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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브라함 협정 이후의 중동 정세 변화, 팔레스타인인들의 곤경(홍미정)

작성자
hrights
작성일
2020-12-23 14:43
조회
944

홍미정/ 단국대 중동학과 조교수


이스라엘-아랍국가들 관계정상화
 2020년 12월 10일, 미국의 중재로 이스라엘과 모로코가 관계 정상화에 합의하였다. 모로코는 UAE, 바레인(9월 15일), 수단(10월 23일)에 이어 이스라엘과 관계 정상화협정을 체결한 4번째 아랍 국가가 되었다.


 이스라엘-모로코 관계 정상화 대가로 미국은 수십년 간 분쟁 지역으로 독립 움직임이 있는 서부 사하라에 대한 모로코의 주권을 인정하였다. 미국은 유엔의 입장을 무시하면서, 모로코가 점령한 서부 사하라를 모로코 영토로 인정한 것이다. 유엔은 이 지역 주민들이 자치권을 부여받지 못한 채 모로코의 식민 지배를 받는 영토로 간주한다. 서부 사하라는 폴리사리오 전선으로 알려진 사흐라위 민족주의자 운동이 완전한 독립을 추구하는 지역이다. 따라서 이러한 미국의 결정은 폴리사리오 전선과 모로코뿐만 아니라, 폴리사리오 전선을 후원하는 알제리와 모로코 사이의 심각한 무력 분쟁을 야기할 수 있다.


 2020년 12월 11일, 오만 외교부는 이스라엘-모로코 관계정상화에 대한 환영 성명을 내고 “모로코 국왕 무함마드 6세가 중동의 포괄적이고 정의롭고 항구적인 평화를 위한 지속적인 노력을 강화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모로코에 이어 오만도 곧 이스라엘과의 관계 정상화 대열에 합류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우디가 이스라엘과 모로코 관계를 진전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우디는 이스라엘과 관계 정상화 시기를 저울질하면서, 더 많은 국가들이 이스라엘과 관계 정상화를 추진하도록 독려하고 있다.


 다른 한편으로, 2020년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점령정책을 더욱 공세적으로 추진하였다. 2020년 1월-11월까지, 이스라엘은 점령지 동예루살렘과 서안에서 331채의 주택, 561개의 가게 등 892채의 팔레스타인 건물들을 파괴했다. 이는 작년보다 31% 증가한 수치다. 올해 1월-6월까지, 이스라엘 점령세력은 27명의 팔레스타인인들을 살해하고, 1,070명을 다치게 했으며, 2,330명의 팔레스타인인들을 체포하였다. 2020년 9월 말 현재 4,184명의 팔레스타인인들이 보안상의 이유로 이스라엘 감옥에 수감되어 있다. 게다가 2020년 이스라엘은 점령지 서안에 총 12,000채 이상의 국제법상 불법적인 유대인 정착촌 주택 건설을 추진함으로써, 최근 10년 동안 최대의 유대인 정착촌 건설 붐을 일으켰다. ‘아브라함 협정’ 체결 이후, 10월에만 이스라엘은 점령지 서안 지역에 3,000채가 넘는 유대인 정착촌 주택 건설을 승인하였다. 이런 상황에서 이스라엘-아랍국가들 관계 정상화, 소위 평화 협정 체결은 팔레스타인인들에게는 심장을 찌르는 듯한 커다란 고통으로 다가왔다.


시온주의자 바이든 미국 대통령
 2020년 11월 7일, 사우디 정보부장(1979–2001) 및 주미대사(2005–2007)를 지낸 투르키 알 파이잘 왕자는 “미국 대통령 당선자 조 바이든은 팔레스타인인들을 실망시킬 것이다. 바이든은 예루살렘은 이스라엘의 수도이며 골란고원은 이스라엘의 영토라는 트럼프의 친이스라엘 정책들을 계승할 것이며, 아브라함 협정에서 후퇴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바이든은 2007년 버락 오바마 대통령 선거 유세에서 러닝메이트로서 “이스라엘은 미국이 중동에서 가지고 있는 가장 큰 힘이며, 나는 시온주의자이고, 시온주의자가 되기 위해서 유대인일 필요는 없다.”고 주장했다.


 1897년 8월 29일 스위스 바젤에서 개최된 제 1차 시온주의자 회의에서 채택된 바젤 강령에 따르면 ‘시온주의는 팔레스타인에 공법으로 보장된 유대민족 고향을 창설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 회의에서 시온주의자 기구가 창설되면서 유대 민족주의운동, 즉 예루살렘(시온)을 포함한 팔레스타인 땅에 유대국가 건설을 목표로 하는 국제정치 운동을 주도하였다. 그 결과 1948년 5월 14일 이스라엘 국가가 수립되었다. 따라서 시온주의자는 ‘유대국가’를 표방하는 이스라엘 국가 창설이념에 동의하는 사람들이며, 이스라엘 국가에 대한 지지를 가장 중요한 요소로 간주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이스라엘과 관계 정상화를 한 아랍 국가들은 팔레스타인 땅에 건설된 이스라엘 국가를 인정하고, 지지하기 때문에 시온주의자들로 간주될 수 있다.


 2020년 11월 22일 미국무장관 폼페이오는 UAE, 바레인, 수단 이외의 다른 아랍국가들도 이스라엘과의 관계 평화협정을 체결할 것이라고 다음과 같이 밝혔다. “다른 나라들도 UAE, 바레인, 수단이 한 일에 동참하고, 이스라엘의 정당한 위치를 인정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그들은 자국을 위해 옳은 일을 하는 것이고, 자국의 번영과 안보가 증진되기 때문에 그렇게 할 겁니다. 미국의 지도력과 개입, 그리고 이란 이슬람 공화국으로부터 중동 지역의 위험을 줄이려는 미국의 역할이 없었다면 이런 일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지금 걸프 아랍 국가들과 이스라엘이 이란으로부터 위협을 받고 있다고 공통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새로운 대통령 바이든의 정책은 본질적으로 이스라엘 강화라는 측면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업적을 계승할 것이다. 트럼프와 다른 점이 있다면, 아마도 바이든은 이스라엘과 관계를 정상화 한 아랍 정부들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이란 및 무슬림형제단을 중요하게 다룰 것이고, 무슬림형제단 및 무슬림형제단 연계 세력과 깊은 관계를 맺고 있는 터키나 카타르에 힘을 실어 줄 수 있다. 특히 무슬림형제단 연계 세력들은 국제적인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으며, UAE, 바레인, 수단, 사우디 등에서 정치개혁을 요구하는 강력한 정부 반대파를 구성한다. 때문에 무슬림형제단 연계 세력들이 이스라엘과 관계 정상화를 추진한 아랍 정부들에 맞서 정치개혁 문제를 제기한다면, 역내 정치적 불안정성이 심화될 수 있다. 이러한 불안정한 환경은 이스라엘의 역내 패권 강화에 더욱 유리하게 활용될 수 있다.


UAE와 이스라엘 정착촌 동맹
 2020년 10월 20일, 이스라엘-UAE 관계 정상화 합의, 즉 아브라함 협정 체결 이후 처음으로 UAE 고위급 대표단이 이스라엘을 방문하였다. 이 날 이스라엘과 UAE는 무비자 여행 및 매주 28편의 UAE-텔아비브 항공편을 포함하는 항공운항협약을 비롯한 다양한 협정을 체결하였다.


 특히 공항 기념식에서 미국 주도로 UAE, 이스라엘은 중동 및 그 외의 지역 경제 협력과 번영을 위한 개발 계획을 위해 30억 달러의 민간 기금 조성을 목표로 하는 아브라함 기금 설립을 발표했다. 아브라함 기금은 우선 팔레스타인인들의 이동을 통제하는 서안 소재 이스라엘 군대 검문소를 현대화하는데 사용될 것이며, 이스라엘 천연 가스 탐사를 위한 투자자를 찾고 있다.


 같은 날, 이스라엘 주재 미국 대사관은 “미국, 이스라엘, UAE는 아브라함 협정을 실행하기 위한 아브라함 기금 설립을 발표하게 되어 자랑스럽다. 이 기금을 통해 미국 국제개발금융공사, UAE, 이스라엘은 30억 달러 이상의 민간주도의 투자개발 계획을 통해서 중동 및 그 외 지역의 지역 경협과 번영을 도모할 계획이다.”고 공식 홈페이지에 게시했다.


 미국 국제개발금융공사의 애덤 뵈흘러 대표는 미국, 이스라엘, UAE가 중동과 북아프리카 지역 경제 회복과 평화 강화를 위해 민간 투자로 아브라함 기금, 즉 최소 30억 달러 규모의 투자 기금을 설립할 것이라고 밝혔다. 애덤 뵈흘러는 공항 기념행사에서 아브라함 기금의 일부는 먼저 이스라엘이 운영하는 서안 소재 검문소를 현대화하는 데 사용될 것이라고 밝히면서 “아브라함 기금은 서안과 그 외 지역의 안정, 평화, 안보를 촉진하기 위한 투자에 우선순위를 둘 것이다. 우리는 이미 팔레스타인인들의 이동을 위하여 이스라엘이 운영하는 검문소를 개조하고 현대화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에 응답하여, UAE 국무장관 아흐메드 알리 알 세이예그는 “이 기금은 종교나 정체성에 상관없이 사람들의 복지를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세 국가의 열망을 반영한다. 이 구상은 가장 많은 지원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의 삶을 개선시키는 동시에, 경제적, 기술적 힘의 원천이 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러한 알 세이예그의 주장은 아브라함 기금이 팔레스타인인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하여 이스라엘 검문소를 현대화하는데 사용된다는 것이다.


 서안에는 팔레스타인인들과 물품의 자유로운 이동을 통제하는 700개 이상의 이스라엘 검문소가 있다. 이 기금 설립자들은 검문소를 현대화함으로써 팔레스타인인들의 이동을 수월하게 만들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사실은 이스라엘의 점령을 영구화하는데 활용될 것이다. 국제법상으로 이스라엘과 같은 호전적인 군사 점령은 일시적인 것이어야 한다. 이스라엘의 점령은 1967년 이후 이미 50년 이상 지속되었다. 현대식 검문소는 인종차별적인 점령정책을 더욱 심화하고, 영구화하려는 시도로 국제법을 명백히 위반하는 것이다.


 현재 검문소를 활용함으로써,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인들을 꼭두각시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관리하는 지역으로 몰아넣고, 비옥한 땅과 풍부한 상수원이 있는 지역을 포함하는 나머지 지역으로의 진입을 금지한다. 팔레스타인인들의 출입이 금지된 지역에서 이스라엘은 정착촌을 건설하고 확장한다. 이스라엘이 검문소를 통해 팔레스타인인들의 이동을 통제함으로써 얻는 어떠한 것도 팔레스타인들에게는 손실이고 정착민들에게는 이익이다.


 현대화된 검문소는 분명히 이스라엘과 정착민들이 원하는 곳에 팔레스타인인들을 수용하기 위하여 훨씬 더 효율적으로 작동할 것이다. 따라서 아브라함 기금은 검문소 현대화로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주민을 통제하고 억류하는 기술을 더욱 정교하게 만드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


 게다가 트럼프 행정부는 아브라함 기금을 이끌 첫 지도자로 극우 랍비 아례 라이트스톤을 선정했다. 라이트스톤은 2018년 5월 미국 대사관을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옮기는 일을 적극 추진한 이스라엘 주재 미국 대사 데이비드 프리드먼의 선임 고문이며, 정착촌과 강력한 유대관계를 맺고 있다.


 2020년 11월 8일-12일, 사마리아 정착촌 위원회(이스라엘은 북부 서안을 사마리아로 지칭한다) 대표 요시 다간이 이끄는 정착촌 대표단이 이스라엘 정착촌에서 생산되는 물품 생산과 판매 협력을 촉진시키기 위하여 두바이를 방문하였다. 11월 10일 사마리아 정착촌 위원회는 성명을 내고, “대표단이 농업, 해충 방제, 플라스틱 및 담수화 사업 분야에서 일하는 20여 명의 개인과 기업들과 마라톤 비즈니스 미팅을 가졌다.”고 밝혔다.


 이 방문 기간 동안, 두바이 유통회사인 팜 홀딩 사무실에서 열린 환영식에서 요시 다간은 “오늘 아침 우리는 역사를 만들고 있다. 우리는 사마리아와 최고 기업인 팜 홀딩 사이에 새로운 경제의 장을 열고 있다. 나는 매우 흥분되고 행복하다. 사마리아는 모든 분야에서, 그리고 수출과 사업 발전에서도 선두를 이끌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사마리아는 인구통계학적으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지역 중 하나이며 경제적으로도 발전하고 있다. 이 합의들은 사마리아와 두바이 그리고 UAE와 이스라엘 사이의 경제 협력을 강화시킬 것이다. 우리는 언제나 가족처럼 개인적이고 사업적인 차원에서 친구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에 답하여 팜 홀딩 대표 파이살 알리 무사는 “여러분들을 이 자리에 모시게 되어 매우 기쁘다. 이것은 상상하지도 꿈도 꿀 수 없었던 상황이다. 이것은 오늘날 우리가 도달한 매우 큰 목표다. 우리는 UAE와 이스라엘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우리가 진정한 사업가임을 알리고 있다. 우리는 진짜 형제고, 진정한 친구다. 우리는 함께 사업을 할 것이고 평화롭게 살기를 원한다. 나는 우리를 위해 문을 열어준 요시 다간에게 감사한다.”고 말함으로써. 이스라엘 정착촌과 감동적이고, 긴밀한 동맹관계를 수립하였음을 확인하였다.


 2020년 11월 12일, 사마리아 정착촌 위원회와 UAE 협력에 관하여,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의 보좌관인 나빌 샤스는 “우리 팔레스타인 땅에 있는 이스라엘 정착촌과 아랍국가의 협력을 목격하는 것은 고통스럽다. 이스라엘 정착촌은 팔레스타인 국민에 대한 최악의 명백한 공격 중 하나다.”고 절규하듯 비난하였다.
2020년 12월 7일, 사마리아 정착촌 위원회는 와인, 타히니, 올리브 오일, 꿀을 생산하는 이스라엘 정착촌 기업들이 팜 홀딩과 UAE로 이스라엘 정착촌에서 생산한 제품을 수출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이스라엘 정착촌 제품의 UAE로 수출이 시작되었다.


 팔레스타인인들은 서안 소재 이스라엘 정착촌을 평화에 대한 주요한 장애물이며, 국제법 위반으로 간주한다. 결국 UAE는 팔레스타인인들의 토지소유권을 박탈하는 불법적인 유대 정착민들과 공조체계를 구축함으로써 팔레스타인인들의 영토주권을 박탈하는데 공식적으로 직접 가담하고 있다. 이렇게 UAE는 팔레스타인인들의 인권을 무참하게 짓밟는 점령세력 이스라엘에게 적극적인 협조를 하고 있다.


출처: Bahraini artist Sarah Qaid


 2020년 11월 11일, UAE 부총리 겸 내무장관 사이프 빈 자이드 알 나흐얀과 이스라엘 공안부장관 아미르 오하나가 화상회의를 개최하고 공동팀을 구성하여 범죄 예방 프로그램, 안전 서비스를 구축하기로 합의하였다. 11월 19일, 아부다비에서 요르단왕 압둘라와 바레인왕은 아부다비 왕세제 무함마드 빈 자이드와 회담을 하였다. 이러한 전례 없는 회의들은 이스라엘을 중심축으로 한 중동의 지각변동을 의미한다.


 2020년 11월 16일, UAE의 에티하드 항공은 이스라엘 방문을 선동하는 비디오 광고에서 이스라엘 점령지 동예루살렘 소재 알 아크사 모스크를 대체하는 유대교 제 2성전을 내보냈다. 유대교 제 2성전은 서기 70년 로마제국에 의해서 파괴된 것으로 알려졌다. 에티하드 항공의 유대교 제 2성전 광고는 동예루살렘 소재 알 아크사 모스크 복합단지를 유대교 제 3성전으로 대체시키려는 이스라엘의 의도를 따르는 것으로, 아브라함 협정의 목표를 명백히 드러내는 것이다. 이는 팔레스타인인들의 심장에 비수를 꽂는 행위다. 에티하드 항공은 2021년 3월 28일부터 매일 아부다비-텔아비브 직항 노선을 운행하기로 공식 발표했다.


 2020년 11월 4일 두바이에 본사를 둔 플라이두바이 항공사는, UAE와 이스라엘 사이에 11월 26일부터 직항 운항을 시작하여, 매일 2회. 일주일에 14회 두바이와 텔아비브를 운항할 것이라고 발표하였다. 11월 8일, 플라이두바이는 이스라엘 관광객을 태우고 UAE에 처음으로 착륙하였다.


 2020년 11월 7일, UAE는 개인의 자유를 확장하기 위하여 이슬람 율법 적용을 완화하겠다고 발표하였다. 이것은 이스라엘 관광객과 투자가 유입될 것으로 예상되는 UAE와 이스라엘의 관계를 정상화에 따른 발표다. UAE는 2017년, 2018년, 2019년 미국, 이스라엘 등과 함께 그리스에서 실시된 연합 공군 군사 훈련을 진행했고, 리비아 내전에서도 이스라엘과 함께 리비아 동부 지역 군벌을 지원하면서 역내에서 이스라엘과 매우 적극적인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UAE가 사우디를 넘어서 역내 리더로 부상하고 있는가?


바레인: 이스라엘 정착촌 제품 통관 허브 꿈
 2020년 12월 3일, 이스라엘 방문 중인 바레인 산업상업관광 장관 자이드 빈 라시드 알 자야니는 이스라엘 기자들과의 회견에서 “바레인은 이스라엘 제품과 정착촌 제품을 구별하지 않을 것이다. 이스라엘이 제공하는 모든 상품과 서비스는 이스라엘의 상품으로 취급될 것이다. 서안과 골란고원 소재 이스라엘 정착촌에서 나온 제품들조차도 특별 라벨을 요구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이스라엘과 함께 새로운 장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바레인의 정책은 유럽연합의 정책과 충돌하는 것이다. 2019년 11월 12일, 유럽연합 사법 재판소는 “회원국들이 소매상들에게 이스라엘 정착촌에서 만들어진 제품을 특별 상표로 식별하도록 의무화해야 하며, 'Made in Israel'로 표기해서는 안 된다.”고 판결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스라엘 정착촌 제품들은 이스라엘 제품으로 탈바꿈하여 바레인을 경유해서 유럽 등 다른 국가들로 팔려나갈 수 있다. 따라서 바레인은 이스라엘 정착촌 제품들의 통관을 위한 허브로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2020년 11월 18일, 바레인 외무장관 압둘라티프 라시드 알 자야니는 바레인 공식 대표단을 이끌고 이스라엘을 방문하였다. 알 자야니는 최초의 텔아비브 행 걸프 에어의 바레인-이스라엘 간 직항 노선을 이용하여, 이스라엘을 공식 방문한 최초의 걸프국가 장관이 되었다. 바레인의 국영 BNA 통신은 이번 방문이 “평화 프로세스 지원에 찬성하는 바레인의 강력하고 영구적인 입장을 확인시켜 줄 것이며, 이스라엘과의 경제적 기회와 양자간 합의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전했다.


 같은 날, 알 자야니의 초청으로 이스라엘 외무장관 가비 아쉬케나지는 국제전략문제연구소 주최로 12월 4일부터 6일까지 열리는 역내 장관급 회담인 2020 마나마 대화에 참석하기로 합의했다. 아쉬케나지는 “오늘부터 시작된 건설적인 대화를 계속하기 위해 마나마에 곧 갈 것이며, 양 측 지도자들 간의 대화를 촉진할 것을 약속한다.”고 말했다. 아쉬케나지는 자신의 트위터에 “바레인이 이스라엘에 대사관을 개소하고, 마나마에 이스라엘 대사관을 개소하기로 합의한 것에 감사한다.”고 밝혔다.


 걸프지역과의 관계를 다루어온 이스라엘 외교관은 “우리의 UAE, 바레인과의 관계에는 엄청난 경제적 잠재력이 있다. 외무부의 많은 사람들은 15년 이상 동안 이러한 유대관계를 형성하기 위해 노력해왔고, 이제 이들이 마침내 그것들을 공개적으로 말할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이번 바레인 외무장관의 방문은 이러한 노력의 정점이며,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져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2020년 9월 23일, 이스라엘의 첫 직항 비행기가 바레인에 착륙하였다.


 바레인은 이스라엘과 비공식적으로 유지해오던 관계를 공식화하면서, 정치 경제적인 변화의 계기를 맞이한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바레인은 정치, 경제적으로 사우디의 그늘에 묻혀있었다. 이제 바레인은 사우디의 그늘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사우디의 복잡한 셈법
 이스라엘과 관계 정상화에 대한 사우디의 셈법은 UAE나 바레인보다 훨씬 더 복잡하다. 사우디는 이스라엘-아랍국가들과의 관계정상화로 아랍 리더국가로서의 자리가 빛이 바래는 듯하다. 게다가 사우디의 국내 상항은 다른 걸프 국가들보다 상대적으로 훨씬 더 복잡하다. 특히 이것은 왕권 승계 문제 및 입헌 군주제로의 정치 개혁을 요구하는 무슬림형제단관 연계된 세력을 비롯한 사우디의 정부 반대파들의 활동을 포함한다.


 2020년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 바이든이 당선된 후, 트럼프 대통령과 돈독한 관계를 유지해 온 사우디 정부는 무엇인가 입장 변화를 내놓아야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상황에서 2020년 12월 8일, 살만 국왕이 주재한 각료회의 결과 발표한 성명은 팔레스타인의 대의를 근본적인 아랍 문제이며, 사우디 정부의 최우선의 외교 정책이라고 다음과 같이 밝혔다. “사우디는 국제법과 결의에 따라 2002년 아랍 평화안을 준수하고, 평화를 위한 전략적 선택을 지지한다. 팔레스타인인들과의 연대의 날을 맞이하여, 팔레스타인 땅에서 이스라엘 정착촌 건설은 중단되어야한다. 이스라엘 정착촌은 명백한 국제법 위반이며, 영구적이고 포괄적인 평화 달성에 장애물이다.” 이 성명은 UAE와 바레인이 현재 적극 추진하는 이스라엘 정착촌 우호 정책 충돌하는 것이다.


 아랍 평화안은 2002년 3월 27일 베이루트에서 개최된 아랍연맹 정상회담에서 당시 사우디 왕세제였던 압둘라가 제안하고, 아랍연맹이 승인한 것으로 “시리아 골란고원을 포함한 이스라엘이 점령한 모든 아랍영토로부터 1967년 6월 4일 경계로 완전히 철수하고, 여전히 점령하고 있는 남부 레바논으로부터 완전히 철수할 것, 유엔총회결의 194호에 따라 팔레스타인 난민 문제를 공정하게 해결할 것, 1967년 6월 4일 이후 점령한 서안과 가자에서 동예루살렘을 수도로 주권을 가진 팔레스타인 독립 국가를 수용할 것, 그 대가로 아랍 국가들은 이스라엘과 평화 협정을 체결하고, 포괄적인 평화의 틀 내에서 이스라엘-아랍국가 관계 정상화를 수립한다.”고 규정한다.


 아랍연맹은 2002년 아랍 평화안을 2007년 3월 24일 리야드에서 개최된 아랍연맹 정상회담, 2017년 3월 23-29일 암만에서 개최된 아랍연맹 정상회담에서 재승인하였다.


 2020년 11월 21일, 사우디외무장관 파이잘 빈 파르한 알 사우드 왕자는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리야드는 이스라엘과의 완전한 정상화를 지지하지만, 우선 팔레스타인인들에게 위엄을 갖춘 팔레스타인 국가를 보장하는 영구적이고 완전한 평화협정이 승인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2020년 12월 5일 다시 한 번, 그는 이스라엘과 사우디의 관계정상화의 전제 조건은 팔레스타인 국가 지위확보라고 다음과 같이 밝혔다. “우리는 이스라엘과의 완전한 정상화에 항상 열려있으며 이스라엘이 이 지역에서 위치를 확보할 것으로 생각한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팔레스타인인들이 그들의 국가를 가져야 하고 우리는 이 상황을 해결해야 한다.”


 그런데 2020년 12월 6일, 이스라엘 외무장관이 원격으로 참석한 바레인 안보정상회의에서 사우디 왕자 투르키 알 파이잘은 이스라엘을 중동에 남은 마지막 서구 식민 지배 세력이라고 다음과 같이 비난하고 나섰다. “이스라엘은 하마스를 테러 조직으로 규정하고, 하마스와의 전쟁을 선언하였으며, 사우디아라비아와 친구가 되고 싶어 한다. 이스라엘은 중동에서 마지막 남은 서구 식민지 지배 세력'이다.”라고 이스라엘을 공격하는 발언을 했다. 이러한 투르키 왕자의 발언은 이스라엘 언론이 네타냐후와 왕세자 무함마드 빈 살만이 네옴 신도시에서 회동한 사실을 폭로한 이후, 사우디 당국 내에서 원성이 확산된 가운데 나왔다. 투르키 왕자의 발언은 네타냐후에게 사우디 왕국을 경시하지 말 것을 요구하는 것이다.


 그러나 2014년 5월 26일, 투르키 알 파이잘 왕자는 이스라엘군 정보부장(1970–2010)을 지낸 아모스 야들린을 만난 자리에서, “아랍인들은 이미 루비콘 강을 건넜고, 더 이상 이스라엘인들과 싸우기를 원하지 않는다. 이스라엘은 핵무기, 미사일, 잠수함을 갖고 있다. 아랍인들은 미치지 않았다. 아랍인들은 이스라엘과 전쟁이 아니라 평화를 추구한다.”고 주장하면서 이스라엘의 힘과 우호적인 관계 수립을 강조했다.
사실, 사우디 실권자 무함마드 왕세자가 2017년 왕세자 취임이후, 이스라엘과 긴밀하게 협력해왔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사우디의 국내외 상황을 고려할 때. 사우디 정부는 이스라엘과의 국교정상화를 조심스럽게 추진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2020년 11월 22일, 사우디외무장관 파이잘은 터키와의 관계가 좋고 원만하며, 카타르와도 분쟁 해결을 추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로써 최근 사우디는 터키뿐만 아니라 카타르와도 관계 개선 노력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바이든 당선에 따른 터키와 카타르의 부상 및 무슬림형제단 연계 세력 부상 등 중동의 정세 변화를 염두에 둔 사우디의 선제적인 역내 정책 변화로 읽힌다.


 같은 날 이스라엘 총리 네타냐후가 사우디의 네옴 신도시를 방문하여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를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네타냐후는 이스라엘-사우디 국교 정상화를 서두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스라엘-사우디의 국교 정상화는 무슬림형제단 연계 세력을 비롯한 사우디 국내 반대파들의 급격한 부상을 불러일으켜 정권의 위기를 초래할 수도 있는 상황으로 판단된다. 사우디가 추진하는 터키와 카타르와의 관계 개선 노력은 이러한 복잡한 사우디 국내 상황과도 맞물려 있다. 2017년 6월 5일, 사우디는 UAE, 바레인, 이집트와 함께 카타르를 테러(무슬림형제단)지원국이라고 비난하면서 관계를 단절하였다.


 복잡한 국내외 환경 때문에, 사우디는 조용히 이스라엘을 지원하고 있다. 2020년 11월 30일, 사우디는 이스라엘 항공기가 사우디 영공을 비행할 수 있도록 공식 승인했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마침내 사우디는 이스라엘 항공기에게 동부로 가는 노선을 획기적으로 단축하여 두바이로 가는 직항편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총제적인 난국에 직면한 팔레스타인
 1979년 이스라엘/이집트 국경획정협정, 1994년 이스라엘/요르단 국경획정협정에서 이스라엘과 두 아랍 국가들 사이에 팔레스타인 국가 수립을 위한 공간은 없다. 2020년 9월 15일 체결된 아브라함 협정은 2020년 1월 28일 트럼프 대통령이 제시한 평화안의 연장선에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아브라함 협정에 대한 대응으로, 2020년 9월 25일 마흐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은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에게 두 국가 해결안 달성, 이스라엘 점령 종식, 동예루살렘을 수도로 하는 팔레스타인 독립국가 수립을 위해 2021년 초에 유엔이 주도하는 국제평화회의를 소집할 것을 요청했다. 이날 화상으로 진행된 제 75차 유엔총회 연설에서, 압바스 수반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 해결을 위한 국제평화회의 개최를 주장하면서 “국제평화회의는 국제법에 토대를 둔 진정한 평화과정을 시작할 수 있도록 모든 권한을 가져야한다. 이 평화회의는 점령을 종식시키고, 1967년 경계를 따라 동예루살렘을 수도로 하는 팔레스타인독립 국가 수립, 특히 난민 문제를 포함하는 최종 지위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한다.”고 연설했다.


 2020년 11월 22일. 압바스 수반은 요르단을 방문하여 압달라 2세 왕을 만나고, 이어서 이집트를 방문하여 알 시시 대통령을 만났다. 이 회동에서 3국은 국제평화회의 개최를 위하여 협력하기로 결정하고, 팔레스타인, 요르단, 이집트 관리들로 공동 준비 위원회를 구성하였다.


 이러한 압바스 수반의 행보는 1979년, 1994년 이집트와 요르단이 각각 이스라엘과의 국경획정협정을 통하여 이미 가자와 서안을 이스라엘의 영토라고 인정한 것을 무시한 것이고, 3자가 주도하는 국제회의를 개최함으로써 진정으로 팔레스타인 독립국가 건설을 추진할 의도가 있는지 의구심을 갖게 한다. 국제관계에서 볼 때, 이집트와 요르단은 이스라엘과 이미 국경을 획정함으로써 팔레스타인 땅에 대한 이스라엘의 주권을 인정하였기 때문에, 팔레스타인 독립 국가 건설을 이야기할 입장이 아니다.


 그런데 2020년 5월 19일,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이스라엘 및 미국과 체결한 모든 협정을 무효화하며, 협력을 중단한다고 선언하였다. 그러나 2020년 11월 17일,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이스라엘과 민간 및 안보협력을 재개를 선언함으로써 지난 5월 19일 이후 6개월간의 협력 중단과 관세 수령 거부 등의 정책 실패를 스스로 인정했다. 이는 팔레스타인 지도부가 이스라엘에 대한 정책에서 뚜렷한 전략이 없다는 것을 팔레스타인 대중들과 국제사회에 스스로 폭로한 모양새가 되었다.


 사실은 5월 19일 공식적인 협력 중단 선언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안보협력이 계속되었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안보협력은 이스라엘이 꼭두각시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 수립을 계획한 중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이것이 바로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 한계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이스라엘과의 협력을 중단할 수 없는 또 하나의 중요한 이유는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의 관세 통제 때문이다. 2020년 6월 3일,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이스라엘이 자치정부를 대신해서 걷은 팔레스타인의 수출입 물품에 부과하는 관세 수입 수령을 거부했다. 이 세수는 매달 약 2억 달러로 추산되는데,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수출입 서비스 비용과 전기요금으로 약 4천만 달러를 공제한다. 이 세수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공공 수입의 63%를 차지한다. 때문에 2020년 6월부터 11월까지 계속된 협력 중단에 따른 관세 수익 수령 중단은 팔레스타인자치정부의 재정 위기를 불러왔다. 이 기간 동안 자치정부는 이스라엘이 거두어들인 약 7억 5천만 달러의 관세 수령을 거부하면서, 재정 붕괴에 직면한 것으로 알려졌다. EU 또한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에게 원조 중단을 위협하면서 이스라엘과의 관계 회복을 압박하였다. 이러한 경제적 위기 또한 자치정부가 이스라엘과의 협력 재개를 선언한 중요한 이유 중 하나다.


 이러한 재정 붕괴 위기를 타개하기 위하여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이제 공식적으로 이스라엘과 안보협력 등 관계회복에 나섰다. 2020년 11월 20일,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보안대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와 이스라엘 협력재개를 비난한 죄로 시민활동가, 니자르 바나트를 헤브론 소재 그의 집에 쳐들어가서 체포하였다. 2020년 12월 3일, 팔레스타인 민정부 장관, 후세인 알 셰이크는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에 세수 11억 4000만 달러를 이양했다고 밝혔다.


 사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이스라엘과의 협력을 6개월간 중단한 뒤, 협력을 재개하기로 했다는 소식은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다. 지난 5월 협력 종료 결정은 이스라엘이 점령한 서안의 약 30%를 정식 합병할 것이라는 위협에 직면해 나온 것이다. 공식적으로 팔레스타인 보안대와 이스라엘군 사이의 협력은 종료되었으나, 팔레스타인 보안대는 마치 협력이 여전히 유효한 것처럼 행동했다. 즉, 이스라엘이 관심을 집중하는 안보 분야에서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협력 중단 선언 이전과 동일하게 행동했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공개적으로 이스라엘과 안보협력을 재개하는 와중에, 하마스는 이러한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 일방적인 결정이 민족 통합을 향하여 나아가는 노력뿐만 아니라, 이스라엘의 점령과 합병 및 이스라엘-아랍국가들 관계정상화 노력에 맞서는 것을 약화시키는 행위라고 비난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마스를 비롯한 팔레스타인 민족주의 파벌들은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와 소위 ‘화해’를 위하여 카이로에서 파타와 회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것은 하마스 및 팔레스타인 파벌들이 자치정부의 한계를 명확하게 인식하면서도, 자신들도 어떤 뚜렷한 대안 및 전략을 제시하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때문에 자치정부 및 파타와 하마스 등 팔레스타인 독립 국가 수립을 목표로 활동하는 팔레스타인 민족주의자 파벌들은 총체적인 위기를 맞이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상황에서 2020년 11월 9일,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총리 무함마드 시타야는 라말라에서 열린 주례 각료회의를 주재하면서 “이스라엘 점령 정부는 식민지 계획을 중단하고, 우리 땅 점령과 수천 개의 정착촌 건설을 중단해야 한다. 팔레스타인 점령지역에 존재하는 불법적인 이스라엘 정착촌은 평화의 적이다. 예루살렘을 포함한 팔레스타인 영토의 정착민 수는 현재 75만 명 이상이 되었고, 그들은 점령된 서안 총 인구의 25%를 차지한다. 이제 이스라엘은 두 국가 안이나, 인구통합 중 하나를 선택해야한다.”고 주장하였다. 두 국가 해결책을 추진하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총리가 인구통합 안, 즉 한 국가 해결책을 거론했다는 것은 주목할 만한 가치가 있다.


 사실, 두 국가 해결안에 대한 팔레스타인인들의 선호도가 절대적인 것은 아니며, 인구통합안, 즉 한 국가 해결책도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2020년 8월 12일-9월3일까지 라말라 소재 팔레스타인 정책 조사연구 센터와 텔아비브대학의 조정 및 분쟁 관리 에벤스 프로그램이 라말라 주재 네덜란드 대표부와 팔레스타인 주재 일본대표부의 자금 지원을 받아 실시한 이팔 분쟁 해결안에 대한 공동 여론조사를 실시하였다. 이 여론조사 결과 팔레스타인인들 43%, 이스라엘 유대인들 42%가 두 국가 해결안을 지지한 반면, 팔레스타인인들 56%, 이스라엘 유대인들 46%는 두 국가 해결안을 반대하였다.


 그런데 2017년 2월 16일, 팔레스타인 정책 조사 연구소와 텔아비브대학 타미 스테인메츠 평화 연구 센터가 실시한 공동 여론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스라엘인들 55%, 팔레스타인인들 44%가 두 국가 해결안을 지지한 반면, 팔레스타인인들 36%, 이스라엘 유대인들 19%, 이스라엘 아랍인들 56%가 한 국가 해결안을 지지하였다.


 이러한 여론조사는 양 측의 다수가 두 국가 해결안을 지지하긴 하지만, 한 국가 해결안 등 다른 선택의 여지도 있음을 보여준다. 한 국가 해결안이라는 것은 하나의 민주국가 안에서 이스라엘인들과 팔레스타인인들이 동등한 시민의 권리를 보장받는 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재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팔레스타인인들 대다수의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2018년 9월 팔레스타인 정책 조사 연구 센터의 여론 조사결과에 따르면, 파타와 하마스도 모두 팔레스타인 대중들의 지지를 잃고 있다. 게다가 팔레스타인인들 60% 이상이 압바스 수반의 퇴진을 요구하며, 팔레스타인인들 50%는 자치정부를 ‘팔레스타인인들에게 지워진 무거운 짐’으로 간주하고, 팔레스타인인들 3/4은 오슬로 협정 이전보다 현재의 상황이 더 악화되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미국 중재로 아랍 국가들이 이스라엘과 관계정상화 협정을 체결하는데,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뚜렷한 대응 전략을 세우지 못한 채 국내외적으로 총체적인 난국에 직면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