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에 비친 인권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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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보경찰 “김무성·유승민 합세 친박에 등돌릴 가능성” 동향 보고 (한겨레, 2019.04.14)
비공식 일정 및 풍문 등도 청와대에 보고
“정적 감시해 의정활동 위축…정치사찰 해당”
정보경찰이 박근혜 정부 시절 ‘비박계’ 유력 정치인이던 김무성 당시 새누리당 대표와 유승민 원내대표 등의 ‘동향’을 집중 파악해 청와대에 보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한겨레> 취재 결과, 박근혜 전 대통령 시절 정보경찰은 김무성 대표와 유승민 원내대표의 공식·비공식 일정은 물론, 사실 여부를 알 수 없는 소문 등 세세한 동향을 파악해 지속적으로 청와대에 보고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정보경찰의 ‘불법사찰·정치관여’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부장 김성훈)는 최근 경찰청 정보국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김무성 의원 개인에 대한 보고서만 수백건 발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보경찰의 보고 내용 중에는 ‘김무성 대표와 유승민 원내대표가 힘을 합쳐 친박에 등을 돌릴 가능성이 있다’ 등 새누리당 내부 정세를 분석하는 내용이 상당수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무성 의원은 당시 유력 대선 주자로 2016년 4월 총선에서 친박계와 공천 갈등을 겪는 등 박 전 대통령과 ‘불편한’ 관계였다. 유승민 의원도 2015년 7월 박 전 대통령으로부터 “배신의 정치”라는 비판을 듣고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났다.
당시 정보경찰이 비박계 유력 정치인에 대해 집중적인 정보보고를 한 배경으로는 정권의 ‘입맛’에 맞는 정보를 생산하게끔 하는 ‘인센티브 구조’가 꼽힌다. 정당이나 정부부처에 파견된 경찰청 정보국 소속 ‘아이오’(IO·정보관)들은 본인이 작성한 보고서의 채택 여부에 따라 인사고과가 결정되는데, 이 때문에 결국 정권의 입맛에 맞는 성격의 보고서를 주로 생산하게 되는 것이다. 오창익 인권연대 사무국장은 “집권 세력 입맛에 맞는 정보를 수집하다 보니 여야를 가리지 않고 낙인찍힌 정치인에 대한 정보보고에 몰두하게 된 것”이라며 “정치적 정적의 일거수 일투족을 파악해 비판적인 의정활동을 위축시켰다면 이는 불법적인 ‘정치사찰’로 봐야한다”고 말했다.
검찰은 두 의원뿐만 아니라 당시 유력 정치인에 대한 경찰의 정보보고가 ‘일상적’으로 이뤄진 정황을 파악해, 불법성 여부를 판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2016년 4월 총선 당시 경찰이 새누리당의 총선 승리를 위해 야당 후보를 공격할 수 있는 풍문 등을 보고한 정황을 포착해 ‘선거개입’ 혐의에 대한 수사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임재우 기자 abbad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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