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에 비친 인권연대

home > 활동소식 > 언론에 비친 인권연대

[인터뷰] 홍세화 "장발장은행 빨리 없어져야, 일수벌금제 생겼으면" (가톨릭평화방송, 2017.12.18)

작성자
hrights
작성일
2017-12-18 17:56
조회
847

* 홍세화 장발장은행장, cpbc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김혜영입니다> 인터뷰


[주요 발언]


"장발장은행, 신청자 3400여 명 가운데 538명에게 대출"


"대출자 절반 가까이 돈 갚고 있어, 82명은 전액 상환"


"정부 지원 확대 고맙지만, 장발장 안 만드는 것이 중요"


"총액벌금제 아닌 일수벌금제 생겼으면"


[발언 전문]


너무나 배가 고파서 빵 하나를 훔쳤는데 벌금으로 수십 만 원, 수백 만 원이 나왔다면...


꼼짝 없이 노역으로 죗값을 치러야겠죠.


이런 사람들이 감옥에 가지 않게 벌금을 무이자로 빌려주는 은행이죠.


장발장은행의 대출금이 10억 원을 넘어섰습니다.


현대판 장발장이 아직도 이렇게 많네요.


홍세화 장발장은행장 연결해보겠습니다.


▷ 은행장님 안녕하십니까.


▶ 네, 안녕하세요.


▷ 은행장이라는 호칭 이제 익숙하신가요?


▶ 아직도 익숙치 않죠.


▷ 시간이 지났는데도...


▶ 네, 네.


▷ 장발장은행이 문을 연 지 3년이 다 되어가는데요. 그동안 얼마나 많은 분들이 장발장은행의 문을 두드렸습니까?


▶ 지금까지 3400분 정도가 신청을 하셨습니다. 그 중에서 우리가 대출해줄 수 있었던 분이 538분이세요. 그러니까 한 20%도 아직 안 되죠.


▷ 이렇게 대출을 신청한 분이 많은데 다 대출을 해 드리지 못한 것은 대출요건 때문인가요? 대출자원이 부족해서 그런가요?


▶ 둘 다죠. 저희가 예를 들어서 음주운전 같은 경우는 일단 배제를 하고 있거든요. 그런 경우도 있고. 물론 재정적인 문제도 거기에 당연히 작용을 하죠.


▷ 그러면 대출이 일반 은행하고 조건이 다르잖아요. 장발장은행이. 대출을 심사하시는 가장 중요한 요건은 어떤 겁니까?


▶ 일단 이 분들이 벌금형을 받은 분들이라 일단 국가로부터 어떤 잘못을 저질렀나에 대해서는 이미 판단이 있었잖아요. 저희들은 그것보다 어떤 가정형편, 상황이 어떤가가 초점이죠. 예를 들면 소년소녀 가장이라든지 한부모 가정이라든지 청년, 이런 사회초년생을 감옥에 보내지는 않아야 되지 않겠느냐 이런 것이 앞섭니다.


▷ 그런데 최근 장발장은행 대출액이 10억 원을 넘었다고 하던데요. 이 소식을 기뻐해야 될지, 안타까워 해야 될지 헷갈립니다. 은행장님 어떻게 받아들이십니까?


▶ 지금 현재 문 두드리는 분들의 숫자가 워낙 많기 때문에 좀 더 많아져야 되는 것은 맞는데, 실은 저희 희망은 문을 닫는 것이거든요. 되도록 빨리. 장발장들이 없어야 문을 닫지 않겠어요?


▷ 장발장은행에서 대출받은 분 가운데 가장 기억에 남는 분이 계신가요?


▶ 여러 분이 계십니다. 이를 테면 19살 청년이 주유소에서 알바를 하다가 4만 원 정도 쿠폰을 삥땅을 했어요. 이 친구가. 그런데 70만 원 벌금형을 받은 분이 있고, 이 분 대출해준 사연이 있고요. 그 다음에 컵라면 한 박스 훔친 분이 한 박스가 17000원인데 이 분은 200만 원 벌금을 받습니다. 그 다음에 면허정지 상태에서 만삭의 아내를 병원으로 차를 몰고 데리고 가다가 적발이 돼서 200만 원 벌금을 받은 분. 그 다음에 취객의 돈을 2만 원 순간적으로 단순절도죠. 그런 대학생이 벌금형을 받고. 또 아주 어린아이를 둔 어머니 경우는 젊은 엄마죠. 우리가 대출해주겠다고 하니까 답변이 너무 울렸어요. "살았습니다" 이렇게 말씀하시는. 대출해 준다는 해 준다는 말에 "살았습니다" 이런 표현을 하는 것이 안타깝기도 하고 그렇죠.


▷ 정말 사연이 다양하네요.


▶ 네.


▷ 대출받은 돈을 갚은 분은 얼마나 됩니까?


▶ 지금 270여 분이, 절반 이상이 일단 갚고 계시고요. 상환 조건이 6개월 거치 후에 12개월 분납이거든요. 이자도 없고, 담보도 없고, 신용조회도 없으니까요. 그런데 절반 이상이 갚기 시작했고, 그 다음에 82분은 전액을 다 상환하셨습니다.


▷ 문재인 정부가 국정기획과제로 장발장은행 지원을 확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은행으로서는 반가운 소식인 거죠?


▶ 반가운 일이죠. 고마운 일이고요. 그런데 국가 정부로서는 장발장들을 어떻게 하면 안 되게 만드나. 안 되게 하나가 더 중요하고. 이 분들이 거의 다 결핍 상태가 지속되는 분들이니까, 결핍 상태를 어떻게 하면 우리 사회에서 죽일 것인가. 이것이 저희로서는 더 중요해 보입니다. 제도를 더 바꾸는 문제도 마찬가지이고요.


▷ 아까 사연을 들어보니까 정말 만 원도 안 되는 물건이나 돈을 훔쳐서 이런 생계형 범죄가 많은 것 같은데요. 본인이 복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당사자인데도 어디에서 어떻게 도움을 받을지 몰라서 죄를 저지르는 일이 생기는 것 같거든요. 이런 사람들이 복지 서비스를 받으려면 어떻게 해야 될까요?


▶ 그게 바로 정부가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일이고요. 저희 장발장은행에는 벌금형 받은 분들의 경우에는 인터넷으로 장발장은행을 검색해서 찾아오시면 거기에 신청하는 방식이 다 나와 있으니까 문을 두드리면 되겠습니다.


▷ 장발장은행이 벌금제 개혁 캠페인을 한 덕분에, 내년부터 벌금형에도 집행유예가 인정되고 벌금을 나눠서 낼 수 있게 되었습니다.


▶ 그렇습니다.


▷ 이 법이 시행되면 장발장 은행 대출자들이 줄어들게 될까요. 어떻게 보십니까?


▶ 그러기를 기대하고 있죠. 1년에 4만 명이 넘거든요. 벌금을 못 내서 교도소에 가시는 분이 4만 명이 넘는데 그 중에 절반 정도는 그런 처지가 줄지 않을까. 지금 저희는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여전히 절반 이상은 아직도 돈이 없어서 교도소에서 자유를 빼앗기게 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죠.


▷ 많은 국민의 후원금이 모여서 장발장은행의 대출금이 마련됐는데요. 염수정 추기경도 성금을 내셨던 것으로 기억하거든요.


▶ 맞습니다.


▷ 방송을 듣고 장발장은행 후원을 원하는 분들도 계실 것 같아요. 후원하려면 어떻게 하면 되죠?


▶ 벌금형 받은 분과 마찬가지로 후원하실 분들도 장발장은행 검색하시면 거기에 홈페이지가 있거든요. 거기에 은행계좌도 있고, 다 후원하신 분의 명단도 다 나오고 그럽니다. 그러니까 그것을 참조하시면 되겠습니다.


▷ 장발장은행 언제쯤 없어질 수 있을까요?


▶ 빨리 없어지도록 되었으면 좋겠어요. 제도 좀 바뀌고 특히 일수벌금제가 생겼으면 하는 것이 저희 기대인데요. 그러니까 총액벌금제가 아니고, 가난한 사람에게는 수입에 따라서 벌금액을 차등을 두는 제도가 유럽에서는 보편적인데요. 우리는 누가 했든지 똑같이 벌금을 매기잖아요. 총액벌금제라고 하는데, 일수벌금제로 좀 바꿨으면 이것이 저희들이 아주 가장 중요하게 제도적으로 바뀌기를 바라는 내용입니다.


▷ 은행장님 오늘 인터뷰 고맙습니다.


▶ 네, 고맙습니다.

전체 3,994
번호 제목 작성자 작성일 조회
3963
[오마이뉴스]'이선균 재발 방지법' 제안... "수사기관·언론이 만든 비극"(240102)
hrights | 2024.01.03 | | 조회 57
hrights 2024.01.03 57
3962
[이데일리]'이선균 재발 방지법' 요구 빗발…(24.01.02)
hrights | 2024.01.03 | | 조회 63
hrights 2024.01.03 63
3961
[연합뉴스]"벌금 낼 돈 없어 장발장은행서 빌렸다가 이젠 기부합니다"
hrights | 2024.01.03 | | 조회 49
hrights 2024.01.03 49
3960
[노컷뉴스]요란했던 '연예인 마약 수사'…결국 '비극'으로 마무리(23.12.28)
hrights | 2023.12.28 | | 조회 83
hrights 2023.12.28 83
3959
[서울신문]“100만원 벌금 못 내, 몸으로 때워요”… 불경기가 낳은 ‘노역형’ 10년 새 최대(23.12.26)
hrights | 2023.12.26 | | 조회 115
hrights 2023.12.26 115
3958
[서울신문]100명 살 곳에 118명… ‘콩나물 교도소’ 역행(23.12.25)
hrights | 2023.12.25 | | 조회 74
hrights 2023.12.25 74
3957
[서울신문]100만원 벌금 못 내 감옥 간 극빈층 1년 새 2배 늘었다(23.12.25)
hrights | 2023.12.25 | | 조회 71
hrights 2023.12.25 71
3956
[시티타임즈]이자놀이 없는 '장발장은행', 현대판 장발장 14명에게 3,045만원 대출 시행(23.12.19)
hrights | 2023.12.20 | | 조회 95
hrights 2023.12.20 95
3955
[제주의 소리]제주교도소 수용자 사회 복귀 돕는 ‘평화인문학’ 진행(23.12.18)
hrights | 2023.12.18 | | 조회 80
hrights 2023.12.18 80
3954
[한겨레]<왜냐면> 교도소 ‘소년학교’ 어떻게 볼 것인가(23.12.14))
hrights | 2023.12.14 | | 조회 84
hrights 2023.12.14 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