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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도..성폭행..사기..경찰이 '범죄백화점'](동아일보 2004.05.010)
절도… 성폭행… 사기… 경찰이 ‘범죄 백화점’
《최근 현직 경찰관들이 각종 범죄에 잇따라 연루되면서 경찰의 기강해이가 도를 넘어섰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특히 이 같은 탈선이 경찰 스스로 정한 ‘민생침해범죄 소탕 100일계획’(2월 17일∼5월 26일) 기간에 집중되면서 경찰 수뇌부의 지휘체계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경찰 안팎에서는 “경찰 전체가 부도덕한 집단으로 취급받는 상황이 계속되면 공권력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10대 가출소녀와 집단 성관계=서울 은평경찰서는 9일 가출소녀 4명과 집단 성관계를 가진 혐의(청소년보호법 위반)로 전북 군산경찰서 소속 김모 경장(36) 등 2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다른 경찰관 2명의 소재를 파악 중이다.
이들 4명의 경찰관은 3월 23일 오후 9시경 전직 경찰관인 이모씨(38)가 운영하는 군산시 모 노래방에서 김모양(14) 등 미성년자 4명과 노래를 부른 뒤 인근 모텔에서 화대로 30만원씩을 주고 한 방에서 성관계를 가진 혐의다.
조사 결과 노래방 주인 이씨는 김씨 등과 같은 경찰서에서 일하다 1999년 뺑소니운전으로 파면된 뒤 지난해 12월부터 노래방을 운영해 왔으며 가출소녀에게 “경찰이니 최선을 다해 달라”는 부탁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
▽‘주객전도(主客顚倒)’도 유분수=최근 문제된 경찰관들의 범죄수법은 그들이 단속해야 할 범죄꾼들을 오히려 능가할 정도.
이달 초 경기 화성경찰서의 이모 경장(41)은 신문에 난 부고(訃告)를 보고 상주(喪主) 집만을 털어 “도둑 잡는 경찰이 되레 도둑질을 한다”는 비난을 자초했다. 서울 동대문의류상가 업주에게 “보증금을 빨리 받아주겠다”고 속여 사례비 명목으로 수천만원을 뜯어낸 경찰관도 있었다.
또 경찰관이 검찰이 추적 중인 범인에게 수사상황을 알려주고, 호송되던 피의자에게 휴대전화를 빌려줘 공범의 도피를 도운 어처구니없는 일도 발생했다.
경찰 간부들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달 초 경찰청 최모 과학수사과장(54)은 주식투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대구 시내 신협 2곳을 다른 사람의 명의를 도용해 인수한 뒤 17억여원을 빼돌린 혐의로 구속됐다. 전 부산경찰청 고위간부들도 동성여객으로부터 수백만∼수천만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되거나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다.
▽문제점과 대책=서울 방배경찰서의 한 경찰관은 “경찰을 평생직업이라는 생각으로 살았는데 요즘에는 자부심을 갖기 힘들다”며 “경찰 자체의 능력으로는 이 같은 현실을 고치기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고 한숨을 쉬었다.
회사원 신기석씨(46)는 “일반 시민에 대해서는 엄격하면서 자신들한테는 관대한 게 문제인 것 같다”고 꼬집었다. 유흥업소를 운영하는 유모씨(61)도 “깨끗하지 않은 경찰이 어떻게 시민들에게 법을 지키라고 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또 서울지역의 한 경찰관은 “이 같은 일이 반복되는 것은 수뇌부가 민생치안과 복무기강 확립이라는 ‘기본’보다는 정치권에 코드 맞추기와 이벤트 중심의 치안 등 외형에만 신경을쓰기 때문에 조직 내부의 분위기가 해이해진 것도 이유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경찰대 행정학과 이상안(李相安) 교수는 “경찰은 은밀한 장소에서 직무를 수행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윤리의식이 중요하지만 지속적인 윤리교육이 결여돼 있는 현실이 문제”라고 진단했다.
또 같은 대학 이웅혁(李雄赫) 교수는 “경찰의 신뢰회복을 위해서는 지휘부가 ‘100일 작전’ 등 사후검거에 초점을 맞춘 치안에서 벗어나 시민의 입장을 반영한 예방 중심의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정원수기자
유재동기자
최근의 경찰관 연루 범죄 | ||
일자 | 관련자 | 내용 |
4월 1일 | 경찰청 최모 과학수사과장(54) | 주식 투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대구 모 신협 2곳을 명의 도용해 인수한 뒤 17억여원을 빼돌린 혐의로 구속 |
4월 20일 | 부산 금정경찰서 임모 경사(44) | 수사 받던 성폭행 피해 여고생을 성폭행한 혐의로 구속 |
4월 30일 | 대전 중부경찰서 이모 경감(52) | 회식 후 귀가하던 여대생을 성추행한 혐의로 직위해제 |
5월 1일 | 전 부산경찰청장과 같은 경찰청 소속 전직 간부 | 운수업체 대표로부터 수백만∼수천만원의 금품을 제공받은 혐의로 구속되거나 검찰조사 중 |
5월 3일 | 대전 동부경찰서 이모 경사(45) | 경찰서 공기총 1정을 선배에게 빌려준 혐의로 불구속기소 |
서울 북부경찰서 이모 경장(37) | 부도 난 상가 업주에게 상가보증금을 빨리 받아주겠다고 속여 3800여만원 가로챈 혐의로 구속 | |
5월 6일 | 경기 화성경찰서 이모 경장(41) | 부고 실린 집 골라 6000여만원어치의 금품을 훔친 혐의로 구속 |
서울 서초경찰서 이모 경장(38) | 포천 불법매립장의 수사상황을 피의자에게 알려주고, 호송되던 피의자에게 휴대전화를 빌려줘 공범과의 통화를 도운 혐의로 수사 중 | |
5월 9일 | 전북 군산경찰서 류모 경장(37) 등 현직경찰관 4명 | 군산의 노래방에서 만난 10대 소녀 4명과 집단성관계를 가진 혐의로 영장 신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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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인력, 조이고 닦는다(내일신문, 08.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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