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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9호] 신체적 차별에 대한 생각

작성자
hrights
작성일
2019-08-30 11:44
조회
518

김영미/ 인권연대 운영위원


 나와 조금 다르다고 해서 차별하거나, 차별받거나 혹은 낙오시키는 등의 편견을 없애는 것은 우리 모두가 노력해야 할 일이다.


 고 3인 준수(가명)는 왼쪽 목덜미와 양팔에 타투를 하고 학교를 다닌다. 타투를 한 것 외에는 문제가 없는 준수는 교사들의 관심과 시선을 불편해 했다. 타투에 대한 폭력성, 일탈, 혐오감 등 부정적인 시선이 존재하는 학교에서 교사들은 단지, 타투를 했다는 이유만으로 편견을 갖고 ‘불량아’ 취급을 했었고, 나 역시 이런 편견과 혐오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그럼에도 준수는 시간이 갈수록 팔에 대한 노출을 당당히 했고 “타투도 머리 염색처럼 개인의 취향이라고 생각했으면 좋겠다.”라며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 하곤 했다.


 생각해보면 나에게도 탈모 증상을 겪었을 때가 있었고, 지금도 이 문제로 늘 가슴을 졸이며 사람들의 시선이 머리로 향할 때마다 조마조마한 심정으로 살아가고 있다. 이러한 스트레스 속에서 얼마 전 TV 프로그램 ‘다큐 공감‘의 '힘내요, 빛나는 그대' 편에서 배우 윤사비나 씨를 만났다. 20대에 교통사고를 당한 그녀에게 갑자기 찾아온 탈모는 단 2주 만에 전신탈모로 진행됐고, 배우로서 꿈 많던 청춘의 시간을 빼앗았고, 삶까지 송두리째 바꿔놓았다. 무대 위에 서기 위해 가발을 썼지만, 벗겨지는 돌발 상황들이 자주 벌어지면서 수치심을 느낄 수밖에 없었던 그녀. 죄를 지은 것도 아닌데 머리카락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자존감은 늘 바닥이었던 그녀가 편견 없이 바라봐 주던 동료 배우인 남편을 만나 처음으로 사람들 앞에 가발을 벗고 당당히 대중들 앞에 나섰지만 탈모인을 바라보는 곱지 않은 편견의 시선은 늘 그녀를 따라붙는다. 전신탈모 환자들에게 용기를 주고, 탈모인에 대한 편견과 맞서기 위해 10년째 가발을 쓰지 않는 그녀는 두 아이의 엄마이기도 하다. 그런 그녀도 큰아이가 학교와 학원에 다니면서부터 친구들이 머리카락이 없는 사비나 씨의 모습을 보고 놀리기 시작 하자, 강하던 사비나씨 역시 흔들린다. 아이를 위해 가발을 써야할지, 말아야할지 고민을 하다 그녀는 결국 가발을 쓰지 않기로 했다. 엄마의 다름을 인정하는 과정 속에 아이들이 또 다른 사회적 편견과 예기치 않은 장벽을 만났을 때 이겨낼 힘이 생긴다고 믿는 그녀는 머리카락이 없어도 행복하고 멋져 보였다.



사진 출처 - KBS 1TV '다큐 공감'


 탈모는 누구나 하나쯤은 가지고 있는 콤플렉스일 뿐이며,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얼마든지, 충분히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와 당당한 모습으로 편견과 맞설 수 있을 것이다.


 과거에 부정적인 경험으로 다른 시선으로 혹은 편견으로 먼저 바라봐야 했던 타투도 개인의 취향이라 여기는 준수의 시선이 맞지는 않을까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더불어 사회가 눈부신 변화와 발전이 되는 것처럼 다른 사람을 보는 눈도 변화가 되어 차이를 인정하고 관용하는 사회로 변해가기를 바란다. 또한 생각대로 되지 않는 자신의 인생을 어떻게 바꾸고 받아들일지는 스스로에게 달려 있다.


김영미 위원은 현재 고등학교 교사로 재직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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