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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보호법 특집 기사 - 가는 곳마다 찬밥(세계일보 2003.12.09)

작성자
hrights
작성일
2017-06-28 16:57
조회
561

[갈곳없는 보호감호 출소자]①거리 떠도는 수백명의 가출소자
가는 곳마다 '찬밥'…절반이 再犯
자신이 지은 죗값을 치렀지만 ‘재범 우려가 있다’는 멍에가 씌워져 사회에서 격리된 이들이 있다. ‘피보호감호자’로 불리는 이들은 조만간 사회보호법이 개정되면 모두 사회로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이미 상당수가 사회로 쏟아져 나왔다. 하지만 이들은 출소 전 사회적응 훈련이 부실한데다 사회의 편견·냉대로 인해 제대로 설 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세계일보는 피보호감호자들이 출소 이후 겪는 설움과 부실한 사회적응 시스템, 대책 등을 세차례에 걸쳐 집중보도한다.


소매치기 전과 6범인 이모(45)씨는 지난 9월22일 징역 5년6개월에 보호감호 5년 형기를 마치고 청송 보호감호소를 가출소했다. 이전 수형 생활까지 합쳐 지금까지 삶의 반 가까이 사회와 떨어져 생활한 그는 다시는 범죄를 저지르지 않겠다는 생각에 감호소에서 전기설비와 미장 기능사 자격까지 땄다. 하지만 담장 밖 사회 현실은 냉혹하기만 했다. 그는 출소 후 일을 하기 위해 자격증과 상관없는 막노동판에도 찾아가 봤지만 매번 ‘퇴짜’를 맞았다. 가족 한 명 없는 그로서는 갈 곳도 없다.
“국군의 날 행사때 광화문에서 4시간 동안 비를 맞고 있었어요. 주머니에는 달랑 2만원이 있었죠. 다른 사람들 주머니에 몇번이나 손이 들어가려는 걸 참느라 얼마나 힘들었는지…. 죄를 짓지 않겠다고 몇번씩 다짐하지만 이러다 또 무슨 짓을 할지 모르겠어요.”
‘이중처벌’ 논란이 제기된 ‘보호감호처분’ 폐지 움직임이 활발한 가운데 최근 가출소한 피보호감호자 수백여명이 사회의 냉대와 차별 속에 거리를 떠돌고 있다. 특히 법무부는 사회보호법 폐지 목소리가 높자 가출소 대상이 아닌 피보호감호자들까지 아무 대책없이 사회로 내보내 출소자들을 범죄 유혹에 노출시키고 있다.
8일 법무부에 따르면 지난 9월 국내 유일의 보호감호 시설인 청송 제1·2보호감호소에 수용된 인원은 1546명이었으나 이들을 꾸준히 가출소시켜 현재 970명으로 줄어들었다. 이 기간 새로 입소한 79명을 제외하고 전체 피보호감호자의 42.3%가 사회로 나온 셈이다.
가출소자 중에는 가출소 대상이 아닌 청송 1감호소에 수용됐던 인원도 142명이나 된다. 1감호소(형장등급 다∼마급)에서 감호 성적이 좋아 급수가 올라가면 2감호소(가∼나급)로 옮겨지고 한 달에 한 차례 열리는 심사위원회에서 가출소 여부가 결정되는데 1감호소 수용자는 원칙적으로 심사대상이 될 수 없다.
법무부는 정치권과 인권단체 등을 중심으로 보호감호제에 대한 비난여론이 높아 내년 중 폐지될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현재 청송 1·2보호감호소에 수감중인 970여명 중 200여명을 추가로 연말까지 내보낼 계획이다.〈그래픽 참조〉
이처럼 보호감호대상자들은 사회로 쏟아지고 있으나 이들을 사회에 제대로 적응하도록 하는 대책은 거의 전무해 재범 유혹에 빠지는 이들이 적지 않다. 이들의 낮은 교육 수준과 경제적 빈곤, 주거 불안에 전과자에 대한 사회적 편견까지 맞물려 이들을 범죄 현장으로 내몰고 있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법무부 자료에 따르면 2000년 보호감호소 출소자 487명의 재범률은 46.8%(228명)으로, 86년∼2000년의 평균 재범률(32.9%, 9867명 중 3249명)에 비해 크게 느는 등 최근 몇년새 증가세가 계속되고 있다. 인권운동사랑방 등 인권단체에서조차 정부가 출소 이후 대책을 제대로 마련하지 않아 올해 보호감호소를 나온 가출소자의 30% 이상이 다시 범죄를 저질러 구속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참여연대 장유식 변호사는 “보호감호제의 근거인 사회보호법은 이중처벌 논란을 떠나 피보호감호자들의 사회 정착과 재범률 저하에 전혀 대비하지 못하는 제도”라며 “가출소자들의 취약한 사회기반과 경제력 등을 보조해 주는 게 이들의 재범으로 인한 사회비용보다 적게 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황현택·김창덕기자


<사진>지난 8월 경북 청송보호감호소에서 나온 박기명(44·가명)씨가 8일 서울 시내 한 커피숍에서 기자에게 가출소 이후 사회로부터 받은 냉대를 털어놓고 있다. 그는 징역 3년을 마치고도 보호감호 4년4개월을 받는 등 곱징역을 살았다.김창덕기자


( 2003/12/08 18:4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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