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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한국] 김훈중위 20주기 ‘진실의 문’ 열리나 (주간한국, 2018.02.25)

작성자
hrights
작성일
2018-02-26 12:58
조회
767

추기경 31년만에 추도 미사 집전…김훈 등 군 의문사 진실 규명 촉구


국방부, 김훈 사건 등 군 의문사 진상규명 외면…군 적폐청산 대상 지적


문재인정부 군 개혁ㆍ인권 강조, 군 의문사 문제 적극 해결 대국민 약속


“국민 신뢰 받아야 강군 돼”…“국방부 스스로 군 의문사 진실 밝혀야”


22일 오전 10시 서울 명동대성당에서 염수정 추기경의 집전으로 열린 김훈 중위 20주기 추모 미사 후 염 추기경은 ‘김훈 중위의 죽음이 억울한 사람들의 명예를 회복하고 죽음을 밝힐 수 있는 밀알이 됐다’며 김 중위 부모인 김척씨 부부를 위로했다.


1998년 2월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소초(GP)에서 의문의 총상을 입고 사망한 고(故) 김훈(당시 25세, 육사52기) 중위의 20주기 추모 미사가 22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대성당에서 열렸다.


김훈 중위는 타살로 의심되는 증거와 정황이 여럿 있었지만 모두 무시되고 자살로 결론지어졌다. 이후 국민권익위원회는 자타살 여부가 불확실한 김 중위를 순직 처리하라고 국방부에 권고했고, 국방부는 김 중위가 숨진 지 19년 만인 지난해 9월 1일 순직을 인정했다. 이를 바탕으로 국가보훈처는 김 중위를 국가유공자로 인정했고, 작년 10월 28일 김 중위는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됐다.


이날 추모 미사는 세상을 떠난 지 19년 만에 순직을 인정받고 국립묘지에 영면한 김훈 중위의 넋을 달래고, 통한의 아픔을 지닌 군 의문사 유족들을 위로하는 자리였다.


미사에는 김훈 중위 유가족과 군 동료들, 김 중위처럼 군 복무 도중 목숨을 잃은 자식을 둔 부모, 일반 시민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추모 미사를 집전한 천주교 서울대교구 염수정 추기경은 김훈 중위 유족뿐 아니라 군에서 아들을 잃은 모든 부모들을 위로하면서 국가를 위해 헌신하다 목숨을 잃은 당사자와 가족에 대한 국가의 태도에 많은 이들이 실망했다고 언급했다. 국방부가 군 의문사 진상규명을 외면하고 책임회피적 모습을 보인 것을 지적한 것이다.


김 중위 부친 김척 예비역 중장(76ㆍ육사 21기)은 국방부가 19년간 사건을 은폐ㆍ조작한데 대해 대국민 사죄를 하고, 범인을 잡아 처벌하라고 요구했다.


미사에 동행한 인사들은 한결같이 국방부가 지난 과오를 인정하지 않고 진실을 밝히는데 소극적이라고 성토했다. 이날 참석할 것으로 알려진 송영무 국방부 장관은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염 추기경은 “아직 김훈 중위 사건의 진실을 밝히는 숙제가 남았다”며 진실의 문을 여는데 함께할 것을 설파했다.


김훈 중위 추모 미사가 의미하는 것들


김훈 중위 추모 미사가 22일 오전 10시 서울 명동대성당에서 염수정 추기경의 집전으로 열렸다. 추기경이 시국사건에 대해 추모 미사를 집전하는 것은 1987년 5월 18일 이후 31년 만에 처음이다.


이는 한국사회에서 추기경과 명동대성당이 지닌 함의와도 관련있다. 명동대성당은 한국 천주교의 상징으로 군부독재 시절 민주화 운동의 성지이자 한국 민주화 운동의 최후의 보루이다. 추기경은 최고위의 성직자로 명동성당이 지닌 의미를 온전히 대변한다.


김훈 중위 추모 미사가 추기경의 집전으로 명동대성당에서 열린 것은 진실과 정의의 자리에서 김훈 중위를 비롯한 군 의문사를 되새기고, 바로잡아져야 한다는 의미를 지닌다.


김훈 중위 죽음의 진실을 알리는데 전력해왔고, 추모 미사 성사에 숨은 역할을 한 오창익 인권연대 사무국장은 “김훈 중위에 대한 추모와 더불어 더 이상 군 의문사가 일어나서는 안된다고 사회공동체가 함께 다짐하는 자리”라고 이번 추모 미사의 의미를 설명했다.


염수정 추기경의 추모사도 이 부분에 방점을 뒀다. 염 추기경은 “김훈 중위 사건은 한국의 대표적인 군 의문사 사건”이라며 “유족의 의견이 무시되면서 유족은 또 다른 상처를 입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가를 위해 헌신하다 목숨을 잃은 당사자와 가족에 대한 국가의 태도에 많은 이들이 실망했다”고 짚었다.


염 추기경은 “징병제 국가에서 군에 온 젊은이들 생명과 건강을 책임지고 보장하는 것이 국가의 역할”이라며 “김 중위 유족뿐 아니라 군에서 아들을 잃은 모든 부모님께 진심으로 위로를 전한다”고 말했다. 이어 “유족의 고통은 진상이 제대로 밝혀지고 국가적으로 정당한 평가를 받고 그 죽음이 역사적으로 의미를 갖게 될 때만이 조금이라도 달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부분에서 성당 맨 앞자리에 자리한 김 중위 모친과 다른 군의문사 유족들의 흐느낌이 이어졌다.


염 추기경은 잠시 호흡을 가다듬은 뒤 “아드님(김훈)의 희생이 우리 공동체를 더 큰 폭력에서 건져냈고, 또 아드님의 죽음이 미래의 아들들의 죽음을 막아주고 있다”면서 “아직 김훈 중위 사건의 진실을 밝히는 숙제가 남아있다”고 앞으로의 과제에 대한 메시지를 전했다.


김 중위의 육사 52기 동기인 박기범 씨는 “훈이는 힘든 생도 생활을 할 때 얼굴 한번 찡그리지 않았고, 푸른 군복을 사랑한 진정한 군인이었다”면서 “훈이를 시작으로 군이 의문사를 인정하기 시작한 것은 그의 참담한 죽음이 남긴 역설적인 선물”이라고 했다.


그는 “훈이가 왜 어떤 이유로 그런 참담한 죽음을 맞이하게 됐는지에 대한 솔직한 양심의 고백을 듣고싶다”며 “군 당국은 지난날의 과오를 깨끗이 인정하고, 저 깊숙한 곳에 숨겨놓은 진실의 문을 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중위 부친 김척 씨는 추모사를 담담하게 읽어 내려가며 우선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에 도움을 줬던 분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김척 씨는 “국방부는 19년간 사건을 은폐ㆍ조작한 데 대해 대국민 사죄하고, 범인을 잡아 법적 처벌하라”면서 “그것이 법치국가가 반드시 해야 할 일”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김씨는 미사가 끝난 뒤 기자를 만나 “추기경께서 훈이의 죽음을 가리켜 ‘억울한 사람들의 명예를 회복하고 죽음을 밝힐 수 있는 밀알이 됐다’고 하신 데 대해 큰 위로를 받았다”면서 “훈이의 죽음이 헛된 죽음이 아니었구나. 이제 남은 건 진실을 밝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한 ‘진실 게임’ 계속돼야 하나


김훈 중위 추모 미사에서 염수정 추기경을 비롯한 군 의문사 유족들, 일반인들의 한결같은 요구는 ‘진상규명’이다. 군 의문사에 대한 진실이 밝혀져야 재발을 방지할 수 있고, 국민의 신뢰를 받는 군이 돼야 진정 강군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김훈 중위 사인(死因)에 대해선 아직 유족과 국방부의 입장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유족 측이 ‘타살’을 주장하는데 반해 국방부는 ‘자살’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김훈 중위가 순직을 인정받고 국가유공자가 됐어도 국방부 입장은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는 게 김척 씨 등 유족의 지적이다.


유족들은 김훈 중위 죽음과 관련해 수사 초기부터 사인을 밝히기도 전에 ‘자살’ 결론지어졌고, 이를 유지하기 위해 증거와 대법원 판례까지 조작했다고 주장한다.


실제 김훈 중위는 1988년 2월 24일 12시 20분 경 소속 부대 박모 일병에 의해 발견됐다. 미군수사관(CID)은 오후 3시 30분에 사건현장에 도착했고, 한국군 수사관은 그보다 늦게 오후 4시 40분쯤 부대에 당도했다. 하지만 국방부는 김 중위 사인에 대한 수사도 하기 전에 출입기자들에게 ‘자살’로 브리핑했다.


이후 국방부는 육군이 미군 범죄수사대(CID)와 합동으로 진행한 1차 수사(1998년 2월 24일-4월 29일)는 물론, 육군본부 검찰부의 2차 수사(1998년 6월 1일∼11월 29일), 국방부장관의 지시로 설치된 특별합동조사단의 3차 수사(1998년 12월 9일∼1999년 4월 14일), 그리고 2012년 3월 22일 총기 격발실험 등에서 김훈 중위가 자신의 권총을 이용해 자살한 것으로 일관된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국방부와는 달리 입법부(국회 국방위원회), 사법부(대법원), 행정부(대통령 소속 군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 등 3대 국가기관과 국가권익위원회는 자살 결론을 수용하지 않았다.


1999년 국회 국방위원회에 설치되었던 ‘김훈 중위 사건 진상규명소위원회’는 그해 5월 31일 부실 수사에 대한 의문 15가지를 제기하며 ‘김훈 중위가 타살됐을 수 있다’는 취지의 의정 활동 보고서를 펴냈다. 대법원도 2006년 12월 김훈 중위 사건 관련 판결을 통해 “초동수사가 잘못돼 자살인지 타살인지 알 수 없게 만들었다”라고 판시했다. 3년간 사건을 조사했던 군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는 2009년 11월 ‘진상규명 불능’ 결정을 내렸다.


그럼에도 국방부는 4대 국가기관의 결론을 무시했다. 유족 등에 따르면 ‘타살’의 유력한 증거와 대법원 판례까지 조작했다. 김훈 중위 타살을 입증하는 뇌관화약감정서(98년 3월 25일, ‘스스로 쏘지 않았다’ 등)와 국과수피복감정서(98년 10월 2일, ‘피복감정만으로 발사자를 논할 수 없다’) 조작이 대표적이다.


국방부는 2011년 10월 17일 당시 민주당 서종표원에게 김훈 중위의 자살 판단 근거 자료로 ‘뇌관화약감정서’를 제출했지만 자살 결론과는 상반된 내용을 담고 있었다. 국방부는 김훈 중위의 자살 근거로 미국 군 수사연구소 증적 자료(98년 3월 25일)에 나타난 왼손 손바닥의 화약 잔재를 제시했다. 그러나 미 군수사연구소 보고서는 ‘왼손 손바닥에 화약 잔재가 있다는 것만으로 자살자로 귀결되어져서는 안된다는 사항에 유의할 것’이라고 명기하고 있다. 또한 미 군수사연구소는 김 중위의 왼손손바닥에만 뇌관화약이 검출된 것에 대해 “근접사이며, 스스로 쏘지 않았다”고 감정했다.


미국군수사연구소감정서(1998년3월25일)는 "근거리 사격당한 사람의 손에 발포 흔적이 남아 있다는 것이 반드시 자살로 귀결되어져선 안된다"고 밝혔다.
또 국방부 특별합동조사단은 1999년4월14일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김 중위의 야전 잠바 좌ㆍ우측 어깨에서 화약성분이 검출되었으며, 이는 김 중위가 사격 하였음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국립과학수사연구소 감정서(1998년 10월 2일)는 “변사자(김훈 중위) 어깨 위에서 검출된 화약 성분만으로 발사자가 변사자 자신인지 논단할 수 없다”고 했다.


국방부 특별합동조사단은 1999년4월14일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김 중위의 야전 잠바 좌·우측 어깨에서 화약성분이 검출되었으며, 이는 김 중위가 사격 하였음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국립과학수사연구소 감정서(1998년 10월 2일)는"변사자(김훈 중위) 어깨 위에서 검출된 화약 성분만으로 발사자가 변사자 자신인지 논단할 수 없다"고 했다.
유족 측은 무엇보다 국방부가 가장 공신력 있는 대법원 판결까지 자의적으로 해석해 김훈 중위 사인을 ‘자살’로 결론짓고 이를 대외적으로 강변하고 알리는 데 활용했다고 분개한다.


대법원(김영란 전 대법관 주심, 김황식 전 총리, 안대희 전 대법관 배석)은 김훈 중위 사건에 대한 판결문(2006년 12월 7일)에서 “초동수사가 제대로 이루어졌더라면 실체적 진실에 접근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었음에도 이를 소홀히 하여 사건의 실체를 불분명하게 만들었고 현재까지도 이 사건 사고가 자살인지 타살인지 명확히 결론을 내릴 수 없도록 하였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김태영 국방장관과 조정환 육군참모차장(2010년 10월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 김흥석 법무실장(2010년 11월 9일 육사총동창회), 승장래 전 국방부조사본부장(2012년 10월 국회 국정감사) 등 군 수뇌부 인사는 하나같이 “대법원은 ‘자살’로 판결했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대법원 판결을 놓고 유족 측과 국방부가 대립하고, SBS의 ‘그것이 알고 싶다-JSA 김훈 중위, 오른손의 미스터리’편(2014년 4월 5일 방송) 등을 통해 사회 문제가 되자 대법원은 김훈 중위 사인에 대해 2014년 3월 31일 분명한 입장을 밝혔다.


“자살인지 타살인지는 현재 알 수 없는 상황이라는 원심을 수긍하였기에 대법원의 입장은 자살 타살 여부에 대하여 중립(현재 알 수 없는 상황)이다.”


김척 씨는 “군이 진실을 왜곡하는 것은 국민의 군대가 아니라 ‘증거조작단’”이라며 “이런 군에 누가 충성하겠나”고 반문했다.


국방부 ‘적폐청산’ 의지 없어


‘국민의 힘’으로 출범한 문재인 정부는 역대 어느 정부보다 군 인권 문제에 관심을 갖고 군 의문사를 진지하게 대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새정부의 국정과제로 국방개혁을 표방하고 장병들의 인권보호를 강화해나가기로 했다. 국가인권위원회 안에 ‘군인권보호관’을 신설하고 군 의문사진상 규명을 위한 제도 개선을 추진할 예정이다.


송영무 국방장관은 후보자 신분이던 작년 6월 26일 군의문사 유가족과의 면담한데 이어 7월 20일 ‘군 의문사 관련 유가족 간담회’를 가졌다. 송 장관은 이 자리에서 유가족들을 위로하고 군 의문사에 대해 명확한 진상규명을 통해 군에 대한 국민의 신뢰회복과 인권증진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송영무 국방장관은 후보자 신분이던 작년 6월 26일 군의문사 유가족과의 면담한데 이어 7월 20일 ‘군 의문사 관련 유가족 간담회’를 갖고 “군 복무 중 사망사건과 관련한 여러 문제의 해결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제도개선과 법제정 등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저의 눈물과 유가족 여러분의 눈물은 같다”면서 “군 복무 중 사망사건과 관련한 여러 문제의 해결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제도개선과 법제정 등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서주석 국방부 차관은 같은 해 7월 6일 연극 ‘이등병의 엄마’에 출연 중인 군 복무 중 사망 장병의 유가족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서 차관은 이 자리에서 “군 의문사를 적폐로 인식하고 있으며, 송영무 국방부장관 간담회의 후속조치로 진행된 이번 유가족과의 간담회 논의결과를 반영해 군 의문사 문제의 조기해결을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의 군 개혁과 군 인권 문제에 대한 관심과는 달리 국방부는 역주행을 하는 모양새다.


김척 씨는 김훈 중위 사망 사건에 대한 진상 규명을 요구하며 송영무 국방장관에게 4차례나 민원을 송부했다. 군 적폐청산 차원에서 김훈 중위 사건을 철저하게 규명해달라는 요구였다.


그러나 국방부는 이런저런 이유로 답변을 늦추다 지난 1월 8일 ‘군 적폐청산 위원회가 토의를 거친 결과 해당 건을 의제로 선정하지 않았다’는 회신을 해왔다.


김척 씨 등 유족은 종래 억지로 ‘자살’ 입장을 고수해온 국방부가 전혀 달라지 않았다며 분개했다. 송영무 국방장관이 군 의문사 유족과의 면담에서 “군 의문사에 대해 명확한 진상규명을 통해 군에 대한 국민의 신뢰회복과 인권증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한 것이 허언이라며 유족 측은 질타했다.


김척 씨는 “이것은 김훈 중위 개인 문제가 아니고 아직 진상 규명되지 않은 사망 군인들, 현재 군에 복무하고 앞으로 입대할 대한민국 젊은이와 부모들 모두가 관련된 것으로 반드시 바로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승민 바른미래당 공동대표는 “군 당국은 의문사 문제에 대해 소극적으로 대해왔던 것을 포괄적으로 사과하고, 유가족의 한이 풀릴 때까지 진상조사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사진=김신)
이날 추모미사에서 성당 맨 뒷자리에 앉아 묵묵히 미사를 함께한 유승민 바른미래당 공동대표는 사회를 보던 신부의 요청으로 마지못해 연단에 서서 “국회 국방위원회를 8년동안 하면서 제 의무를 하지 못했다는 자책감을 느낀다”며 “그동안 군 의문사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가족들을 위로하기 위한 순직 처리 및 현충원 안장을 건의했지만 많이 부족해서 20주기까지 오게 했다.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어 “군에서 억울하게 생명을 잃는 일이 없도록 노력하겠다는 다짐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지난해 김훈 중위 19주기 추모미사에도 참석했던 유승민 대표는 미사 후 기자와 만나 “국회가 군 의문사 사건에 대해서 밝혀보려 했지만 국방부의 어떤 벽에 부딪혀서 제대로 제도 개선을 하지 못했다”면서 “군 당국은 의문사 문제에 대해 소극적으로 대해왔던 것을 포괄적으로 사과하고, 유가족의 한이 풀릴 때까지 진상조사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가보훈처는 지난해 11월 7일 김훈 중위를 국가유공자로 인정하면서 심사과정에 “군 수사기관만 자살이라고 결정하였을 뿐, 대법원, 군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 국민권익위원회에서는 ‘사망원인(형태) 불명, 진상규명 불능’으로 판단했다”는 사항을 확인하고 결정했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군 의문사 유족과의 면담에서 “군 의문사를 적폐로 인식하고 있다”며 “군 의문사 문제의 조기해결을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군 의문사 대표적 사례인 김훈 중위 사건에서 보듯 국방부의 군 의문사 해결 의지는 미약해 보인다.


김훈 중위 부친 김척 예비역 중장(76ㆍ육사 21기)은 국방부가 19년간 사건을 은폐ㆍ조작한데 대해 대국민 사죄를 하고, 범인을 잡아 처벌하라고 요구했다.
김척씨는 “군 의문사 해결 의지가 없는 국방부 행태가 적폐이고 청산 대상”이라며 “김훈 중위를 비롯해 의문사한 장병들의 명예는 국가가 반드시 책임을 지고 찾아주어야 하고, 그것이 국가가 존재하는 이유이고 강한 군대가 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김척 씨는 ‘정의가 없는 국가는 강도떼와 같다’는 아우구스티누스의 말을 인용하면서 “로마가 정의로운 국가였을 때 번성했지만 정의가 사라지면서 국가도 무너졌다”면서 “정의롭지 못한 군대는 강도떼나 다름없는데 그런 군대에 누가 충성하겠냐”고 했다.


그는 “군이 정의로울 때 충성을 하고 신뢰한다”면서 “강군의 진정한 힘은 국민의 믿음에 있는 만큼 군 의문사 진성규명은 신뢰받는 군으로 가는 기초”라고 주장했다.


박종진 기자 jjpark@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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