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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연대 55호] 제3세계 민중해방을 노래하는 레게의 황제 밥 말리(Bob Marley)

작성자
hrights
작성일
2017-08-18 09:31
조회
538

[인권과 평화를 노래하라 -9]제3세계 민중해방을 노래하는 레게의 황제 밥 말리(Bob Marley)


유요비/ 시 인, 문화평론가


 미국 흑인들의 노예노동으로부터는 블루스(Blues)가 생겨났고, 카리브해 자메이카 흑인들의 한과 설움에서는 레게(Reggae)가 생겨났다.


 나뭇잎 모두 시들고 하늘은 잿빛/ 이런 겨울날엔 산책을 하곤 했네/ 내가 LA에 있다면 안전하고 따뜻할텐데/ 캘리포니아를 꿈꾸네 이런 삭막한 겨울날엔


 카리브해의 흑인들은 “백인들의 지배를 벗어나 고향이자 약속의 땅인 아프리카로 돌아가야 한다”는 자신들의 간절한 소망을 교리로 하는 ‘라스타파리아니즘’(Rastafarianism)을 신봉하며 백인들에 의해 강제로 끌려와 수백년간 백인들의 억압과 착취에 시달려온 한과 설움을 토속적 리듬인 레게로 노래한다.


 이러한 레게를 세계적 대중음악으로 만든 사람이 바로 밥 말리(Bob Marley)다. 레게는 밥 말리에 의해 록, 블루스, 컨트리, 펑크, 디스코, 랩 등 미국의 자본이 배후에 있는 미국 중심의 세계 대중음악계에서 제3세계의 음악으로는 유일하게 상업적으로 성공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상업적 성공을 비웃기라도 하듯 밥 말리는 “음악으로 혁명을 일으킬 수는 없다. 그러나 사람들을 깨우치고 선동하고 미래에 대해 듣게 할 수는 있다”라고 말하며 레게가 억눌리고 차별받는 카리브해의 흑인들, 나아가 제3세계에서 고통받는 민중들의 저항음악임을 분명히 했다.


 우리나라에는 1993년 영화 "슬리버"가 상영되면서 알려지기 시작하였다. 이 영화의 주제가가 바로 영국의 8인조 대형 레게그룹 UB40가 엘비스 프레슬리의 "사랑에 빠지지 않을 수 없어"(Can't help falling in love)를 리메이크해 부른 레게곡이었고, 7주동안 빌보드 차트 1위를 차지하면서, 그리고 한창 잘 나가던 시절 1회 출연료가 수천만원에 이르던, 자칭 국민가수(?)라는 김건모가 "핑계"라는 노래로 불러 소위 ‘뜨기’ 시작하면서부터 우리나라에도 선풍적인 레게붐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러한 선풍은 서구에서와 마찬가지로 자본주의 통치를 공격하는 ‘저항의 레게’를 자본의 확실한 이윤을 보장하는 ‘노예의 레게’로 만들어 버렸다.


 밥 말리는 1945년 자메이카의 세인트 앤에서 영국 해군 소령인 아버지와 현지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수도 킹스턴의 가장 가난하고 범죄로 악명높은 빈민가 트렌치타운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밥 말리는 필연적으로 급진적인 젊은이로 자라났다. 트렌치타운은 폭동이 일어나지 않는 게 이상할 정도의 사회 경제적으로 열악한 곳이었다.


 자메이카는 1962년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후, 자본주의화의 과정 속에서 급격한 농촌분해를 가져왔다. 정치적으로도 불안하여 내란 상태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테러와 폭력이 난무했다. 이 과정에서 대개의 농촌의 젊은이들은 끼니를 해결하기 위해 수도인 킹스턴으로 몰려들어 슬럼가를 배회하는 날품팔이 신세로 전락하고 말았다. 이들이 슬럼가를 벗어나는 길은 두 가지. 대중연예인이 되거나, 아니면 ‘후드보이(hoodboy)’라고도 하는 갱이 되는 것. 밥 말리의 노래를 기타의 달인 에릭 클랩턴(Eric Clapton)이 리메이크해 부른 "나는 보안관을 쏘았다"라는 노래는 후드보이와 경찰의 대립을 묘사한 노래다.


 밥 말리는 1973년 영국의 아일랜드 레코드회사에서 첫 앨범 "불을 붙여라"(Catch a fire)를 발표하면서 레게를 전세계에 알리기 시작한다. 이후 1981년 암으로 사망할 때까지 밥 말리는 10장의 앨범을 발표하면서 서방세계에 ‘불온한 레게가수’로 경계의 대상이 되었지만, 폭정과 억압에 신음하는 제3세계 민중에게는 쉴새없이 제국주의를 고발하고 공격하는 ‘음악전사’로 추앙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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