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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팔레스타인 청년 봉기 (마흐디 압둘 하디)

작성자
hrights
작성일
2017-08-07 15:03
조회
336

마흐디 압둘 하디/ 팔레스타인 국제문제 연구소장
(Mahdi Abdul Hadi, Head of PASSIA, http://www.passia.org)


2015년 10월 초, 팔레스타인, 특히 예루살렘에서 팔레스타인 청년들이 이끄는 역사적인 새로운 움직임이 목격되었다. 이스라엘 정착민들과 이스라엘 군부에 대항하는 이 “청년 봉기”는 개인적이고 무계획적이며 자발적인 방식이다. 이 봉기는 지난 40년간 이스라엘이 추진한 인간성 말살, 점령, 이스라엘화, 유대화 정책의 결과로 발생한 팔레스타인 사회의 분노와 좌절의 표현이다.


이 “청년 봉기”는 팔레스타인인들이 가지고 있는 확고한 의지와 저항의 개념에 다음과 같은 새로운 비전과 임무를 불어넣었다.


■ 팔레스타인인들을 그들의 영토, 가정, 모스크, 교회, 그리고 예배소와 일터에서 추방하려는 이스라엘의 시도와 팔레스타인 주택 파괴, 팔레스타인 마을 고립시키기, 그리고 팔레스타인 어린이 체포와 고문에 대항하는 저항과 생존


■ 팔레스타인 민족서사와 역사문화 왜곡, 이슬람 성지 훼손 및 민족기구 폐쇄에 대항하는 저항과 생존


■ 알 아크사 모스크(알 하람 알 샤리프, 예루살렘 이슬람 성지)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격 및 정문 폐쇄조치, 그리고 대다수 주민들이 알 아크사 모스크에서 기도하는 것을 금지하는 조치에 대항하는 저항과 생존


■ 예루살렘 포위와 주민들의 예루살렘 성지 입장 금지에 대항하는 저항과 생존


■ 팔레스타인의 민족적, 종교적 상징인 알 하람 알 샤리프로 구현되는 민족정체성을 지키기 위한 저항과 생존


■ 자신감과 용기를 가지고, 이스라엘인들에게 저항한 자신들의 행위의 결과를 웃으면서 수용하는 저항과 생존


■ 어떠한 정당, 파벌, 정치적 주장에도 충성하지 않고, 제휴하지 않으며, 지도자나 대표가 되고자 하는 감투욕심도 없는 청년들의 저항과 생존


팔레스타인 청년 봉기의 사례


■ 오슬로협정 이후에 태어난 12~20세 사이의 세대들이 이스라엘 군부와 무장한 정착민들에 대항하여 나섰다. 이 세대는 1948년 이스라엘국가 건설과 팔레스타인 나크바(대재앙), 1967년 6월 전쟁, 1987년 제 1차 인티파다(팔레스타인 봉기), 1993년 교착상태에 빠진 오슬로 협상 등 팔레스타인의 역사를 구체적으로 모를 수도 있다.


■ 그러나 이 세대는 이브라힘 투칸의 민족 시(詩)를 기억하고 암송한다. “나의 조국, 나의 조국, 청년은 지치지 않는다. 그들의 목표는 독립이 아니면 죽음 뿐... 우리는 적의 노예가 되지 않을 것이며 끝없는 굴욕과 비참한 삶을 원하지 않는다... 우리는 위대한 평화를 되찾을 것이라네.”


■ 이 세대는 지난해부터 지금까지 매일 알 아크사 모스크와 그 안마당 출입을 금지 당해 예루살렘의 길바닥에서 기도를 올려야 했으며, 무장한 정착민들이 점령군의 보호 하에 알 하람 알 샤리프에 무단 침입하는 것을 목도하였다.


■ 이 세대는 유대근본주의자들이 행하는 섬뜩한 주장과 구약의 “전설들”을 들었으며, 알 아크사 모스크를 대체하는 유대교성전 건축계획안 이미지와 모델들을 목격했다.


■ 이 세대는 비록 오늘 자신의 공간을 잃어버렸을지라도, 내일을 또다시 빼앗기는 것을 거부한다. 20~35세 사이의 이 세대는 자신의 가족 문제, 이웃의 폐쇄와 고립 및 어린이 체포 문제에 관심을 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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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흐디 압둘 하디(Mahdi Abdul Hadi)
팔레스타인 국제문제연구 소장


■ 이 세대는 나에게 교육시킬 수 있는 힘을 준 '지드니'라는 사회 문화 운동을 시작하였다. 이 운동은 책을 가지고, 마흐무드 다르위시 시를 읽고 암송하면서 예루살렘 구도시를 에워싼 인간 띠에서 시작되었다. 마흐무드 다르위시의 시, “아, 덧없는 이야기들 사이에서 지나가는 인생들, 이제 당신들은 이곳을 떠나야 한다. 당신들이 원하는 곳에서 살아라, 그러나 우리들 사이에서 살지는 말아라.”


■ 팔레스타인 순교자인 바하 엘리얀은 살해당하기 전 자신의 페이스 북에 다음과 같은 글을 남겼다. “나는 모든 파벌들에게 나의 순교를 활용하지 말라고 요구한다. 나는 조국을 위해 죽는 것이지, 그 어떤 파벌을 위해서 죽는 것이 아니다.” ... “그들이 우리 집을 부수려 한다면 마음대로 하게 둬라. 돌은 인간의 정신보다 가치가 없으니까.”


■ 이 세대는 돌을 던지고, 타이어를 태우고, 칼로 이스라엘인을 공격한 게 전부였으나 실탄과 고무총탄에 맞았다.


■ 이 세대는 팔레스타인 마을을 방어하기 위한 시민사회 위원회를 조직했다.


■ 이 세대는 ‘그리스인 조르바(자부심과 자신감)’ 멜로디에 맞춰 라말라 거리에서 춤을 췄으며, 행진을 하며 알제리(100만 순교자의 나라) 국기를 들어올렸다.


■ 이 세대는 사회 문화 클럽을 결성했고, 소셜 미디어에 자신들의 저항과 분노를 게시했다.


■ 이 세대는 지난 40년 이상 지속되어 온 팔레스타인인의 저항에 관한 그림을 그리고, 민족 시(詩)를 지었다.


■ 이 세대는 오늘은 계산되나(103명의 희생자), 내일이면 잊혀지는 숫자로 명명되길 거부한다.


■ 이 세대는 일상적인 현실에서 도전(직업도 없고, 여행도 못가고, 결혼도 못하며, 자기 소유의 집을 짓기 위한 “허가”도 받지 못하고 있는 등)을 받고 있다. 이들은 자신의 미래를 건설하기 위한 독창적인 방안을 추구했다.


■ 이 세대는 2014년 말, 라말라와 나블루스 사이에 밥 알 샴스(태양의 문) 건설 계획을 생각해냈고, 이스라엘인들이 파괴한 요르단 계곡에도 이와 유사한 계획을 세웠다.


■ 이 세대는 튀니지 태생의 아부 알 까심 알 샤비의 시(詩)를 암송한다. “산에 오르기 두려워하는 자는 영원히 그 골짜기에 머물지니.”


■ 이 세대는 그 어떤 지도부나 지침, 대표자 등을 기다리지 않고 스스로의 길을 개척하며, 자신의 권리, 존엄 그리고 인간의 가치를 위해 투쟁한다.


환상의 붕괴: 가면이 벗겨지고, 진실이 드러나다


민족전선에 대한 환상의 붕괴:
1) 이스라엘과의 “신성한 안보” 협력 종결
2) 민족 화해와 통합의 성취 및 이스라엘에 대한 보이콧
3) 대통령, 입법부 및 의회 구성을 위한 총선 실시
4) PLO 헌장, 임무 및 정치기구 재가동
5) 전범 및 인권유린에 연관된 이스라엘 지도부의 고발


정치전선에 대한 환상의 붕괴:
1) 서안과 가자지구에 예루살렘을 수도로 한 팔레스타인 국가 건설
2) 예루살렘을 개방된 공동도시, 즉 국제도시로 공유하고, 팔레스타인 마을들에서 이스라엘의 철수
3) 포위 종결, 가자 지구 재건, 공항과 항구 건설하기
4) 이스라엘의 정착 활동, 토지 및 재산의 몰수 중단
5) 팔레스타인 포로 및 억류자의 석방 및 체결된 협정 이행


아랍전선에 대한 환상의 붕괴:
1) 팔레스타인인들에 대한 경제적, 정치적 분야 조력자인 아랍연맹의 결정 실행
2) 이집트와의 우호관계 회복 및 라파 국경 재개방
3) 예루살렘에 관한 요르단-팔레스타인 관계 및 이슬람 와끄프 위원회 제도화
4) 아랍 국가들에서의 팔레스타인 난민에 대한 주거, 노동, 교육 및 이동에 대한 불공정한 규제 철폐
5) 아랍-이스라엘의 정치 및 안보 관계 정상화 중단


이스라엘전선에 대한 환상의 붕괴:
1) “역사적 현상유지 변화시키기” 즉 이스라엘과 알 아크사 모스크(알 하람 알 샤리프)를 공유한다는 환상 종결
2) 이스라엘이 아랍인들에게 시민권을 부여할 것이라는 환상 종결
3) “현상 유지”를 필연적인 것으로 여기는 환상 종결
4) 분쟁 해결을 위한 미국-이스라엘 간의 경제적 해결책이라는 환상 종결
5) 아랍과 이스라엘의 관계 정상화라는 환상 종결


■ 결론적으로, 100년 이상 지속된 끝없는 갈등 이후, 역사적인 팔레스타인 땅과 외국에 흩어져 있는 우리 팔레스타인인들은 “이중 국적”에 토대를 두고 팔레스타인에서 새로운 비전을 향해 노력하고, 우리의 조국에서 지속되는 시온주의 운동에 계속해서 도전해야 하는가?


■ 이러한 일련의 사건 이후에, 우리가 우리의 조국과 성지, 특히 알 아크사 모스크(알 하람 알 샤리프)에 대한 우리의 권리를 유지하기 위한 방법을 모색해야만 하는가?


■ 새로운 비전을 성취하기 위하여, 팔레스타인 “청년 봉기” 및 우리 열망의 구현체인 PLO와 더불어 나와 함께 “종을 울릴” 사람, 있습니까?


이 글은 2015년 12월 24일 인권연대 웹진 <사람소리> 에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