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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1호] 문재인 정부의 성패는 집값에 달려있다

작성자
hrights
작성일
2020-08-19 15:57
조회
385

이재상/ 인권연대 운영위원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하락하고 있다. 핵심적인 이유 가운데 하나는 아무래도 부동산 정책의 실패 때문일 것이다. 참여정부 때도 그랬지만 집값을 잡겠다는 의지는 강했으나 결과는 비참했다. 보수언론과 정치권의 프레임 전쟁에 발목 잡힌 측면도 있었지만 보다 근본적으로는 땜질식 정책 때문이라는 비난도 들어야 했다. 실제 11차례의 부동산 대책에도 집값 폭등세는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촛불로 일어선 정부가 집값 때문에 흔들리다니 참담하기도 하고 어이가 없다는 생각도 든다. 참여정부 이후 10년을 기다려 들어선 문재인 대통령은 ‘부동산만큼은 자신 있다’고 외쳤고, 참여정부의 실패를 답습하지 않겠다고 다짐했지만 여전히 집값은 치솟았다. 야당은 말할 것도 없고 청와대나 집권여당에도 다주택자들이 많았고, 처분하라는 지시에도 버티다가 여론에 등이 떠밀려 마지못해 시늉을 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여당의 한 의원은 집값은 잡히지 않을 거라는 말로 논란을 더 키웠다. 정부를 믿고 기다렸던 서민들은 허탈함을 넘어 배신과 분노마저 느끼고 있다.


 경실련에서 역대 정권별 서울 아파트 값 상승에 대한 분석을 내놓았는데, 서울 25평 아파트 값은 문재인 정부 초기 8.4억에서 3년 만에 12.9억이 됐다. 상승액 기준으로 4.5억이 올라 역대 최고치이고 상승률도 53%에 달한다. 강남과 비강남의 가격 격차도 1993년에 비해 100배나 벌어졌다. 모든 수치에 있어서 노무현, 문재인 대통령 때의 성적표가 가장 참담하다.

 역대 정권 가운데 아파트 값이 하락했던 때는 이명박 정부가 유일하다. 분양가상한제와 분양원가공개를 전면시행하고 SH공사가 후분양제와 장기전세를 실시하면서 아파트 값이 떨어졌다. LH공사는 토지는 임대하고 건물만 분양하는 이른바 반값 아파트를 내놓기도 했다. 이 시기 강남의 아파트 값은 16% 하락했고 강남과 강북 아파트 값 격차도 줄었다. 이명박 대통령이 토건족의 대통령이었고 숱한 과오를 저지르긴 했지만 역설적이게도 아파트 가격을 안정시키는 데는 성공했다. 박근혜의 초이노믹스 대전환 이전까지는 말이다.


 역설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부동산을 안정시키겠다고 나섰던 문재인 정부는 땜질식 처방과 대책으로 오히려 투기를 조장했다. 실수요자들은 대출규제로 묶어놓고 현금부자들과 투기꾼과 재벌에겐 막대한 혜택을 주는 방식이다 보니 투기꾼에게 꽃길을 깔아줬다는 비판도 들린다. 박근혜 정부 때 분양가상한제 폐지와 주택대출확대정책 등 이전 정부에서 축적해온 바탕이 있다고 해도 현 정부의 책임도 결코 작지 않다.



사진 출처 - 경향비즈


 우리 사회의 불평등과 격차의 심화 원인은 부동산 투기로 인한 불로소득이라고 말한다. 열심히 땀 흘려 일하는 노동자보다 아파트나 오피스텔이 돈을 훨씬 더 잘 번다. 가만히 있어도 따박따박 들어오는 월세와 폭등하는 집값. 이것이 대한민국을 무너트리고 정권을 위기로 몰고 있다. 대출규제와 보유세 강화는 방향은 맞지만 지금의 집값 폭등상황을 안정시킬 대책은 아니다. 고위공직자들의 다주택 처분도 보여주기 눈가림에 불과하다. 그런다고 집값이 떨어지겠는가. 집값을 잡겠다는 의지의 천명이라고 볼 수도 있겠으나 이미 그 의지는 충분히 많이 표명했다.


 근본대책은 집값 자체를 낮추는 것이어야 한다. 그 방안은 이미 시행된 적도 있고 효과도 검증됐다. 분양가상한제와 분양원가공개가 그것이다. 그동안은 거대야당에 발목 잡혀 하지 못했다는 핑계내지는 변명이라도 가능했지만 이제는 아니다. 180석의 무게와 책임을 다해야 한다. 더 이상의 실책과 실기는 있을 수 없다.


이재상 위원은 현재 CBS방송국 PD로 재직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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