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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은 학교 운영위원회에도 있습니다.

성명서
작성자
hrights
작성일
2017-05-24 10:49
조회
546
[길은 학교운영위원회에도 있습니다]

김재석/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교육자치위원장


 작년 서울 모 여고에서의 일입니다. 한 1학년 학생이 머리를 항상 묶고 다니라는 학생부장 선생님에게 자기는 풀고 다니는 것이 더 예쁘게 보인다며 따지다가 무척 혼이 났습니다. 이 학생 부모님도 아이를 달래면서 웬만하면 그냥 학교 규정을 지키라고 말했다더군요. 그런데 얼마 후 운동화 끈 색깔이 학교에서 정한 것과 다르다고 학생부장에게 지적받자 너무 까다롭다고 항의하다 학생부에 불려가 또 꾸중을 받았습니다.


 그날 저녁에 이 아이가 집에 와서 하는 말이 “에이, 따져봤자 나만 손해야. 그냥 학교에서 하란대로 하면서 공부나 열심히 해서 대학이나 가야지.”라고 체념하더랍니다. 이 말을 들은 이 아이의 아버지는 ‘이건 아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런 식으로 아이가 학교에, 아니 불합리한 권위에 순치되면서 너무나 빨리 자신의 주관도, 개성도 버리고 적당히 타협하도록 놔두어서는 안되겠다 싶었던 것입니다.


 그리하여 아이와 상의한 뒤 학교에서 자퇴를 시켰습니다. 이 아이는 지금 검정고시 학원에 다니면서 특별하게 외모에 신경쓰지도 않고 그저 이런 저런 운동화도 신고, 머리는 묶기도 하고 긴 머리를 나풀대기도 하면서 열심히 공부하고 있습니다.


 끝내 학교를 자퇴하고


 이 얘기를 학생 아버지에게서 직접 들었는데 참 부끄럽더군요. 같은 교사로서도 그렇고, 또 학생들의 정보인권을 지킨다면서 네이스 투쟁을 열심히 하던 때였으니까요. 이에, 우리 교사들은 학생들의 정보인권만이 아니라 학교의 일상생활에서의 인권도 지켜주기 위해 정말 노력할 작정입니다.


 그런데, 학교운영위원회(이하 학운위)가 바로 이런 일을 할 수 있습니다. 학운위 내에 소위원회를 만들어 학부모, 학생, 교사들로부터 설문을 한 뒤 얼마든지 규정을 바꿀 수 있습니다. 새로 만들 수도 있구요. 학운위에서 규정을 만들어 놓으면 아무리 학생부장이라 하더라도 자기 임의로 학생들을 단속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실지로 많은 학교에서 학운위를 통해 용의복장 등 학생과 관련된 여러 규정을 제·개정하고 있습니다. 대부분, 학생회를 참가시키기 때문에 학생들의 의견이 많은 부분 존중되고 있지요.


 이런 학운위는 1996년에 생겨났는데, 학교장의 독단적 학교 운영을 막고 학부모와 교사, 그리고 지역인사까지 참여시켜 학교운영의 민주화와 아울러 합리성과 투명성을 높이는데 나름대로 기여했습니다.


 학운위에서는 학교 예·결산만이 아니라 학교 교육과정 운영, 보충·자율학습 운영, 학교급식에 관한 사항 등 학교 운영의 모든 사항에 대해 심의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학운위를 잘만 활용하면 교육주체들의 참여 하에 학교 교육의 질을 한층 발전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실제, 지난 몇 년 동안 열성적인 학부모위원과 교원위원들에 의해 많은 모범이 창출되었습니다. 예·결산을 철저히 하여 비리적 요소를 제거하고 전시행정적인 예산을 줄여 학생들의 직접 교육예산의 확대, 앨범입찰과정을 투명하게 하여 가격을 낮추고 질은 높힌 많은 사례, 교복을 공동구매하여 반값으로 동질의 교복을 구입케 한 사례 등 참으로 다양한 사례들이 축적되었습니다.


학운위를 통해 학교 정상화에 기여할 수 있어


 그러나, 더 많은 학교의 학운위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를 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 또한 현실입니다. 학교장의 불합리하고 권위적인 학교운영은 여전하고, 교원위원들은 무관심하며, 학부모위원들은 여전히 자기 아이 중심적인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니까요.


 따라서 교원위원으로 참교육에 대한 열정과 합리적인 사고방식을 가진 교사가 진출해야 하는 것 못지 않게, 학부모위원들도 자기 아이만이 아니라 학교전체, 나아가서는 우리 교육의 공공성을 높이는데 관심과 의지가 있어야 합니다. 바로, 이 점에서 인권과 우리 사회의 진보를 위해 노력하시는 인권연대 회원님들이 학운위에도 많은 관심을 가져 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학운위를 통해서도 학생들의 인권 개선과 아울러 우리 교육의 공공성을 강화할 수 있습니다. 함께 해 주실 것을 간곡히 요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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