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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4호] 남북, 북미정상회담 성공으로 내 일상의 평화를 꿈꾼다

작성자
hrights
작성일
2018-06-12 13:47
조회
25

이현정/ 꽃씨네농작물 농부


지난달에 초당옥수수를 심었다. 옥수수는 처음이라 설렘이 크다. 잘 될 수도 있고, 잘 안 될 수도 있겠지. 4월 27일, 밭에서 핸드폰으로 남북정상회담을 보았다. 깜짝 놀랐다. 형식적인 행동과 발표일줄 알았는데, 상상을 뛰어 넘었다. 도보다리 독대 만남과 합의문 공동발표. 그리고 차도가 좋지 않아 지금은 백두산에 초대하지 못한다는 솔직한 발언까지. 또 무엇보다 통역 없는 자연스러운 이야기도 인상적이었다.



군사분계선 넘는 남-북 정상
사진 출처 - 오마이뉴스


사실 한 방송사에서 편집한 영상을 보고 눈물도 흘렸다. 노래 imagine 배경 음악에 남북 정상이 군사분계선을 넘나드는 모습에 말이다. 참 그 회색 시멘트 선이 뭐라고. 진짜 그게 뭐라고. 과거에 그 같은 길을 걸었던 사람들과 역사가 생각나서 눈물이 나왔다. 89년, 통일을 꿈꿨던 대학생 임수경과 문규현 신부. 분단 이래 판문점을 통과한 첫 민간인이었다. 당시 둘은 북쪽에서 그 선을 건너오자마자 남한 당국에 체포되고 옥살이를 해야만 했다. 문재인과 김정은 두 정상은 환대를 받았지만, 얼마 전까지 그곳은 분단과 금기의 선이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당분간도 금기의 선으로 남을 것이다.


2007년 회담 이후 11년 만이다. 왜 이렇게 멀리 돌아왔을까. 그 이유는 모두 알거라 본다. 하지만 이 판문점 선언은 새로운 역사의 출발점이 됐다. 한반도 비핵화, 전쟁 해소와 평화체제 구축, 공동번영과 자주통일의 미래, 그리고 이를 위해 남북관계를 적극 개선하고 발전시켜나간다는 이 선언이야말로 우리에게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이다.


물론 앞으로 과제도 산적하다. 당장 북미, 한미, 북중정상회담이 이어진다. 이 결과에 따라 판문점 선언 행보도 달라질 것이다. 그래서 조심스럽다. 갈 길도 멀다. 특히 미국의 입장에 따라 급변하는 현실은 서럽기도 하다. 하기에 북미정상회담도 꼭 잘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밭에서 남북정상회담 뉴스에 빠져있을 때였다. 다양한 새들의 소리가 평화롭게 들린다. 직박구리, 섬휘파람새, 동박새, 까치, 꿩, 찌르레기, 참새 등등. 반가운 남북정상회담 중이었지만, 우리에겐 저 새들처럼 평범한 일상이 중요하다. 통일은 결국 우리 ‘일상의 평화를 위한 과정’이 아니겠는가. 분단이 없었더라면 제주의 4.3 대량학살도 없었을 테고, 또 한반도 냉전 속의 저 강정해군기지도 없없을 것이다. 미 군함과 핵잠수함이 제주와 한반도를 휘젓고 있을 때, 우리 일상의 평화는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또 분단과 그 이념이 낳은 금기도 무섭다. 내 양심에 따라 자유로운 생각을 할 수 없는 사회. 다름을 틀리다고 얘기하는 사회, 복지 확대를 이념의 잣대로 바라보는 사회. 한강과 임진강을 흐르는 강에서 정치적 호수로 만들어버린 사회. 노동 존중을 계급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사회, 대륙의 꿈을 섬나라로 가두려는 사회. 인권 확대를 배부르니까 하는 소리로 취급하는 사회. 평화적 공존을 사상과 이념, 그리고 피부색으로 구별하는 사회. 기본소득과 생존을 게으름으로 치부하는 사회. 협동 대신 경쟁만이 살 길이라고 강요하는 사회. 주권과 자치 확대를 머리에 빨간 물이 들어서 그렇다는 사회.


제주 중산간마을에서 바라본 한라산, 오름, 곶자왈
사진 출처 - 필자


평화로 가는 통일 과정에서 이 껍데기들이 모두 사라졌으면 한다. 이렇게 될 때 통일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 그러면서 나와 가족, 그리고 주변 이웃들의 평화적 일상을 꿈꾼다. 어제 동네에서 가족과 밥을 먹다가 누렇게 익은 맥주보리 뒤로 한라산, 여러 오름들, 곶자왈을 보았다. 평화롭고 좋았다. 한반도 평화와 통일과 함께 곧 우리에게 찾아올 일상의 평화와 행복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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