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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밀수용 소년원생들의 ‘잠 못 이루는 밤' (한겨레, 2020.01.24)

작성자
hrights
작성일
2020-01-28 12:08
조회
450
“소년원생들 불면증 심각” 연구 나와

과밀수용 일부 해소됐지만...여전히 ‘콩나물 시루’

“옆 사람 코골이 때문에 잠을 못 자겠어요.”


상당수 소년원생들이 과밀수용 탓에 불면의 밤을 보내고 있다. 소년원의 ‘콩나물 시루’ 수용은 질병과 원생끼리 갈등을 유발해, 언론보도와 국정감사 등에서 단골 메뉴로 ‘지적’되지만,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다.


■ “서울소년원생 68%가 불면증상”지난해 6월 <소년보호연구>에 실린 <소년원학교 재원생들의 불면증상과 수면환경-서울소년원을 중심으로>를 보면, 조사 대상 서울소년원(고봉중·고등학교) 재원생 191명(13-20세) 중 68%가 불면증에 시달린다고 답했다. 또 전체 재원생의 25%가 ‘중등도 불면증’, 11%가 ‘심한 불면증’을 겪는다고 했다. 일반적으로 불면증의 청소년 유병률은 4∼10%여서, 소년원 재원생의 불면증 발병률은 평균을 크게 웃도는 셈이다. 2018년 1월 기준 정신의학과 진료를 받는 재원생 중 45%인 33명이 불면증으로 투약 중이기도 했다.


재원생들의 불면은 과밀수용과 밀접한 관련이 있었다. 연구에서는 과밀수용이 원생들의 수면상태에 영향을 주는 정도를 확인하기 위해 재원생들이 생활하는 방의 형태에 따라 비교했다. 10명 안팎이 함께 수용된 다인실 재원생은 71%가, 1∼2명이 지내는 개별실 재원생은 52%가 불면증을 호소했다. 또 다인실에서 생활하는 재원생들의 불면점수는 개별실에서 생활하는 이보다 유의미하게 높은 것으로도 파악됐다. 재원생들은 취침 시 조명, 동거학생들의 코골이 등 소음, 취침시간 등의 환경적인 원인을 불면증의 원인으로 꼽았다.


논문은 연구 결과에 대해 “한국사회가 소년원 재원생들의 수면권, 건강권을 대하는 태도를 엿볼 수 있다”며 “(소년원은 재원생이)올바른 사회구성원으로 성장하도록 교육하는 기관으로서 효율적인 환경을 제공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스스로 던질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오창익 인권연대 사무국장은 연구 결과를 두고 “혼자 있으면 잘 수 있는 재원생들도 코고는 이가 있고 15명, 20명이 같이 자야하고 냄새가 나고 하면 제대로 잘 수 있겠느냐”라며 “한국이 소득 수준이 높아진 것에 견주어 소년원 사정은 창피한 수준이라는 것을 보여준다”고 했다.


■여전히 갈길 먼 ‘과밀수용’ 해소소년원 내 불면 등 질병과 갈등을 부르는 과밀 문제는 여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이다. 언론보도(‘닭장’ 같은 소년원…‘옴’ 걸린 피부 벅벅 긁는 아이들)국정감사 등을 통해 소년원의 과밀수용이 지적됐는데, 지난해 서울소년원 등은 재원생들이 개별 생활할 수 있는 방을 늘리는 작업에 나선 바 있다. 법무부는 기존에 10∼15명 수준으로 수용했던 다인실 수용인원들을 줄여 나간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정원대비 전국 소년원 일일평균 수용인원은 99%로 120%를 웃돌던 2년 전에 비해서는 개선됐지만, 여전히 주요 몇개 소년원은 정원초과 상태다. 서울(101%)과 안양(129%) 소년원 등 수도권 시설을 비롯해, 부산(105%), 청주(106%), 대전(121%)소년원 등도 과밀수용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전문가들은 과밀수용 상태가 지속될 경우 소년원 재원생들이 안정적으로 사회에 복귀하는 데도 장애물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김광민 부천시 청소년법률지원센터 소장은 “재원생들이 소년원에 있는 동안, 사회에 적응할 수 있도록 교육과 복지를 제공하는 게 중요하다. 과밀화된 상태에서는 ‘재사회화’ 역할은 오히려 역행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과밀 해소를 위해 소년원 시설 개선과 확충 등이 필요한 상황이다. 가정법원 판사를 지낸 이현곤 변호사는 “소년원 시설이 부족해 늘 수도권은 과밀화 정도가 심하다”며 “시설을 확장하거나 새로지어야 하는 상황이 왔다. 주로 10대인 소년원 재원생들은 투표권자가 아닌데다, 소년원 건립에 해당 지역 주민이 민원을 제기하기도 하니 정책적으로 소외됐던 것”이라고 말했다.


박준용 기자 juney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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