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산책

home > 인권연대세상읽기 > 수요산책

‘수요산책’은 각계 전문가들로 구성된 칼럼 공간입니다.

‘수요산책’에는 김재완(방송대 법학과 교수), 신하영옥(여성활동가), 윤영전(평통서문예원장), 이광조(CBS PD), 이문영(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교수), 정보배(출판 기획편집자), 정재원(국민대 국제학부 교수), 조광제(철학 아카데미 상임위원), 최정학(방송대 법학과 교수), 홍미정(단국대 중동학과 교수)님이 돌아가며 매주 한 차례씩 글을 씁니다.

잊을 수 없는 인연과 이별(윤영전)

작성자
hrights
작성일
2018-12-05 13:36
조회
32


윤영전/ (사)평화통일시민연대 이사장


 세상을 한 80여년 살아가면서, 많은 인연과의 아름다운 삶을 이어왔다고 자부하며 살아가고 있는 필자다. 그러기에 지난날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과 인연이 되어, 자신의 사고를 높이고 자연스럽게 지식까지 습득하면서 공유하기도 했었다.
 그러나 많은 인연들과의 삶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만남의 시간을 자주 갖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서로가 인연의 끝자락에 아쉬워하며 부족한 시간을 할애하면서 즐거움을 갖기도 하고, 여러 가지 사연들을 공유하며, 보다 나은 삶을 살아오기도 하였다.


 어느 날이었다. 인연으로 한 세대를 훌쩍 넘겨버린 지 오랜 세월인데, 특별히 만남을 청해왔다. 몇 달에 한번 보는 형편이기에 나는 반가운 마음으로 약속 장소에 갔다. 물론 그가 어떤 문제로 나를 찾는 것인가 궁금하기도 했었다. 먼저, 그를 잠깐 소개한다. 우리가 불혹의 나이 언저리에 이르렀을 때에 만학도의 향학열이 높았던 시절이었다. 대학원 경영연수과정에 동문으로 함께하여 오랫동안 주기적으로 모임을 가져왔었기에 상당히 절친한 동문이라고 할 수 있다.


 류 박사는 자신의 전공이자 전문적 연구학문인 최면심리학의 박사이며 심리학연구소장으로 거침없는 연구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보기드문 유명 학자였다.  그는, 한 5년 전의 만남에서 심리 최면연구뿐만 아니라 우리 인간들이 서로가 소통하기 쉬운 시문학에도 접근하면서 이미 유명인사와의 교류도 넓히며 벌써 시집을 상재했다고 하였다.


 류 박사는 필자에게 시집 앞면에 멋들어진 축하 서예를 부탁하였고 나는 흔쾌히 붓을 들어 “好書文樂. 人生幸福” ‘祝, 류한평 박사 시집, 인생을 행복하게’
 出刊記念 書藝 1점을 써 주었다. 한국최면심리학선구자, 류 박사가 서정 잠언 힐링 시집을 낸다니! 그는 감성을 자극해 마음을 즐겁게! 심신공통을 치유생활에 활력을! 주안점으로 한 내용으로, 얼마 후에 좋은 시들을 게재한 시집을 출간하였다.


사진 출처 - 대한심리연구소


 그리고 세월은 흐르고 흘러 바로 금년 중반에 류 박사는 나에게 깊이 상의할 일이 있다면서 서초구 반포성당 앞에서 만나자고 했다. 무슨 일일까? 궁금해 하면서 약속장소에 갔다. 다름 아닌 “고뇌의 결단” 이라며 자신이 심리학 최면술의 대가라고들 하지만, 가톨릭에 영세를 받기로 했다면서 나에게 代者를 서 달라고 했다.


 나는 선뜻 “안 그래도 류 박사가 신령 최면 세계에서 신의 존재에 수긍이 어디까지인가 궁금했었는데, 아주 반가운 소식이라”고 대 환영이라 했다. 그리고 보름 후에 성당 영세 미사에서, 그의 등에 손을 얹으며 전지전능하신 하느님의 제자가 되기를 간구했었다. 류 박사도 만족해하면서 인간의 나약함을 함께 느끼는 순간이었다.


 올 가을로 접어든 어느 날, 평소 몸에 약간의 질환이 있는 것 같아 치료를 받고 있다는 소식에 걱정이었다. 물론 옛 나이로 치면 여든을 몇 년 지났으니 건강이 젊은 날과는 비교가 안 되는 줄 알면서도, 한편으로는 스스로 자정능력에 둘째가라면 섭섭해 할 심리학 박사로 최면의 대가가 아닌가? 하는 질문을 던지면서도 걱정이었다. 얼마 후 들려온 소식은 병원에 입원해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는다는 소식을 접해 걱정이었다. 아들과의 어려운 통화를 하면서 병세를 물었다. 현재 의사의 소견은 면회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며 금지시키고 있다는 엄격한 말을 하였다.


 참으로 안타까운 순간이었다. 그러기를 1-2개월이 되었다. 다시 병세를 물었지만 호전이 되지 않고 더욱 악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나는 단 한번, 잠깐이라도 병문안을 가겠다는 의사를 전했지만 허락되지 않았다. 심지어 가족도 제한된다고 했다. 우리가 어떻게 만난 인연인데 단 한번 이라도 만날 수 없다니! 야속하기만 했다. 점점 병세가 악화되는 류 박사를 생각하면 한없이 마음이 안타까웠다. 그는 충남 청양 출신으로 일본 최면과학원을 졸업했고 국제공인의학 최면치료사 자격증을 따고 명예 교육학 박사도 받았다. 미국, 일본 최면대학 객원교수로 활약하며 당신의 전공인 최면 심리관련에 그 누구보다도 많은 노력을 경주하였다. 류 박사는 자기최면, 타인최면, 건강최면 등 21권의 최면 정신건강에 대한 저서가 있다. 국내 다수의 대학과 정부기관, 주요 약품제약회사, 중앙공무원 등 수많은 강의와 실험을 직접 보여주는 부지런하고 성실한 심리학의 최상지식을 갖고 있는 보기 드문 학자이기도 하다.


 심지어 지난날 고인이 되기 전에 육 여사의 치료와 생전 윤보선 전 대통령도 직접 방문해 심리 최면술로 치료를 한 그였다. 국내외는 물론 해외에도 출강하고 국내외 방송에도 자주 출연해 당신의 전문인 최면 심리치료에 대해서 최선을 다했다. 당신은 자신이 갖고 있는 특수하고 실재적인 전문 최면을 가능한 보다 많이 시술하였다. 나는 그만이 지니고 있는 특별한 연구로, 많은 심리치료가 이루어져 환자들이 즐거움을 갖기를 기대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아들에게서 온 연락은 결국 회생하시지 못하고 운명했다는 비보였다. 나는 마치 망치로 머리를 얻어맞은 것 같은 기분이었다. 마지막 단 한번 이라도 만나야 했는데, 그만 그 많은 인연들과 영원히 이별이라니 너무도 아픈 마음이었다. 우리 동기회서 조화를 보내고 빈소를 찾았다.


 유족의 슬픔이 얼마나 클까? 아무나 하지 못한 특수한 심령 최면술에 많은 사람들을 치유하고 위안을 받았는데, 당신 본인이 이런 비통을 어찌 감당하란 말인가? 통탄뿐이다. 영안실 영정에 온화하고 다정한 류 박사의 모습이 너무도 평안해 보였다. 부디 저승에서도 많은 영혼들에 평안을 돌봐 주시기를 간절히 기도했다. 류 박사는 평소 나의 분단조국과 평화통일에 대한 운동을 격려해 주었었다. 나는 그 때마다 “전쟁광들 모두심리치료로 허물어 버리면 좋겠다”며 반 농담도 했었다, 류 박사의 아래 시를 상기한다.


 “민족이 함께 사는 길” 남북 분단 대치 어언 70년, 왜 단군의 한 핏줄끼리 갈라져서 적대시 하고 싸워야 하나? 남북이 충돌하여 핵전쟁이 나면, 모두 몰살인데, 더러 살아남는다 해도 문명은 파괴되고, 자연은 방사능에 오염. 생존하기 힘들 텐데, 전쟁에서 이긴들 무슨 소용. 우리 민족이 함께 사는 길은 통일뿐. 통일로 어느 한쪽이 손해 본다 해도, 전쟁으로 다 처참해 지는 것 보다 백번 낫지 않을까? 통일의 기본 요건은 먼저 상대 존중 포용 교류, 친화와 신뢰를 구축 하는 일, 남북통일, 적을 동지로 만들 수 있는 지혜와 신념과 용기를 가진 통치자가 나오면 앞당길 수 있지 않을까? 류 박사님 부디 영면하소서!


*한국작가회의, 소설회원. 한국문인협회 수필회원. 한국서예 전통서예 통일비림 초대작가.
*(사)평화통일시민연대 이사장. 통일을준비하는사람들 공동대표. 통일부 통일교육위원. 근묵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