천: 0  ㆍ조회: 296      
IP: 218.xxx.74
문재인, 페미니스트, 호모포비아 (신혜연)

신혜연/ 세명대 저널리즘스쿨 재학생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인권 감수성이 뛰어난 정치인이다. 부산변호사협회 인권 위원장까지 지내며 인권 변호사의 길을 걸어온 그의 행보는 보편적 인권을 옹호하는 일관된 궤적을 그리고 있다. 박정희, 전두환 독재 정권에 항거하다가 대학에서 제적되고 두 차례 옥살이를 했다. 사법시험에 합격한 이후 대형 로펌에서 일자리 제의가 있었지만, 부산으로 내려가 노무현 변호사와 함께 인권 변호사로 활약했다. 서슬 퍼런 독재 정권의 폭력도, 돈의 유혹도 인권을 향한 그의 신념을 꺾을 수는 없었다.

 그가 페미니스트 선언을 한 것도 같은 맥락일 것이다. ‘페미니스트’는 성별에 따른 차별에 반대하는 사람을 지칭한다. 문 전 대표가 지적했듯, 한국은 OECD 선진국들과 비교할 때 여성에 대한 사회적 차별이 심각하다. 단적인 사례가 남녀 임금격차다. OECD 평균이 15.3%인데 반해, 한국은 그 두 배가 넘는 36.3%다. 남성이 백 원을 벌 때, 여성은 64원가량을 번다는 뜻이다. OECD에서 조사를 시작한 2002년부터 지금까지 한국은 1위를 놓친 적이 없다. 2위인 일본과도 격차가 10%포인트나 나서 심각성이 더하다.

 문 전 대표는 여성들의 사회 참여를 가로막는 장벽을 낮추는 대안들을 제시했다. △주 52시간 근로시간제 정착 △연장근로 금지 △아빠 휴직 보너스제, 출산휴가 유급휴일 연장 등 육아휴직제도 활성화 △국공립어린이집 이용 아동 비율 40% 확대 등의 공약이 그것이다. ‘노동 중독 사회’에서 ‘돌봄 중심 사회’로 옮겨가겠다는 의견을 확실히 밝힌 셈이다. 돌봄 노동에 매몰돼 사회 진출 기회를 박탈당하던 여성들로서는 더없이 좋은 일이다. 게다가 청년고용촉진특별법 개정을 통한 여성고용 확대, 성폭력 가해자 엄중 처벌, 공교육에 성평등 교육 포함 등 남성 중심적인 문화를 바꿀 정책들이 줄을 이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
사진 출처 - 문재인 공식 블로그

페미니스트 인권 변호사의 변심

 그런데 이토록 인권 친화적인 문 전 대표는 유독 성소수자 이슈에 대해서는 엄격하다. 지난 13일에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를 만나 “동성애를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혔고, 차별금지법 제정에 대해서도 “우려할 것 없다”며 반대하는 입장을 확실히 했다. 문 전 대표는 “성소수자를 차별해선 안 된다”고 말하면서도 차별을 적극적으로 없애기 위한 행동은 하지 않겠다고 공공연하게 밝혔다. 평생 인권 운동에 헌신해온 그가 성소수자들이 차별받는 현실에 눈감겠다고 밝힌 이유는 뭘까?

 “나중에, 나중에” 지난 16일 서울 중구 페럼타워에서 열린 포럼에서 문 전 대표의 기조연설 도중 성소수자 인권 운동가가 난입해 ‘차별금지법에 대한 입장을 밝히라’고 요구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인권 운동가가 흥분한 채 이야기를 멈추지 않자 포럼 장소에 있던 문 전 대표 지지자들은 “나중에”라는 구호를 합창하며 ‘난동꾼’의 목소리를 덮어버렸다. 문 전 대표도 ‘나중에 발언 기회를 드리겠다’고 말하며 사건은 마무리됐고, 실제로 인권 운동가들은 이날 포럼에서 발언 기회를 얻었다.

 
문재인 전 대표 연설 도중 차별금지법에 대한 의견을 묻는 성소수자 인권 운동가
사진출처 - 닷페이스 페이스북 영상 갈무리

 이 장면에 모든 비밀이 담겨있다. 문 전 대표가 성소수자 인권에 눈감는 건 그의 지지자들이 이 문제에 관심이 없기 때문이다. 당시 문 전 대표는 ‘약자가 안전한 나라를 만들겠습니다’라는 공약을 발표하는 중이었다. 이날 문 전 대표는 자신을 ‘페미니스트’로 명명하기까지 했다. 그럼에도 성소수자 인권 문제에 대해서는 한 마디도 답할 수 없었다. 그의 지지자들이 그 문제만큼은 ‘나중에’ 논의할 것을 원했기 때문이다. 문 전 대표의 지지자들은 성소수자 인권 운동가들이 포럼 도중 난입한 점을 지적하며 ‘차후에 논의하자’는 의미였다고 설명하지만, 순서가 뒤바뀐 해명이다. 애초에 문 전 대표가 차별금지법 반대 의견을 밝혔을 때 아무런 논의도 없다가 당사자들이 포럼에 찾아온 후에야 ‘기다렸다 나중에 말하라’며 황급히 목소리를 덮어버리는 태도는 그들의 입장을 여실히 보여주는 증거다.  

범인은 침묵하는 시민들

 ‘호모포비아’는 동성애자혐오, 혹은 동성애자를 혐오하는 사람을 뜻한다. 성소수자 인권 운동가들은 ‘성적 지향에 따른 차별을 받지 않을 권리’를 요구하며 차별금지법 제정을 수십 년간 외치고 있다. 이미 참여정부 당시 법무부도 입법 발의한 적이 있는 사안이다. 만일 문 전 대표 지지자들이 그의 차별금지법 반대 발언을 듣고 ‘성소수자 인권을 도외시할 순 없다'며 자체적으로 인권 포럼을 열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랬다면 성소수자 인권 운동가들도 우아하게 연단 위에서 목소리를 낼 수 있었을 테다.

 문 전 대표는 기독교 대표를 직접 만나 깊은 대화의 시간을 가졌지만 성소수자 인권 운동가를 만나서 '당신들의 인권을 지켜주겠다'는 약속을 하지는 않았다. 문 전 대표가 어느 쪽에 서 있는지는 이미 명확하다. 후보의 이런 행보에 대해서 문제 삼지 않으면서 '정해진 행사 절차, 준비된 연설'만을 존중하는 문 전 대표 지지자들의 행동은 그들의 입장과 함께 한국 사회 전반적인 분위기를 잘 보여준다. 예컨대 '성소수자 인권 문제는 정권교체 다음의 이슈다'라는 생각이 그것이다.

 
기독교 단체 대표들과 만난 문재인 전 대표
사진출처 - 연합뉴스

정치인 문재인의 행보만 두고 보면 이해 못 할 바는 아니다. 호모포비아 보수 기독교 세력과의 타협이 없이는 정계 활동이 불가능한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걸 모두가 알고 있다. 그러나 문 전 대표 지지자들이 '성소수자 인권 보호 없이는 어떤 변화도 없다'는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면 문 전 대표가 성소수자 이슈에 이렇게나 미지근한 반응을 보일 수는 없었을 거다. 이번 사건은 문 전 대표를 지지하는 '선량한' 시민들에게 질문을 던진다. (박원순 서울시장을 포함한) 걸출한 인권 변호사들은 물론 성소수자 인권단체로부터 메달을 받은 전직 유엔 사무총장까지 호모포비아로 입장을 변화시킨 ‘한국 정치’의 힘은 어디서 나오는 거냐고. 후보자들이 반인권적 선택을 하도록 내버려 둔 ‘차별에 무감각한 시민’들이 그 범인이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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