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에 비친 인권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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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한겨레는 열려 있다](한겨레 2003.04.17)

작성자
hrights
작성일
2017-06-28 16:41
조회
570

오창익님이 쓰신 ‘메아리 없는 한겨레 비평’을 잘 읽었습니다. 〈한겨레〉에 대해 꾸지람하라고 마당을 열어놓고는 정작 아무 대답이나 조처를 하지 않는다는 질책과 함께, 비평위원의 정례모임이 흐지부지된 점과 마감에 임박한 원고청탁 등을 지적하셨습니다. 그쪽 책임자로서 몸 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우선, 지적에 감사 드립니다. 그러지 않았다면 그런 사실을 알지 못하거나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못할 수도 있는 까닭입니다. 제가 명민하다면 문제가 불거지기 전에 알아차렸을 터인데 그러지 못했음은 순전히 제 탓이지 한겨레의 굼뜸과 무관합니다.


‘한겨레 비평’은 지난해 1월 외부인사로 비평위원을 선정하여 그들의 지적을 달게 반영함으로써 지면을 개선하고 나아가 독자와 신뢰를 두텁게 하기 위해 만들었습니다. 늘 그렇듯이 의욕적으로 시작하였습니다. 홈페이지를 두고 위원-위원, 위원-담당기자 사이의 의사소통을 원활히 하면서 지면을 꾸려 나갔고 다달이 모임도 열었습니다.


그런데, 부장이 바뀌고 담당기자가 여러 차례 바뀌면서 애초 기획 의지와 전개 방식이 제대로 계승되지 않았고, 그에 따른 의욕의 퇴색이 있었다고 봅니다. 몇 달 뒤 홈페이지가 없어졌고, 모임 역시 지난해 여름 이후에는 12월 초 한 차례를 빼고는 열리지 않았습니다. 이로써 위원들의 실망이 컸으리라 짐작합니다. 그렇지만 외부 비평을 적극 수용하겠다는 애초 취지가 변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한겨레와 비평위원의 신뢰에 결정적으로 금이 간 것은 올해 1월16일부터입니다. 이재명 위원의 글이 상당부분 바뀌어져 실린 날이지요. ‘민감한 사안’이라고 판단되는 부분이 필자와 사전 교감 없이 바뀌고 빠지면서 글의 무게중심이 옮겨졌고, ‘노 당선자 한겨레 방문/ 1면에 실릴 기사였나’의 제목으로 나갔습니다. 변명의 여지가 없습니다. 사실과 다른 부분이라면 모르되, 시각 차에서 말미암은 문제를 그런 식으로 처리해서는 곤란합니다.


양자의 차이가 크고 그것이 심각한 문제라면 의견 교환을 통해 서로 수긍하게 되면 좋고, 끝내 일치점을 찾지 못했다면 비평위원의 의견이 일차적으로 존중되어야 합니다. 혹여 한겨레가 다른 견해가 있어 그것을 밝히고자 한다면 원고를 자의적으로 수정하는 게 아닌 다른 방법을 찾아야 했다는 거죠. 한겨레를 비평하라고 해놓고 그 비평을 되레 비평하는 일이 벌어졌으니 참담합니다. 매끄럽지 못한 처리에 대해 사과 드립니다.


근본적인 문제는 담당자의 잦은 교체와 애초 취지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편집국의 일관성 결여입니다. 한겨레 내부의 문제라며 변명할 수 없습니다. 조직의 기본인 항상성과 관련된 까닭입니다. 이 점 또한 한겨레 구성원의 한 사람으로서 부끄럽습니다.


약속 드립니다. 적어도 다달이 비평위원과의 모임을 열고 독자의 타당한 의견은 그때그때 지면에 반영하겠습니다. 그리고 미리미리 원고청탁하여 필자를 당혹스럽게 하지 않겠습니다. ‘한겨레 비평’은 계속 존속할 것이며 비평위원을 비롯한 독자의 애정 어린 질책에 귀기울일 것입니다. 담당기자나 비평위원이 ‘한겨레 비평’을 비평하는 일이 없도록 하겠습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책임자가 바뀔지언정 ‘한겨레’는 열려 있으리라 믿습니다. 6만여 주주의 뜻이 모여 탄생한 한겨레가 초심을 잊어서는 안 되고 그럴 수도 없는 까닭입니다. 애정을 가지고 계속 지켜봐 주십시오.


임종업 여론매체부장 blitz@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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