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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오창익 "양심적 병역거부 감옥행, 무의미하고 불필요" (2018.6.28)

작성자
hrights
작성일
2018-08-14 11:13
조회
385

○ 방송 : cpbc 가톨릭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김혜영입니다>


○ 진행 : 김혜영 앵커


○ 출연 : 오창익 인권연대 사무국장


[주요 발언]


"양심적 병역거부, 위헌 결정 나올 것"


"기계적인 감옥행 무의미하고 불필요"


"왜 대체복무 금지해 전과자 만드나?"


"더 오래, 더 어려운 데서 일하면 된다"


[인터뷰 전문]


헌법재판소가 오늘 중요한 선고를 내립니다. 양심적 병역거부 문제인데요. 벌써 두 번이나 합헌 결정이 내려진 사안이죠. 이번이 세 번째인데, 위헌에 대한 기대감이 나오고 있습니다. 양심적 벙역거부에 대한 무죄 판결이 많았기 때문인데요.


인권연대 오창익 사무국장과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 사무국장님 안녕하세요.


▶ 안녕하세요.


▷ 헌재선고 벌써 세 번째 위헌 심판입니다. 국장님 오늘 결과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 오늘 오후 2시인데요. 위헌 결정이 나올 겁니다.


▷ 그렇게 생각하고 계세요?


▶ 네. 러시아 월드컵 한국 대표팀처럼 처음에 두 번은 안타깝고 아쉽지만, 세 번째는 한국이 인권 선진국으로 발돋움할 수 있는 중요한 반전을 만들 것이고요. 적어도 헌법 불합치 결정이 나올 것이고요. 그런데 저는 위헌 결정이 나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사실 과거에 종교적인 이유로 병역 의무를 거부한 사람들이 많았는데요. 요즘은 종교적인 이유가 아니라 양심적인 이유로 다른 이유로 거부하는 청년들도 많다고 들었습니다. 어떤가요?


▶ 숫자로는 여전히 여호와의 증인 등 종교적 이유로 거부하는 사람들이 많고요. 17년 전에 오태양 씨라고 불교 신자가 양심에 따른 병역 거부를 처음 했고요. 그 다음에 가톨릭 신자들, 개신교 신자들 이런 분들도 많이 했습니다. 단순히 평화를 아끼고 애호하는 청년들도 병역 거부를 많이 했고요. 특정 종단만의 문제는 아니고 양심에 대해서 고민하는 많은 젊은이들에 대한 문제이고, 그 젊은이들이 병역 거부를 하면 그 대신 다른 데 가는 게 아니라 감옥에 가는 것 아닙니까? 1년 6개월 동안 감옥에 가는데. 그래서 젊은이들의 아주 중요한 문제로 대두되고요. 한국 사회가 양심의 자유에 대해서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에 대해서 지켜볼 수 있는 굉장히 중요한 포인트로 지적되고 있었습니다.


▷ 양심적 병역거부로 현재 600~700명 정도가 수감 중이라고 들었습니다. 그동안 처벌 받은 사람들도 적지 않잖아요?


▶ 사실은 국가가 정확히 통계를 갖고 있지 않아서 추산할 수밖에 없는데요. 대략 2만 명 이상이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로 처벌을 받았다고 보고 있습니다. 엄청나게 많은 숫자죠. 군대 안 갔으니까 대신 감옥에 보낸다. 이게 되게 자연스럽게 느껴질 수 있지만,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를 하는 분들이 요구하는 건 그것 말고 공익근무요원처럼 대체복무를 하겠다. 대체복무도 그냥 하는게 아니라, 더 오랜 세월도 할 수 있고 오랜 기간도 할 수 있고 더 힘든 곳에서도 일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요청하고 있는데. 그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고 그저 기계적으로 감옥에만 보내는 것이거든요. 감옥에 가게 되면 당연히 큰 고통이 따르게 되는데, 이 고통은 우리 사회에 어떤 도움도 안 되는 무의미하고 불필요한 고통입니다. 이걸 이번에 덜어내자는 겁니다.


▷ 타국에서 난민이 된 청년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이 제일 힘들어 하는 게 어떤 건가요?


▶ 감옥에 가는 게 힘들고요. 보통 다른 범죄들의 경우에 감옥에 갔다오면 끝나잖아요. 그런데 감옥에 갔다와서 끝나지 않는데, 이를 테면 의과대학에 다녔던 청년은 의사가 될 수 없고요. 로스쿨 나온 청년은 변호사가 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전과 때문에 그렇죠. 그러니까 병역거부를 선택한 사람들은 당장 군대에 가지 않고 그 대신 감옥을 간다. 이것으로 처벌이 끝나는 게 아니라 평생 불이익을 감수하며 살아야 됩니다. 공무원이 될 수도 없고요. 거듭 말씀드리지만 이런 고통은 정말 무의미하고 불필요한 고통입니다.


▷ 그래서 오늘 만약에 양심적 병역 거부를 인정하는 결정이 나온다면, 수감 중이거나 처벌 받은 청년들은 어떻게 하나요?


▶ 위헌이 나오면 바로 석방돼야 될 것 같고요. 지금 수감된 사람. 헌법 불합치가 되면 국회에서 대체입법을 해야 되는 과정이 있으니까 당장 석방은 되지 못하고, 앞으로 병역거부를 하게 되는 사람들이 소위 말해서 혜택을 보게 될 것 같고요. 위헌이 나오더라도 그동안 처벌받은 사람들에 대해서 소급해서 국가가 보상을 하거나 그런 일은 하지 않을 것 같고요. 문제는 과거에 대해서 어떻게 하느냐가 아니라 앞으로 어떻게 하느냐에 대한 결정이 될 겁니다.


▷ 2004년에만 해도 국민 10명 가운데 9명이 양심적 병역거부를 허용하면 안 된다는 의견이었는데요. 국민들 법감정도 조금은 달라진 것 같습니다. 어떻게 파악하고 계세요?


▶ 물론 구체적인 여론조사를 하지 않아서 법감정이 얼마나 달라졌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이런 중요한 기본적인 인권의 문제는 여론이나 법감정을 통해서 풀어야 될 건 아니고요. 중요한 것은 원칙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우리가 국가를 운영해 나가는데 있어서 어쩔 수 없이 군대가 필요한데 군대를 굳이 가지 않겠다는 사람까지 보내고 물론 모두가 군대가는 걸 원하지 않습니다만, 감옥을 가면서까지 가지 않겠다고 하는 사람들까지 보낼 필요가 있느냐. 그리고 지금도 다양한 방식으로 대체복무를 허용하고 있는데, 왜 그 사람들에게만 대체복무를 금지해서 이렇게 전과자를 양산하느냐. 이런 문제에 대해서 우리가 고민할 때는 이미 지났던 것 같고요. 원래는 노무현 정권 때 풀기로 했던 문제가 풀리지 않아 가지고 지금 한 14~15년 만에 풀리는 상황이 온 겁니다.


▷ 대체복무제가 충분한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보시는 거죠?


▶ 그럼요.


▷ 양심적 병역거부가 받아들여지지 않았던 건 국가 안보와 병역의 형평성 이유 때문도 있습니다. 이게 타당한 병역거부가 아니라, 병역기피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거든요. 이런 건 어떻게 보세요?


▶ 그런 걱정을 하시는 분들이 계세요. 그런데 지금 대체복무를 요구하는,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에 의해서 대체복무를 요구하시는 분들이 하시는 말씀은 아마 제도도 그렇게 만들어질 텐데요. 더 오랜 세월, 더 오랜 기간동안 대체복무를 하겠다. 군복무보다 21개월인데 훨씬 긴 기간 일하겠다. 두 번째 훨씬 더 어려운 곳에서 일하겠다는 거예요. 그러니까 군대 가기 싫은 사람이 있다고 하더라도 더 오랜 기간 더 힘들게 일한다면 그건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거든요.


또 하나는 이를 테면 이스라엘 같은 나라는 여성까지 징집을 하는 나라잖아요. 그런데도 대체복무를 인정해요.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를. 그 다음에 2차대전 또 베트남전에 참전했던 전쟁을 수행하고 있던 미국도 인정하고요. 대한민국이 북한에 대해서 느끼는 안보 위협과는 비교할 수도 없는 큰 안보위협을 느끼는 나라가 타이완입니다. 중국하고는 타이완은 크기가 워낙 차이가 나니까요. 타이완에서도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를 모두 인정하고 있어요. 우리만 이렇게 안전장치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병역거부를 인정하지 못하겠다는 건 그냥 "그럼 군대 안 가는 너희들은 양심이 있고, 군대 가는 나는 양심이 없냐" 라는 식의 낮은 차원의 보복감정만 작동하고 있기 때문인데 이것은 넘어서야 한다고 봅니다.


▷ 일부에서는 양심적 병역거부가 허용되면 특정 종교에 대한 특혜가 되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정말 일부에서 얘기하는 건데요. 특히 그 얘기를 많이 하시는 분들이 매우 극단적인 또 보수적인 개신교회 분들인데, 이 분들이 최근 들어서 인권 문제에 대해서 그런 공격적인 목소리를 많이 내고 있어요. 이를 테면 제주에 와있는 예멘 분들이 무슬림이라는 이유로 추방해야 된다고 그러고, 또 성소수자에 대해서도 그렇고 소수종단에 대해서도 매우 적대적입니다. 왜 그분들 마음 속에 사랑이 없나. 이런 안타깝고 답답한 생각이 들고요.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더 오랜 기간 더 고생을 하겠다는데 그게 특혜일 수는 없는 거죠. 다만 감옥만 안 보내자는 겁니다.


▷ 양심적 병역거부가 인정된다면 사형제나 낙태 같은 다른 인권 문제들에도 영향을 줄 수 있을까요?


▶ 세상이 바뀌고 있는 것입니다. 촛불시민혁명 이후에 우리나라가 정상화되는 과정이라고 보고요. 어떤 경우는 행정부의 결단으로 또 헌법재판소나 대법원의 결정으로 하나씩 문제가 풀릴 것으로 보고요. 저는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를 인정하는 오늘 결정을 통해서 한국이 국제사회의 비난이나 자초하는 그런 구시대적인 인권 문제에서 좀 벗어났으면 좋겠고요. 좀 더 전향적으로 앞으로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아시아에서 대한민국이 인권선진국으로서 다른 국가들을 돕고 인권도 잘 지킬 수 있도록 견인하는 그런 역할을 해야지. 우리가 비난 당하고 이런 상황에 맴돌아서는 안 된다고 봅니다.


▷ 오늘 헌재 결정 잘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인권연대 오창익 사무국장과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한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인터뷰 고맙습니다.


▶ 고맙습니다.


cpbc 김영규 기자(hyena402@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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