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창익의 인권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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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도 X? 대놓고 고용 차별하는 건 처음(SBS-R, 2014.12.5)

작성자
hrights
작성일
2017-10-24 17:02
조회
719

[한수진의 SBS 전망대] "전라도 X? 대놓고 고용 차별하는 건 처음"
2014.12.05 09


▷ 한수진/사회자:
경기도 반월공단에 입주해있는 한 기업이 최근에 신입사원 채용공고를 냈는데요, 전라도 출신은 지원불가, 이런 자격조건을 내걸었다고 하죠. 해당 기업은 채용업무를 대행하는 업체의 실수다, 실제로는 지역 차별 없이 인재를 채용하고 있다고 해명했는데 정말 담당직원의 단순한 실수였는지 논란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관련해서 인권연대 오창익 사무국장님 연결해서 말씀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국장님 나와 계십니까? 


▶ 오창익 사무국장/인권연대:
네, 안녕하세요? 


▷ 한수진/사회자:
예. 채용공고 게시물 직접 보셨어요? 


▶ 오창익 사무국장/인권연대:
네, 봤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지금은 내려져 있는 거 같던데요. 


▶ 오창익 사무국장/인권연대:
정말 그런 공고가 있더라고요, 놀랐고요. 완전히 뭐 ‘세상에 이런 일이?’ 이런 정말 깜짝 놀랄 일이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예. 어떤 업무할 사람을 뽑는 거였죠? 


▶ 오창익 사무국장/인권연대:
안산반월공단에 있는 자동차 부품 협력업체라고 그러더라고요. 그 업체에서 일하는 노동자를 뽑는 채용공고라는데요. 전라도, 본적이 전라도인 사람 안 되고, 외국인 안 되고, 이런 걸 구체적으로 적어놨더라고요.


▷ 한수진/사회자:
X 표시가 되어있다고요? 외국인 가위, 전라도 가위 이렇게 되어있더라고요. 


▶ 오창익 사무국장/인권연대:
네네. 


▷ 한수진/사회자:
생산직 남자직원을 뽑는 거였는데 정규직은 아니었던 모양이에요. 분명히 전라도인은 안 된다고 명시되어 있는데 사실이라면 심각한 문제인거죠? 


▶ 오창익 사무국장/인권연대:
채용공고가 났던 건 사실이고 그것에 대한 회사 측의 설명이 좀 있는 거 같긴 한데요. 하여튼 그 채용공고를 보면서 참담한 생각이 들었는데 문제는 좀 이런 생각도 들었습니다.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고질적인 문제가 밖으로 드러난 것 아닌가 싶어요.
무슨 말씀이냐면 실제로 채용과정에서 차별은 여러 가지로 있습니다. 이를테면 고질적으로 지역차별 있죠? 국적차별, 인종차별, 성별차별, 학력차별, 그러니까 한국사회가 기업에서도 그렇고 다른 데에서도 마찬가지인데 뭔가 사람들을 구별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온갖 것들을 가지고 그걸 표시로 해서 차별을 하고 있어요.
그렇지만 이렇게 밖으로 노골적으로 드러나는 경우는 없었고 차별을 하는 건 은밀하게 실질적으로 처리를 해버리는 거죠. 채용공고를 통해서는 누구나 뽑을 것처럼 이야기해놓고는 실제로 학력, 고향, 성별 뭐 이런 거에 따라서 뽑을 사람과 뽑지 않을 사람을 미리 구별하고 있는 거죠. 이런 건 많았지만, 물론 이런 것도 되게 고약한 일입니다만, 이번에는 대놓고 차별하겠다 이런 건 처음이어서 충격적인 것 같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렇죠. 어떻게 이럴 수가 있을까? 저희도 해당업체 측에 문의를 해보고 또 인터뷰도 요청을 했는데 인터뷰는 거절을 하더라고요. 업체 측 설명은 채용공고는 업체에서 낸 건 아니다, 채용 대행사에서 낸 거다, 또 채용 대행사는 신입사원의 실수다 이렇게 답하더라고요, 이 점에 대해서 좀 이해가 되세요? 


▶ 오창익 사무국장/인권연대:
아니요. 뭐 그 설명은 회사 설명이 맞을 수 있겠죠, 그러니까 대행사에서 신입사원이 실수를 한 것일 수도 있는데요. 그리고 그 설명이 뭐 뻔한 핑계를 대는 건지 아니면 진짜 맞는 건지 뭐 그걸 구분할 능력이 저희에게 있는 건 아닙니다. 근데 설명 듣고 나니 더 이해 안 되는 건 있어요. 


▷ 한수진/사회자:
어떤 점이요? 


▶ 오창익 사무국장/인권연대:
회사에서는 대행사에 아무런 채용 제한 사유를 밝히지 않았는데 외부대행업체가 용역업체죠, 그리고 그 업체의 신입사원이 제멋대로 전라도 X, 외국인 X란 표시를 집어넣었다? 이걸 어떻게 이해할지 모르겠어요.
그러니까 대행업체 용역업체면 그 외주를 받아서 사업을 진행하는데 좀 더 민감하고 좀 더 조심스럽지 않을까요? 신입사원이라면 훨씬 더 모든 게 조심스러울 것 같은데 하여튼 진실이 뭔지 모르겠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러니까요. 지금 또 그런 의문들도 계속 나오니까 신입사원의 과욕이 있었다, 여러 업체 모집요강을 이 신입사원이 살펴보고 인터넷 자료를 수집하면서 봤더니 이런 문구를 넣게 된 것이다, 이런 얘기를 하던데요? 


▶ 오창익 사무국장/인권연대:
아니 그건 좀 거짓말 같아요, 왜냐하면 여러 업체에 전라도 X, 외국인 X 모집 요강이 없다는 거 아닙니까? 그렇죠? 이번에 밖으로 드러났다는 거잖아요. 그러니까 그건 어디서 그런 걸 봤다는 건지 전혀 이해되지 않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뭐 윗사람의 최종결재가 떨어지기 전에 신입사원 글이 게시됐다는 건데 이것도 좀 믿어지지 않습니다.


▶ 오창익 사무국장/인권연대:
그렇죠. 신입사원이 되게 조심스러울 텐데요? 여러 가지로. 이해되지는 않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러니까요. 그리고 우리 회사는 호남출신 임직원이 10%에 이른다, 결코 특정 지역 차별하지 않는다, 이런 반박은 계속 나오고 있지만 여전히 우리는 신입의 실수로 꼬리자르기 하는 거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들고요.
그리고 어제 보니까 뭐 네티즌 수사대도 대단한 거 같던데요? 댓글에 보니까 이 업체가 이전에도, 그때는 정식으로 공고를 올린 건 아닌데 이 회사에 지원하는 지원자가 전화를 했더니 “전라도냐? 그럼 안 된다” 이렇게 말했다는 거죠. 그래서 화가 나서 인터넷에 글을 올린 게 있는데 그걸 그대로 퍼 날랐더라고요. 


▶ 오창익 사무국장/인권연대:
네, 정말, 정말 고약하네요.


▷ 한수진/사회자:
이것도 확인되지는 않았지만 그런 주장들이 제기가 되고 있습니다. 


▶ 오창익 사무국장/인권연대:
아니 여러 가지 차별이 있는데요. 우리 사회 차별이 있잖아요. 근데 그 차별 중에 정말 고약한 차별이 뭐냐면 자기가 선택하지 않은 걸로 차별하는 거예요. 저는 남자로 태어나겠다고 제가 선택하지 않았습니다. 주어진 거죠. 어떤 여성도 여성으로 태어나려고 선택하지 않았고 고향도 마찬가지 아닙니까? 외모나 키 용모도 마찬가지고요.
근데 한국사회가 이렇게 자기 책임도 없고 그다음에 뭐 전라도는 안 되고, 경상도는 되고 이런 것도 정말 말도 안 되고 터무니없는데 이런 것에 기대서 이게 미신도 아니고 뭡니까. 이런 것에 기대서 실제로 채용을 하고 있고 전라도 사람이라면 안 뽑는다면 아 이건 정말 한국 사회가 너무 미개하고 너무 야만적이라는 걸 스스로 드러내는 거 같아요. 


▷ 한수진/사회자:
이 특정 지역으로 차별해서 채용하는 거 위법이잖아요? 분명히.


▶ 오창익 사무국장/인권연대:
위법 정도가 아니라요. 뭐 고용관련법에서만 위반이 아니라 명백하게 대한민국 헌법 위반입니다. 대한민국 헌법 제 11조에는 어떠한 사회적 신분이나 기타 무엇에도 불구하고 차별을 안 받는다고 되어있는데요, 차별 안 받는 게 그냥 차별 안 받는다고 헌법이 규정하고 있는 게 아니라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기타생활의 모든 영역에서 차별받으면 안 된다는 거예요. 대한민국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원칙이거든요, 이 원칙이 곳곳에서 허물어지고 있는데 이런 현상이 특정 기업, 좀 이해할 수 없는 기업에서 벌어지는 게 아니라 실제로 누구나 다 아는 얘기잖아요.
이를테면 관련 요직은 언제나 특정 지역 사람들이 독차지 한다, 이게 어제 오늘 일도 아니고요, 호남지역에 대한 홀대가 어제 오늘의 일도 아닙니다. 그래서 우리사회가 지금 어디에 와있나 성찰하는 하나의 계기는 된 거 같아요. 


▷ 한수진/사회자:
예, 그러네요, 그러고 보면 그런 일들이 사실 암암리에 얘기가 됐었고 또 그런 일들, 그런 말들이 참 많았잖아요. 이렇게 드러내고 한 적이 없어서 그렇죠. 근데 어떻습니까. 우리 사회와 기업에서 특정 지역이나 차별 조건, 이런 걸 없애자고 해서 관련법들도 만들고 그동안 이런 부분에 대한 논의가 적지 않았던 걸로 아는데요, 국장님 좀 달라졌다고 생각하세요? 


▶ 오창익 사무국장/인권연대:
저는 하나도 안 달라졌다고 생각합니다. 그 어떤 분들은 한국 여성들이 유리천장 이야기를 하잖아요, 여성들은 유리천장이다, 쭉 올라가다보면 하늘이 열린 줄 알고 가다보면 머리를 부딪힌다, 그런데 저는 여성들이 증명한 현실이 유리천장이 아니라 그냥 막혀있는 천장 같아요. 이를테면 이렇습니다.
공부 굉장히 잘하는 젊은이들이 뭐 사법시험을 보거나 로스쿨을 가는 경우들이 많죠. 근데 공직인 경우 검사나 판사인 경우는 똑같이 시험 봐서 들어가기 때문에 여성층은 굉장히 높습니다. 뭐 40%까지 올라오고 있는데요. 문제는 로펌, 법률회사에 지원하는 경우에 여성들 거의 뽑지 않습니다.
현저하게 그럴 땐 합격률이 떨어지거든요. 그러니까 어쩔 수 없는 부분 공개적으로 투명하게 경쟁해야 되는 부분 이를테면 교사 채용 같은 게 그렇습니다. 임용고사를 통해서 누구나 공평하게 채용 시험을 보니까 성적이 우수한 여성들이 대거 합격하고 있어요. 그런데 그렇지 않은 경우 뭔가 사람의 의지나 또는 고위층 입김이나 이런 게 작용할 수 있는 경우 어김없이 차별이 존재하잖아요. 그러니까 우리나라가 늘 그래왔다는 거죠.
아니 여성으로 태어난 게 죄가 아니고 이걸 어떻게 이해할 수 있는지 그리고 이게 너무나 일상적인 일로 반복될 수 있는지 저는 되묻고 싶은 거예요.


▷ 한수진/사회자:
예, 특히 이번 건은 더 충격입니다. 지금 누리꾼이 국가인권위원회 민원을 제기하기도 했던데요? 그 충분히 검토할 문제라고 보세요? 


▶ 오창익 사무국장/인권연대:
그럼요. 이건 명백한 차별이고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헌법은 물론이고 고용관련법들도 다 뭐 고용정책 기본법을 비롯해서 국가인권위원회 당연히 위반이고요. 여러 가지 법률을 함께 위반하고 있는 명백한 불법 행위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관련된 책임은 또 엄중히 물어야 된다, 이런 말씀이시고요.


▶ 오창익 사무국장/인권연대:
그렇죠 , 네.


▷ 한수진/사회자:
예 알겠습니다. 오늘 여기까지 말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오창익 사무국장/인권연대:
네 고맙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인권연대 오창익사무국장과 말씀 나눴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