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인권연대

home > 활동소식 > 월간 인권연대

[인권연대 60호] 참여정부 경찰의 잇단 헛발질

작성자
hrights
작성일
2017-08-18 10:14
조회
352

오창익/ 인권연대 사무국장


최근 연쇄살인범 유영철 사건과 경찰관을 두 명이나 죽인 이학남 사건으로 인해, 국민들의 불안이 적지 않다.


한 명의 살인마가 20명도 넘는 선량한 시민을 잇달아 죽이고 있을 때, 경찰은 범행의 단서조차 파악하지 못했고, 범행이 일어났는지조차 모르고 있었다. 또한 범인을 제압하여야 할 경찰관이 오히려 범인에 의해 죽임을 당하는 안타까운 일이 벌어지자 시민들의 불안은 더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 대해 가장 큰 책무를 느껴야 하는 것은 물론 경찰이다. 두 명의 경찰관이 살해당하는 충격과 분노를 겪었다고는 하지만, 범죄로부터 안전한 사회를 만드는 가장 큰 책무는 누가 뭐래도 경찰에게 있다.


그런데 경찰은 시민들을 안심시킬 수 있는 대책을 내놓기는커녕, 오히려 자신들의 권한만을 신장, 강화시키는 대책을 내놓아 스스로의 권위와 신뢰를 실추시키고 있다.


경찰청은 지난 12일, ‘희대의 연쇄살인범 검거에 이은 경찰관 피살사건으로 민생치안에 대한 국민 불안감이 증가한다’며 이를 근절할 대책으로 [공권력 확립 종합대책]을 내놓았다. 경찰청은 [대책]을 통해 최근 잇단 범죄에 대해 경찰이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못한 이유를 ‘인권은 최고 수준의 기준과 잣대가 강조되는 반면, 공권력에 대해서는 경시와 지나친 견제’로 경찰권 행사가 소극적인 면이 있다고 진단했다.


한국에서 국제사회가 요구하는 인권의 기준이 최고 수준으로 강조된 적도 없지만, 경찰관 일부가 인권에 대해 가지고 있는 막연한 거부감이 이제는 공식기구인 ‘경찰청’에 의해 확인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경찰은 이런 인식을 바탕으로 ‘경찰관직무집행법’을 개정하겠다고 하는데, 그 주요 내용은 불심검문 때 수상한 거동을 보인 사람에게는 임의동행을 요구할 수 있도록 하고, 신원확인을 위한 신분증 제시 요구권과, 이를 거부하였을 때 처벌할 수 있는 조항을 신설하겠다는 것이고 소지품 검사의 범위를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간단하게 설명하면 경찰관이 길거리에서 진행하는 불심검문의 요건을 강화하고, 경찰관의 요구에 불응하면 ‘처벌’도 가능하게 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경찰관직무집행법의 입법취지를 무색케하는 것이며, 범죄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한 자신들의 잘못을 애꿎은 시민들에게 돌리는 부도덕한 태도이다.


경찰관직무집행법은 경찰관의 행정활동을 규정하고 있으며, 불심검문도 행정활동이다. 당연히 형사소추를 목적으로 하는 ‘수사’와는 전혀 다른 것이다. 우리 법률은 경찰관이 범죄와 연관이 있다고 생각하는 자에 대한 질문을 허용하고 있으나,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신체의 자유, 표현의 자유를 갖고 있는 시민이 이를 거부할 자유도 당연히 있음을 확인하고 있다.


그런데 그렇게 하면 범죄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없다는 것이 경찰의 푸념이다. 유영철이나 이학남을 불심검문을 맘대로 못해서 검거하지 못했다면, 그나마 위헌적 푸념에라도 귀 기울일 수 있을지 모르나, 이건 경우가 너무 다르다.


신분증을 갖고 다니지 않거나 경찰관에게 보여주지 않는 사람을 처벌하겠다는 발상은 처벌을 위해 신원확인을 해야 하는 새로운 상황을 낳게 된다. 경찰은 벌금부과를 이유로 강제연행 또는 임의성이 전혀 없는 임의동행을 요구하거나, 주민등록번호대기, 지문날인 등을 강요하면서 신원의 확인을 요구할 것이고, 이는 모두 위헌적 경찰활동이 될 것이다.


이런 문제점들은 이미 경찰청이 지난 봄 경찰관직무집행법 개정안 검토 작업을 경찰혁신위를 통해 진행하려 할 때 모두 지적되었고, 위원들의 한결같은 반대로 개정작업은 폐기되었다. 그런데 이번에 또다시 자신들의 권한을 강화하는 안을 모른척 하면서 끄집어낸 것이다.


이밖에 수사경과제를 비롯한 다른 대책들도 이이번이 아닌 삼탕, 사탕 대책들이었다.


문제는 심각한데, 막상 문제를 풀어야 할 경찰의 대응은 너무도 구태의연하고 뻔뻔했다. 과연 혁신의 의지조차 있는지 의문이다.

전체 2,172
번호 제목 작성자 작성일 조회
349
[89호] 2007년 겨울 교사인권강좌 - 좋은 선물, 실천으로 돌려드릴게요 (강유미/ 수색초등학교 교사)
hrights | 2017.08.30 | | 조회 193
hrights 2017.08.30 193
348
[89호] 한국사회와 가난 ⑨ 한국사회와 가난’ 연재를 마치며
hrights | 2017.08.30 | | 조회 249
hrights 2017.08.30 249
347
[89호] 故 박종철 열사 20주기 추모시
hrights | 2017.08.30 | | 조회 223
hrights 2017.08.30 223
346
[89호] 인권현장 이런 저런 이야기 - 박종철, 그리고 20년
hrights | 2017.08.30 | | 조회 197
hrights 2017.08.30 197
345
[89호] ‘세팅’된 사회에서 꿈은 사라진다
hrights | 2017.08.30 | | 조회 183
hrights 2017.08.30 183
344
[88호] 인권연대에 힘을 보태주십시오
hrights | 2017.08.30 | | 조회 164
hrights 2017.08.30 164
343
[88호] 인권그림판
hrights | 2017.08.30 | | 조회 182
hrights 2017.08.30 182
342
[88호] 도움 주셔서 감사합니다 (11월)
hrights | 2017.08.30 | | 조회 230
hrights 2017.08.30 230
341
[88호] 인권연대 송년모임에 초대합니다
hrights | 2017.08.30 | | 조회 205
hrights 2017.08.30 205
340
[88호] 겨울 교사인권강좌 - 청소년 인권’에 함께 해요
hrights | 2017.08.30 | | 조회 197
hrights 2017.08.30 1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