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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 아크사 모스크 땅, 단 한 뼘도 양도하지 못한다! - 셰이크 아크리마 사브리의 금요 설교 (홍미정)

작성자
hrights
작성일
2018-08-07 16:12
조회
1955

홍미정/ 단국대 중동학과 조교수


 예루살렘 이슬람교 재단에 따르면, 지난 7월 한 달간 이스라엘 정착민 3천 900여명이 예루살렘 소재 이슬람 성지 알 아크사 모스크 복합단지에 쳐들어왔다. 이 정착민들은 알 아크사 모스크 복합단지 마당에서 예배드리는 무슬림들 사이에 끼어들어, 이곳이 3천 년 전 건설된 솔로몬성전 터였다는 신화를 떠벌리고, 탈무드를 큰소리로 읽기도 하는 등 무슬림들을 자극했다. 이들은 솔로몬성전을 재건한다는 명분으로 알 아크사 모스크 복합단지를 대체하는 유대교 성전 건설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이스라엘은 알 아크사 모스크 복합 단지 주변에 터널을 파는 등 이 단지를 붕괴 위험에 빠뜨리는 공세적인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알 아크사 모스크 복합단지
사진 출처 - PASSIA제공, http://www.passia.org/


 7월 19일(목), 이스라엘 의회는 ‘민족 국가 법’을 통과시킴으로써, 예루살렘을 포함한 역사적인 팔레스타인 땅 전역에 대한 유대화 정책에 정점을 찍었다. 이 법은 다음 세 가지 원칙을 천명하였다.

이스라엘의 ‘민족 국가 법’


1. 이스라엘 땅(역사적 팔레스타인)은 유대인들의 역사적 고향이다. 이곳에 이스라엘 국가가 건설되었다. 2. 이스라엘 국가는 유대인들의 고향이다. 여기서 유대인들은 천부적, 종교적, 역사적 자결권을 성취한다. 3. 이스라엘 국가에서 민족 자결권을 행사할 권리는 유대인들에게만 있다.
게다가 통합된 예루살렘은 이스라엘의 수도, 이스라엘의 공식 언어는 히브리어, 이스라엘은 유대인 이민과 귀환을 위해 개방될 것이며 유대 정착촌 개발을 민족의 가치로 간주하며, 유대 정착촌 건설과 강화를 고무시키고 촉진시키는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명시하였다.

 이 법은 예루살렘을 포함한 역사적인 팔레스타인 땅의 전면적인 유대화를 강화하면서, 아랍-이슬람 문화를 일소하는 중요한 토대로 작용할 것이다. 유대화 정책의 핵심 대상에는 8세기 초에 건설된 예루살렘 알 아크사 모스크 복합단지가 있다.

 예루살렘은 예언자 무함마드와 초기 무슬림들의 기도 방향이었으며, 알 아크사 복합단지는 ‘예언자 무함마드가 메카로부터 예루살렘으로 알 부라끄라는 날개 달린 인면 말을 타고 밤의 여행을 하였고, 하늘로 승천했다고 전해지는 장소(바위돔 모스크 터)’이기도 하다.



알 부라끄 모스크 입구
사진 출처 - 필자 제공


 이번 여름 예루살렘 현지조사에서, 필자는 알 아크사 모스크 복합단지 내 규모가 작지만, 매우 특별한 알 부라끄 모스크를 방문하였다. 이 모스크는 예언자 무함마드의 ‘밤의 여행’을 기념해서 14세기에 건설되었다. 이 모스크는 알 아크사 모스크 복합단지의 서쪽 벽, 일명 알 부라끄 벽(통곡의 벽) 안쪽에 붙어있다. 이러한 알 부라끄 모스크의 존재는 서쪽 벽이 무슬림들에게 매우 소중한 문화유산이라는 징표다.



알 부라끄 말 고리
사진 출처 - 필자 제공


 7월 27일(금), 알 아크사 모스크 금요일 예배에서, 알 아크사 모스크 이맘이며, 이슬람 최고 위원회 의장인 셰이크 아크리마 사브리(Dr. Sheikh Ekrima Sabri)는 지속적으로 공격당하는 알 아크사 모스크와 관련하여 다음과 같이 설교하였다.



셰이크 아크리마 사브리의 금요 설교


 알 아크사 모스크는 이스라엘 공격의 표적이 되고 있으며, 며칠 전에 이스라엘이 땅을 파헤치는 과정에서, 알 아크사 모스크 서쪽 벽 돌 몇 개가 떨어져 나갔다. 이스라엘이 이렇게 땅을 파헤치는 이유는 3천 년 전 건설된 솔로몬 성전 터라는 허황된 주장을 입증하는 단 하나의 돌이라도 찾기 위한 것이라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그 진짜 이유는 알 아크사 모스크를 제거하는 것이다.
 하나님이 알 아크사 모스크를 보호하신다. 하나님의 도움으로, 무슬림들은 알 아크사 모스크를 방어한다는 것을 분명히 밝힌다. 알 아크사 모스크는 거래 대상이 아니다. 아무도 알 아크사 모스크에 대해서 협상할 권리가 없고, 알 아크사 모스크 땅을 단 한 뼘도 양도하지 못한다. 알 아크사는 우리의 교의의 일부이며, 여러 세대에 걸쳐 오늘날까지 내려온 유산이다. 우리 팔레스타인인들은 여전히 높은 자긍심을 가지고 있다. 이스라엘 점령세력은 ‘민족 국가 법’을 제정함으로써 예루살렘 팔레스타인인들에게 억압적인 조치들을 부과하고 있다. 예루살렘 팔레스타인인들은 결코 자신들의 합법적인 권리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고, 알 아크사 땅을 단 한 뼘도 넘겨주지 않을 것이다.



셰이크 아크리마 사브리
사진 출처 - 루바바 사브리 제공


 이날 12시 30분부터 진행된 셰이크 아크리마 사브리의 금요 예배 설교가 끝난 직후, 이스라엘 군대는 최루 가스총을 쏘는 등, 알 아크사 모스크 공격을 시작하면서 모스크로부터 무슬림들을 쫓아내었고, 일부 무슬림들을 모스크 내부에 가두고 문을 폐쇄했다. 쫓겨난 무슬림들은 모스크 입구에서 계속 기도회를 개최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