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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기억하라, 연대하라- 강우일 주교에게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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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hrights
작성일
2017-05-30 13:41
조회
599

  2012년 〈시사저널〉의 조사에서 천주교계 전문가들은 가장 만나고 싶어 하는 인물 3위로 제주교구 교구장이자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의장인 강우일 주교를 꼽았다. 1위는 이미 고인이 된 김수환 추기경이었고, 2위 역시 고인이 된 교종 요한 바오로 2세였다. 강우일 주교의 뒤를 이은 4위 역시 〈울지 마 톤즈〉로 유명한 고 이태석 신부였다. 이 조사에 따르면 강우일 주교는 교계 전문가들이 살아 있는 사람 가운데 가장 만나고 싶어 하는 인물인 것이다.


 강우일 주교에 대해 아는 사람들이 그를 만나고 싶어 하는 까닭은 뭘까.


그간 강우일 주교가 실천해온 사회 참여와 공동체를 위한 사회적 발언에 그 답이 있을 것이다.

 강우일 주교가 말한다.

“지금, 우리가 지켜야 할 신성한 가치는 무엇인가”             



 이 책은 이 시대의 몇 안 남은 어른, 강우일 주교의 생각과 실천을 널리 알리려는 의도로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과 ‘천주교인권위원회’ 사무국장을 거쳐 지금은 인권연대 사무국장으로 일하는 오창익이 기획해 강우일 주교가 이 시대에 전하고자 하는 말과 글을 담았다.  

 강우일 주교는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에서 활동하거나 젊은 시절 활발한 사회 참여를 했던 것은 아니지만, 주교가 되기 전 신부 시절부터 시대적 소명을 확인하려는 노력을 줄기차게 해왔다. 그는 김근태 등 젊은 운동가들이 설립한 민주화운동청년연합(민청련)의 지도위원이었으며, 그가 서울대교구 교육국장으로 일하며 만든 주일학교 교재는 페다고지적 의식화 교재였다.  

 강우일 주교는 1977년부터 김수환 추기경이 교구장직에서 은퇴한 1998년까지 꼬박 21년을 김수환 추기경을 보좌했다. 명동성당 보좌신부를 시작으로 추기경 비서실장, 서울대교구 교육국장, 홍보국장 등 ‘참모’ 보직을 두루 거쳤다. 시국사건으로 구속된 신부들을 챙기는 일은 김수환 추기경의 몫이었지만, 가끔 참모인 강우일 신부가 그 일을 맡기도 했다. 옥중 신부들을 면회하거나 출소하는 신부를 환영하는 자리에 나타나는 등 그렇게 가끔씩만 세상에 자신을 드러냈다.

 1985년 김수환 추기경의 임명을 받아 10년 만에 명동성당을 떠나, 관악구 신림동의 유명한 달동네인 난곡성당 주임신부가 되었지만 몇 달 뒤, 교종 요한 바오로 2세의 임명을 받아 서울대교구 보좌주교가 되었다. 짧은 본당신부 생활을 마치고 주교가 되었지만 다시 김수환 추기경을 바로 옆에서 모시는 일을 맡게 된 것이다.

 서울대교구의 보좌주교로 지내던, 전두환-노태우-김영삼-김대중 정권으로 이어지던 격동의 시절 동안은 묵언수행과도 같은 긴 침묵의 세월을 보냈으나 이는 김수환 추기경을 보좌하는 직분에만 충실하려는 의도적 침묵으로 보아도 무방할 것이다. 

 2002년, 교종 요한 바오로 2세는 강우일 주교를 제주교구 교구장으로 임명했다. 김수환 추기경을 이어 서울대교구 교구장이 되리라는 관측이 많았지만, 한국 천주교회에서 가장 작은 교구를 맡는 책임이 주어진 것이다.

 역량 있는 주교가 광역단치단체 중 가장 작은 곳인 제주에서 일하게 되었다는 건 얼핏 손실인 것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육지로부터 끝없이 착취당해온 아픈 역사가 있는 제주는, “가난하고 힘없는 이들과 같은 눈높이에서 함께 살고자 하는” 강우일 주교의 소망을 이루기에 적합한 곳이었다.

 2007년 노무현 정권이 제주 강정마을에 해군기지를 건설하기로 하고, 강정마을회 주민총회에서 이 건이 ‘계획된 날치기’로 통과되었을 때, 가장 발 빠르고 단호하게 행동했던 것은 강우일 주교가 이끄는 천주교 제주교구였다. 곧바로 ‘평화의 섬 제주를 염원하는 평화기도회’를 열어 단식기도에 돌입했고 시국미사 봉헌을 집전했다. 그 뒤 대통령까지 직접 나서 제주 해군기지건설의 필요성을 강조할 정도로 판이 커진 상황에서 제주교구에 ‘평화의 섬 특별위원회’가 설치되었다.

 이를 중심으로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 건설 반대 운동은 활발하고 뜨겁게 진행되었다. 강우일 주교는 세상을 보는 눈이 세상과는 달랐던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은 “무장 없이는 평화가 지켜질 수 없다”고 했지만, 강우일 주교는 “인간들이 의지하는 군사력이 결코 이 땅의 평화를 지켜주는 보증이 될 수 없음을 깨닫게 하여 달라”고 기도한다.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고 나서도 4대강 문제나 구제역 사태에 대한 강력한 사회 참여 발언을 함으로써 제주뿐 아니라 곳곳에 눈과 귀를 들어 입을 열었다.

 강우일 주교는 언제나 전형적인 예언자의 태도로 늘 새로운 주제에 대해 말하며, 늘 새로운 방식으로 우리 자신을 돌아보자고 호소한다. 가령 FTA 문제가 대두되면 일단 협정문과 관련 도서를 꼼꼼히 읽고 주변 신부들과 함께 공부한다. 그가 평생을 바치기로 서약한 그리스도 교회의 가르침을 근거로 눈앞에 닥친 현안의 답을 찾는다. 그렇게 근거가 명확하기에 옳다고 생각한 바에 대해서는 굽힘이 없다.


기억하라, 그리하여 연대하라

 제1부 ‘기억하라, 연대하라’는 2013년 5월 22일 인권연대의 ‘수요대화모임’에 초청 받아 서울에 올라와 강연한 내용이다. 이 강연에서 강우일 주교는 제주도와 제주 4. 3 항쟁에 빗대어 국가라는 이름으로 저질러지는 범죄들을 이야기하며 “국가는 언제나 신성하고 숭고하기만 한 존재인가” 하는 질문을 던진다.

 그 안에서 우리가 기억할 것이 무엇이며, 연대해 행동할 것은 무엇인가에 대한 강우일 주교의 생각을 읽어낼 수 있다.

 제2부 ‘강우일 주교를 말한다’는 이 책을 기획한 오창익 국장이 그간 지켜봐온 강우일 주교의 삶, 그리고 그 삶을 통해 우리가 얻을 것이 무엇인지를 논하는 ‘강우일 주교에 대한 오마주다. 우리를 바른 길로 인도해줄 어른이 사라져가는 지금, 예수가 태어난 나자렛처럼 우리나라의 가장 작은 고을 제주에 강우일 주교가 있다고, 그의 말을 들어 그의 뜻에 살아보자고 말한다.

 제3부 ‘지금, 여기, 우리가 하나 되어 생각할 일들’은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 앞에 닥친 현실적인 문제를 어떻게 해석하고 어떤 해결점을 찾을지에 대한 강우일 주교의 생각이 담긴 글들을 모아 담았다.

 우리는 보통, 국가란 국민 모두가 지켜야 하는 굉장히 신성한 가치를 지닌 존재, 국민보다 높은 존재로 생각하곤 합니다. 그래서 국가를 위해 몸 바치는 사람들을 존경하고 그런 사람들을 애국자, 순국자라고 합니다. 하지만 국가라는 것이 과연 절대적인 가치를 가지고 있느냐에 대해서는 의심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앞서 살펴보았듯이 역사 속에서 국가의 이름으로 너무 끔찍한 일들, 너무나 옳지 않은 불의와 죄악이 저질러져 왔기 때문입니다.

 국가의 이름으로 행동하는 사람들, 국가의 안보를 걱정하면서 일한다는 사람들이 행하는 일들, 그들이 말하는 국가의 정책이 국민들의 동의나 공감대 속에서 집행되는 것이 아니라 자기들만을, 그러니까 지배층의 소수 권력자들만을 위한 것인 경우가 많습니다. 자기들만의 편향된 사고와 이념, 자기들만의 기득권을 위해서 국가의 이름을 내거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도 국가가 하는 일이라고 해서 우리 모두가 훼손할 수 없는 절대적인 가치로 받아들이는 것은, 너무 소박한 생각이 아닐까요.

 -본문 2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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