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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의 예루살렘인가 : 예루살렘 지위와 성지 특성을 변화시키는 미국과 이스라엘 (홍미정)

작성자
hrights
작성일
2018-03-07 17:43
조회
488

홍미정/ 단국대 중동학과 조교수


 2018년은 팔레스타인에 이스라엘 국가가 건설되면서 발발한 전쟁으로, 대규모 난민이 발생하는 등 팔레스타인 대참사가 시작된 지 70년이 되는 해다. 2018년 2월 23일, 미 국무부는 이스라엘 국가 건설 70주년을 기념하여 올해 5월에 텔아비브 소재 미국 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이전하겠다고 다음과 같이 발표하였다. “우리는 미국 대사관 예루살렘 이전이라는 역사적인 조치를 취하게 되어 매우 기쁘다. 이스라엘 국가 건설 70주년이 되는 5월, 예루살렘에 새로운 대사관을 열 것이다.” 트럼프가 미국 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옮기기로 결정한 것은, 이스라엘에게 예루살렘에 대한 통치권을 행사하도록 승인해준 것이다.


 2018년 2월 28일 라말라 소재 미국대표부 건물 앞에서, 팔레스타인인들은 트럼프의 예루살렘에 대한 정책에 맞서, 미국은 점령세력의 일부이며, 예루살렘 문제에서 손을 떼야한다고 주장하고, 팔레스타인으로부터 모든 미국 정부 직원들 추방과 미국 대표부 폐쇄를 요구하는 시위를 하였다.


 2017년 12월 24일 이스라엘 주택 장관 요아브 갈란트는 ‘이스라엘 수도 통합된 예루살렘의 땅 위에 주택 건설’이라는 이름으로 동예루살렘에 30만호의 새로운 점령촌 주택건설 계획을 발표하였다. 현재 동예루살렘에 약 22만 명의 이스라엘 점령민들이 거주한다는 것을 감안할 때, 이스라엘의 동예루살렘에 30만호의 주택건설은 팔레스타인인들에게는 대재앙이다. 이러한 이스라엘의 공세적인 점령정책들은 2017년 12월 6일 ‘예루살렘은 이스라엘 수도’라는 트럼프선언의 후속조치이며, 곧 트럼프가 내놓을 ‘세기의 협정’으로 가는 길을 준비하는 것으로 보인다. 



2월 25일, 성묘교회 앞 기독교 최고 지도자들의 공동 성명 발표
사진 출처 - Custodia Terræ Sanctæ


 이와 함께,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계속해서, 이스라엘은 예루살렘의 현실을 변화시켜서 이슬람과 기독교의 영향력을 약화시키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작년 7월 16일 이스라엘은 알 아크사 모스크 내부에서의 총격 사건을 빌미로, 알 아크사 모스크 입구에 전자검색대를 설치하였다. 그러나 이에 맞서는 9일 동안 계속된 팔레스타인인들의 비폭력 시위 결과 7월 25일 이스라엘은 전자검색대를 제거한 바 있다. 올해 2월 25일 기독교회 재산에 대한 이스라엘의 막대한 세금 부과와 부동산 정책에 맞서 예루살렘 기독교인들이 비폭력 저항운동을 전개하였다. 결국 이스라엘은 2월 28일 기독교회 재산에 대한 막대한 세금 부과 시도를 철회하였다.


올해 2월 25일 성묘교회는 이스라엘의 기독교 재산에 대한 새로운 세금 부과 정책과 기독교회가 개인들에게 매각한 토지를 이스라엘 정부가 수용하는 입법 추진에 맞서 무기한 문을 닫았다. 예루살렘 시장 니르 바라카트는 징벌적이고, 소급법적인 세금을 부과하려고 시도하였다. 이스라엘의 예루살렘 시당국은 기독교회에게 예배 장소가 아닌 부동산에 대하여 5천 3백만 달러 이상의 미납 세금을 내야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맞서 예루살렘의 프란체스코 가톨릭지도자, 그리스 정교회 지도자, 아르메니아 교회 최고 지도자들은 공동성명에서 이스라엘을 비난하면서 예루살렘 성지의 기독교인들에 대항하는 제도적이고, 전례 없는 공격이라고 주장했다.


사실, 현재까지 교회와 국가 사이의 문제는 1757년 오스만 제국의 술탄 오스만 3세가 내린 칙령인 현상 유지 협정에 따라왔다. 동예루살렘은 오스만제국 통치, 영국 통치(1917년 12월 30일-1948년 5월 14일), 요르단의 통치(1948년 5월 28일-1967년 6월 5일), 1967년 이후 현재까지 이스라엘의 점령 통치 기간 동안에도 1757년 술탄 오스만 3세의 현상유지 협정에 따라, 동예루살렘 소재 기독교 교회들은 세금을 낸 적이 없다. 현재  이스라엘은 교회 지도자들과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예루살렘 소재 기독교회 재산에 엄청난 금액의 세금을 새로 부과하고, 은행 계좌를 동결하며, 매각한 기독교회 부동산을 이스라엘 국가가 수용하는 정책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이스라엘의 정책은 예루살렘의 역사적이고 종교적인 현실과 특징들을 변경시키는 조치다. 2월 27일 이러한 정책에 맞서, 수 백 명의 팔레스타인인들이 성묘교회 밖에서 세금 징수 결정을 반대하는 시위를 조직하였다. 같은 날, 이스라엘 총리 네타냐후가 이런 정책들을 철회하겠다는 성명을 발표하면서, 문을 폐쇄한지 3일 만인 28일부터 성묘교회는 문을 다시 열었다.


 예루살렘은 이스라엘 국가를 건설한 시온주의 운동의 핵심지역이다. 시온주의 목표는 예루살렘(시온)을 중심으로 한 지역에 유대 국가를 건설한다는 것이다. 이스라엘 국가 선언과 동시에 발발한 1948~1949년 전쟁 이후, 예루살렘은 서예루살렘(이스라엘 통치)과 동예루살렘(요르단 통치)으로 분할되었다. 1950년 1월 23일, 이스라엘의회는 예루살렘(서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라고 선언했다.


 그런데 시온주의의 핵심 지역인 시온산과 기독교 성지들, 이슬람 성지들, 유대인들이 기도하는 통곡의 벽은 모두 동예루살렘에 위치한 구도시에 있다. 이스라엘은 1967년 6월 전쟁에서 요르단 통치하의 동예루살렘을 장악하였다. 1967년 6월 27일 이스라엘은 예루살렘 경계를 재조정하고, 동예루살렘과 서예루살렘을 하나의 행정구역으로 통합시키면서, 요르단 법률을 폐기하고 수정 법률을 제정함으로써, 이스라엘 법을 동예루살렘영역으로 확장하여 적용시켰다. 1967년 6월 28일, 이스라엘 의회는 통합된 예루살렘 영역을 이스라엘의 수도라고 선언하였다


예루살렘 구도시 성지들
사진 출처 - PASSIA(http://www.passia.org/)


 그러나 현재 국제법상으로 동예루살렘은 불법적인 이스라엘 점령지고, 1967년 11월 유엔 안보리 결의 242호 등은 동예루살렘으로부터 이스라엘의 완전한 철수를 요구한다. 동예루살렘 구도시에는 성묘교회(예수 무덤교회)를 비롯한 다수의 기독교 성지들과 알 아크사 모스크를 비롯한 다수의 이슬람 성지들이 있으나, 유대인들이 주장하는 유대교 성지는 가시적으로 보이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980년 7월 30일 제정한 ‘이스라엘 수도, 예루살렘 기본법’에서 ‘예루살렘은 이스라엘의 수도’라고 명시함으로써, 1967년 전쟁으로 점령한 영토에서 철수할 것을 요구하는 1967년 11월 22일 공포된 유엔 안보리 결의 242호와 1980년 6월 30일 공포된 유엔안보리 결의 476호 거부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1980년 8월 20일 공포된 안보리 결의 478호는 ‘점령종결’, ‘예루살렘 지위 변경 무효’, ‘이스라엘 수도, 예루살렘 기본법 무효’를 명시하였다.


 1980년 9월 초 유네스코는 요르단이 제안한 예루살렘 구도시와 그 벽을 세계 문화유산 목록에 등록했다. 이후 유네스코는 예루살렘 구도시 소재 세계 문화유산을 훼손하는 이스라엘의 행위를 비난했다. 이렇게 유엔은 이스라엘의 동예루살렘 합병을 인정하지 않고, 예루살렘 성지의 특성과 지위를 변경시켜 온 모든 조치와 행위들이 무효라는 입장을 분명히 한다.


 그러나 1984년 이스라엘은 알 아크사 모스크 서쪽 벽(일명 알 부라끄 벽/통곡의 벽)을 유대교 유적이라고 주장하면서, 일방적으로 이스라엘 국가 재산으로 등록하였다. 이후, 2018년 현재까지 이스라엘은 동 예루살렘에서 이슬람과 기독교의 영향력을 축소시키는 동시에, 동예루살렘을 유대화시키는 정책을 꾸준히 추진해 오고 있다. 게다가 미국 정부의 예루살렘 정책은 이스라엘의 점령 정책을 추인할 뿐만 아니라, 유인하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