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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창익의 인권이야기 ]

 

작성자 오창익
작성일 2015-08-11 (화) 00:21
ㆍ추천: 0  ㆍ조회: 559      
IP: 121.xxx.6
용산 도박장과 성심회 수녀들(평화신문, 2015. 7. 5)
용산 도박장과 성심회 수녀들
오창익(인권연대 사무국장)

도박은 중독성이 강하다. 치명적이다. 패가망신은 기본이다.

특별히 해로운 행위니, 국가가 범죄로 다스리는 것도 당연하다. 도박, 상습 도박 모두 처벌을 받지만, 도박과 관련한 가장 무거운 처벌은 ‘도박을 하는 장소나 공간을 개설한 사람’이 받는다. 도박개장죄(賭博開場罪)다.

그러나 도박을 대하는 국가의 얼굴은 두 개, 또는 그 이상이다. 민간의 도박은 어김없이 처벌하지만, 국가가 도박판을 열면 문제 될 게 없다. 그저 적당한 명분만 내세우면 된다.

말(馬) 산업 육성과 축산 발전, 국민복지 증진과 여가 선용을 내세운 마사회의 경마 도박은 합법이란다. 이게 국가가 국민을 도박판으로 내모는 이유다.

도박이 국민 복지나 여가 선용에 도움이 된다는 거짓말도 심각하지만, 말 산업 육성도 그냥 하는 소리에 불과하다. 실제로 말이 달리는 경마는 서울, 부산, 제주 등 세 곳에서만 열린다. 도박 중독이 심한 사람도 거리가 멀면 매번 경마장을 찾기란 쉽지 않다.

그렇다고 마사회가 막대한 돈벌이를 포기할 리 없다. 그래서 만든 게 화상 도박장이다. 마사회는 이런 도박장을 ‘렛츠런(Let’s Run) 문화공감센터’라 부른다. 금메달감 견강부회다. 화상 도박장은 수도권에 23개가 몰려 있고, 전국적으로 30개나 된다.

정부 통계에 따르면, 2010년 기준 254만 명의 시민이 도박 중독에 빠져 있다. 이런 심각한 도박 중독을 정부와 공기업이 부추기고 있다. 돈벌이만 된다면, 국민을 도박 중독에 빠트리고, 당사자는 물론 가족까지 파멸시켜도 된다는 발상이 무섭기까지 하다.

최근 서울 용산에 국내 최대 규모의 화상 도박장이 생겼다. 25층의 매머드급이다. 도심 한복판, 근처엔 성심여중·고가 있다. 주민들과 학부모들의 반발은 당연하다. 뿐만 아니라 국회, 국민권익위원회, 국무총리 산하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와 서울시, 서울시 교육청, 용산구 등의 기관들도 용산 도박장 개장을 반대했다. 그런데도 마사회는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군사작전 하듯 기습적으로 도박장을 열었다. 친박 7인회 멤버로 정권 실세라는 현명관씨가 회장으로 있기에 뒷배가 든든한가 보다.

문제가 심각한데, 문제 제기나 저항이 없다면 그건 죽은 사회다. 용산 도박장 반대 투쟁은 2년이 넘었고, 천막 농성은 1년 반이 넘었다. 특히 이 싸움에는 성심여고 김율옥 교장 수녀를 비롯한 성심회 수녀들이 적극적이다. 끝내 이기지 못할 수도 있는 길고 지루한 싸움이 지금도 계속되는 건, 성심회 수녀들 덕분이다.

수녀들은 처음엔 교육 환경과 주거 환경을 지키기 위해 싸웠다. 청소년들을 지키기 위한 교사로서의 역할, 어른으로서의 역할을 다하기 위해서다. 그렇지만, 이제는 도박장을 드나드는 사람들을 위해서도 싸운단다. 도박으로 망가져 가는 사람들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최대 규모의 용산 도박장을 막는 싸움이 중요하다는 거다. 학생들에 대한 사랑과 관심이 도박에 물든 시민들에게까지 승화된 것이다.

김율옥 수녀와 그의 동료들의 싸움이 언제 끝날지 모르겠다. 돈만 벌 수 있다면, 뭐든 상관없다는 국가의 그릇된 정책과의 싸움이니, 사실상 대한민국과의 싸움이기 때문이다. 흔히 이런 싸움을 달걀로 바위 치기라 한다. 왜 우리 수녀들은 매번 이렇게 이기기 힘든 싸움에만 열심인지 모르겠다. 제주 강정이 그랬고, 송전탑 문제로 몸살을 앓는 경남 밀양이 그랬다. 챙길 이익이 전혀 없는 싸움, 그러나 누군가는 꼭 해야 하는 싸움엔 늘 수녀들이 함께했다.

왜 그럴까? “한 영혼을 위하여 이 세상 끝까지 가기를 마다치 않겠습니다.” 성심학원의 창립자 성녀 마들렌 소피이 바라의 말처럼, 오늘도 주말마다 용산 도박장 앞에는 투쟁하는 수녀들이 있다. 우리 시대의 진짜 스승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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