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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3호] 교육은 인권입니다!

작성자
hrights
작성일
2019-02-25 17:44
조회
772

-2019 겨울 인권교육 직무연수를 마치고-


주윤아/ 회원 칼럼니스트


인권연대의 겨울 인권교육 직무연수를 마쳤다. 이번 연수는 ‘인권, 세계를 이해하다’라는 주제로 ‘인권’의 렌즈로 다른 나라의 모습을 재조명해보는 시간이었다. 무엇보다 다른 나라의 문화를 주로 책으로 접하다 강사들의 생생한 현지 경험담을 들을 수 있어 특히 좋았다.

팔레스타인 현대사 강의(홍미정 교수)를 통해 그동안 어렵게만 느껴졌던 중동 분쟁의 본질이 이해되기 시작했다. 중동 분쟁은 내부 정치 문제만이 아니라 이 지역 강국들의 경쟁관계와 세계적 열강들의 개입이 얽혀 복합적으로 접근해야 하므로 한 두 번의 강의만으로는 이해가 녹록치 않은 것은 사실이지만 몇 가지 선명해진 내용이 있다.

이스라엘 건국과 중동 전쟁, 그리고 반 세기가 넘도록 이어지고 있는 팔레스타인 탄압에 결정적 구실을 제공한 나라는 영국이다. 그렇지만 나치 독일이 저지른 홀로코스트가 유대인들의 국가 건국에 대한 결심을 강화하게 한 배경이라는 것도 간과할 수 없다. 그러므로 현재 독일의 과거사 사죄 퍼포먼스를 마냥 환영하는 것도 경계해야 한다.(물론 과거사를 부정하고 왜곡하는 일본에 비한다면 바람직한 것은 분명하지만 말이다.)

한편 유대인들이 팔레스타인 주민들에게 저지르는 범죄에 면죄부를 줄 수도 없다. 강의를 들으며 그동안 나치 정권의 유대인 학살(홀로코스트)만 강조한 우리의 학교 교육에서 유대인에 의한 팔레스타인인들의 피해와 현재 그들의 처지에 대한 역사적 배경 또한 비슷한 비중으로 다뤄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진출처 : 장애인권법센터 DRAC 홈페이지(http://www.draclaw.kr/human.html)


독일의 민주시민교육(김누리 교수)에 대한 강의를 들을 때는 부러움이 일었다. 교사이기 이전에 독일의 학생이 되어 교육을 받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였다. 독일의 민주시민교육은 성교육, 정치교육, 생태교육에 큰 비중을 두고 이루어진다. 정치나 생태교육은 그 수준이나 실용성의 차이는 있겠지만 우리나라 학교에서도 다루고 있으나 성교육은 확연히 다르다.

독일은 성교육을 민주주의 교육의 핵심으로 간주하여 초등학교 무렵부터 비중있게 시행한다. 청소년의 성 권리를 인정하되 이에 따른 철저한 책임을 묻고 사회가 그 책임을 다 할 수 있도록 돕는 인권의 영역으로 성교육 내용을 구조화하였다. 즉 성을 무조건 억압하지 않는 성교육을 통해 불의한 권력에 맞설 수 있는 ‘강한 자아’를 지닌 민주시민을 기를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독일의 성교육은 우리의 교육 현실에 비추어 이상적으로 들리지만 분명 참고할 점이 있다. 여태껏 대한민국에서는 제대로 된 성교육을 받은 자도 없고, 정확하고 실질적인 성교육 매뉴얼이 만들어진 적도 없으며, 현재도 이를 교육하고 연수할 전문가나 강사 등의 인력도 턱없이 부족하니 말이다.

그렇다고 좌절하고 마냥 미룰 수는 없다. 대한민국의 청소년들은 이미 초등학교 전후부터 사랑과 연애를 시작하며, 기성세대의 연애 패턴과는 상당히 다른 양상을 보인다. 그러나 이에 대해 정확히 알고 있는 어른이나 교사는 거의 없으며, 우리가 혹시 하고 예측하는 다양한 성적 행동을 하고 있음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므로 더 이상 ‘성’을 윤리적 영역으로 분류하여 부정하고 억압하거나 유보하라고 협박만 할 수는 없다. 제대로 된 성교육과 성평등 교육을 실시하지 않는다면 대한민국에서의 성은 음지로 향하고, 약자와 여성을 대상화하며 이들을 소비하고 착취하는 현실의 성문화는 전혀 개선되지 않을 것이다.

연초부터 터져 나온 스포츠계의 미투 운동에서 재확인하듯, 우리 기성세대는 아무런 도움도 받지 못하고 혼자 고통받는 청소년들의 현실을 직시하고 앞으로 누구도 이러한 눈물을 흘리지 않도록 행동할 때이다. 시기를 묻는다면 바로 지금이다!

* 참고자료 : 인권연대 겨울 인권교육 직무연수 ‘인권, 세계를 이해하다(35기) 자료집 중

- (단국대 중동학과 홍미정, 중앙대 독어독문학과 김누리 교수님 강의안)

주윤아: 성평등 민주주의를 꿈꾸는 교육노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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