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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인 부정의 신호 (조광제)

작성자
hrights
작성일
2017-08-07 15:59
조회
401

조광제/ 철학아카데미 상임위원


드디어 미국에 대해 ‘NO!’라고 말할 수 있는 때가 도래하고 있는 것일까? 중국의 시진핑도 함부로 그렇지 못하는 것 같았는데 독일의 메르켈이 갑자기 ‘이제 때가 된 것 같다.’는 투로, 미국에 대해 “NO!”라고 일갈하고 나섰다. ‘탈미국의 유럽’에 대한 신호탄인가?


그렇다면 우리는? 한때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한반도가 통일이 되더라도 한반도에 미군이 주둔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 적이 있다. 그 정확한 의중을 알 길이 없지만, 한반도를 둘러싼 군사지정학적인 균형이 요구된다는 것이 아니었을까, 하고서 대략 짐작할 뿐이다.


일본의 혐한 분위기가 광풍을 방불케 할 정도인 모양이다. 문재인 대통령을 종북반일 대통령이라는 전 주한일본대사의 발언이 공공연히 발표되는 가운데 아베 총리의 대미종속을 외관으로 한 동북하에서의 호전적 행보가 예사롭지 않다.


미국과의 충돌을 애써 피하려는 중국의 시진핑의 입장을 무시하는 듯 미사일 개발과 시험 발사를 계속함으로써 미국과 일본에게 군사적 행보의 강화를 위한 빌미를 제공함으로써 미일이 군사적으로 중국을 압박하도록 하는 기묘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아울러 북한이 2000킬로미터 상공으로 미사일을 쏘아 올려 얼마 전에 군사공격의 옵션을 고려하고 있다던 미국의 국무장관의 입에서 자기 주변에 북한에 투자를 원하는 친구들이 많다는 말이 나오도록 했다.


이 와중에 우리 한국에는 세계적으로 유래가 없는 대 평화의 시민혁명으로 부패무능한 대통령을 탄핵 수감시킨 뒤 민주 대통령을 당선시켜 새 정권을 탄생시켰다. 한 나라의 새로운 역사의 건립은 대내적인 변화만으로는 결코 불가능하다. 세계사적인 흐름의 종속적인 위치에서 벗어나 주도적인 입장에 서지는 못할지라도 적어도 쉽게 흔들리지 않는 나름의 균형추를 확립해야 한다.


그동안 크게 요동쳤던 세계사적인 대변화들이 있었다. 1990년의 독일통일과 1991년의 소련해체가 대표적인 사건이다. 그 바탕 위에 중국의 대대적인 경제대국으로 부상이 있었고 유럽에서의 독일의 주도권 장악이 이루어지고 아울러 트럼프와 같은 해괴한 인물이 대통령이 선출되는 데서 알 수 있듯이 미국의 상대적인 쇠퇴와 혼란이 겹쳐지고 있다. 전반적으로 보면, 세계체제적인 격변이 심화되면서 그로 인한 전쟁 발발의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할 것이다.


380816_1.0_titleImage_1.jpg사진 출처 - 평화신문


우리 한국의 새 정권이 한창 구성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에게 거는 기대가 대체로 내치에 집중되는 경향이 짙은 것 같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외치에 있는 것이 아니겠는가. 후보 시절 “내 모든 것을 걸고서 전쟁을 막겠다.”라고 했던 그의 진지한 발언이 “내 모든 것을 걸고서 한민족의 평화로운 대약진의 역사를 전개하는 계기를 확립하겠다.”라는 내용이 함축된 것이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이 글은 2017년 5월 31일 인권연대 웹진 <사람소리> 에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