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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아리 없는 한겨레 비평-오창익국장](한겨레 2003.04.17)

작성자
hrights
작성일
2017-06-28 16:38
조회
545

메아리 없는 ‘한겨레 비평’/오창익


지난해 봄부터 ‘한겨레비평’을 맡았으니, 1년 만에 부담에서 벗어나게 되었다. 어떤 일이든 그만두게 되면 시원섭섭하기 마련인데, 이 꼭지를 그만두면서 섭섭함 대신 그저 부담을 덜었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왜일까.


이 꼭지는 <한겨레>가 지면개선을 하면서 한겨레에 비판적 애정을 보냈던 인사들을 중심으로 할말을 하도록 하자는 취지에서 마련되었다. 필자처럼 언론 문외한에게도 말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던 것은 내용과 격식을 제대로 갖춘 비평이 아니라, 그저 인상비평의 수준에 머무는 글이라도 매일처럼 한겨레와 함께 일상을 시작하는 사람들의 소리를 들어보자는 취지였던 것 같다. 신문이 아까운 지면을 할애해 가면서 ‘할말을 하라’는 것은 당연히 ‘듣겠다’ 그리고 ‘고칠 것이 있으면 고쳐보겠다’는 뜻이 담겨 있을 것이다.


그런데 필자가 글을 쓰면서 번번이 느끼는 것은 ‘이것은 구체적으로 누구의 책임’이라고 적시한 단 한번을 제외하고는 회사 쪽으로부터 일체의 반응이 없었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직전에 쓴 글에서는 여성의 날 행사를 소홀하게 다뤘다는 지적을 한 다음, 말미에 사회부 소속 김훈 기자의 거취에 대해 독자에게 알려주어야 하지 않냐고 물은 적이 있었다. 개인적으로 궁금하기도 했지만, 한겨레가 자랑해 마지않았던 만큼 설명을 했어야 한다는 생각에서 물었던 것이다. 그런데 이 글을 쓰는 지금까지 한달이 넘도록 필자는 한겨레의 누구로부터도 단 한마디의 설명도 듣지 못했다.


매사가 이런 식이었다. 필자가 합류했던 지난해 5월에는 비평위원과 여론매체부 담당 기자들이 함께 의견을 나누는 자리도 있었지만, 이마저 어느 틈엔가 사라져버렸다. 지난번 원고 때도 그랬지만, 이번에도 오후에 전화를 걸어와 내일 아침까지 원고를 넘겨 달라고 한다. 아무리 볼품없는 원고여도 최소한의 말미는 주어야 하는 것이 상식이 아닌가. 이쯤 되면 한겨레 식구들이 자기 지면에 실리는 비평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도 대충은 알 수 있을 것 같다. 〈인터넷 한겨레〉의 한겨레 비평은 지난해 대선 때 나왔던 기사를 지금까지 싣고 있고, 그 이전에도 꼬박꼬박 싣지는 않았다. 이 꼭지를 통해 칭찬을 하여도, 또는 불쾌하게 생각할지도 모를 비판을 해도 한겨레는 초지일관 묵묵부답이었다. 담당 기자나 데스크의 설명도 들을 수 없었고, 당연한 것처럼 지면개선 등의 노력도 뒤따르지 않았다.


최근 한겨레의 신임 편집위원장은 인터뷰에서 한겨레가 조·중·동에 비교해 ‘한·경·대’라며 경향신문이나 대한매일과 함께 불리는 것에 적지 않은 불쾌함을 보였다. 아마도 한겨레가 정통 진보언론으로서 차별성을 갖고 있다는 자신감의 표현일 게다. 그러나 한겨레가 진정 한겨레답고자 한다면, 제대로 듣기부터 시작하였으면 한다. 스스로 듣겠다고 판을 만들어 놓고는 듣고자 하는 진지한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면, 제대로 말하기를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지 모르겠다. 이제부터라도 귀를 열고 마음을 열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오창익 인권실천시민연대 사무국장 hrights@hright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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