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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연대 58호] [5월 수요대화모임 지상중계] 이라크 전쟁은 더러운 침략전쟁일 뿐 - 이희수/ 한양대 문화인류학과 교수

작성자
hrights
작성일
2017-08-18 09:56
조회
377

[5월 수요대화모임 지상중계]



이라크 전쟁은 더러운 침략전쟁일 뿐 - 이희수/ 한양대 문화인류학과 교수


 9.11 사태 이후 이슬람이 또 다시 폭력의 전면에 등장했다.


이슬람의 가르침이 평화와 평등에 두고 있음에도, “Islam(이슬람)”이라는 단어의 의미자체가 평화를 담고 있음에도 이슬람이 호전적으로 비춰지게 된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건국 이후 오늘날까지 한번도 우리의 입장에서 제대로 이슬람과 이슬람사회를 들여다 볼 기회의 창을 가져보지 못했다는 것이다. 또한 이슬람세계와 가장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적대적 이해당사자인 유대와 미국중심의 언론과 정보를 통해서만 아랍이나 이슬람의 문제를 인식하고 판단해 오는 과정에서 조직적으로 양산된 오류와 편견의 구조적 양산이다. 그리고 이번 9.11사태를 통해서도 여실히 드러났지만, 일부 급진 이슬람 과격분자들의 테러와 폭력행위를 전체 이슬람의 모습으로 이미지 메이킹해 가는 서구의 홍보전략을 거의 무분별하게 수용하고 있는 문제이다.


다음으로 이슬람과 아랍을 동일시하는 초보적인 상식의 오류가 지식인사회에까지 만연해 있다는 점과 이슬람은 서구의 가치체계와는 달리 정교일치 사회구조를 갖고 있는데도 이에 대한 이해가 없었다는 것이 문제다.


일찌기 서구인들이 이슬람인들에 의한 단시일의 정복사업을 소위 “한 손에 꾸란, 한 손에 칼” 이라고 표현한 것도 서구의 이교도에 대한 적개심과 확산되는 이슬람 세력에 대한 위기감에서 만들어진 용어에 불과하다.


 거짓 명분으로 시작된 전형적 침략 전쟁


전쟁은 무릇 선과 악의 함수관계다. 자신은 선이고 상대는 악이어야 한다. 악을 다이나믹하게 극대화해서 전쟁을 정당화하는 것은 역사가 말해주는 강자의 특권이다. 2003년 3월 미국의 이라크 침략전쟁도 그랬다. 그들이 내세운 명분은 사담 후세인 정권이 대량살상무기를 개발하고, 알 카에다와 연계되어 있고, 수십만의 자국국민을 살해한 독재자를 제거해 이라크 국민들을 고통에서 해방시키고, 나아가 중동전체의 민주화 도미노를 꾀하겠다는 것이었다.


9.11 테러로 이미 세상을 보는 눈이 바뀐 미국 시민들은 이라크의 놀라운 죄목들에 경악했다. 심리적 공황상태에서 끊임없는 테러 공포에 시달리던 그들에게 알 카에다를 비호한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 정권을 무너뜨린 것으로는 치유가 되지 못했다. 그래서 이라크가 선택되었다. 이미 이라크는 9.11 테러 직후부터 부시 행정부 매파 관료층인 소위 네오콘(신보수주의의 약칭)들로부터 공공연히 다음 공격대상으로 거론되고 있었다.


그럼에도 그 모든 전쟁 명분은 거의 완전한 허구였다. 이라크가 생화학무기와 대량살상무기를 보유하고 있지 못하다는 것은 이미 10여년에 걸친 유엔의 무기사찰로 충분히 입증되었다. 또한 거의 모든 중동 전문가들이 회의적인 견해를 보였고, 무엇보다 미국의 정보기관이 이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결국 2004년 2월, 부시가 가장 신뢰하는 이라크 사찰무기 팀장인 데이비드 게이 박사의 의회 양심선언에 이르렀다.


사담 후세인과 알 카에다와의 연계 주장은 한 편의 코미디같은 억지였다. 쿠데타를 통해 집권한 사담의 이라크 바스당 사회주의 정권은 철저한 이슬람 박해로 악명을 날렸다. 세속주의와 사회주의의 길을 걸으면서 이슬람 종교지도자에 대한 암살과 투옥, 종교적 박해로 인해 전세계 이슬람주의자들의 오랜 공적이었다. 사담 후세인은 일찍부터 오사마 빈 라덴에 의해 ‘사악한 지도자’로 타도 대상에 올라있는 반이슬람적인 독재자였다.


이라크 침략 전쟁의 공식 명칭은 “이라크 해방 전쟁”이었지만 어느 곳에서도 미군을 진정으로 반기는 곳은 없었고 곧바로 두렵고 끈질긴 저항의 자살 공격을 받기 시작했다. 이라크인들의 확고한 애국심 앞에 미국은 고전하고 있고 이제는 누구도 이번 침략을 이라크 해방 전쟁이라고 목청을 높이지 않게 되었다.


이라크 전쟁은 거짓 정보와 거짓 명분으로 미국시민은 물론 지구촌 전체를 우롱한 전형적인 침략전쟁이었을 뿐만 아니라 지구촌 전체에게 더럽고 추악한 전쟁일 뿐이다.


그러한 전쟁에 미국의 대변인 역할을 자청한 일부 국내언론과 정치인, 한심한 외교관리들의 무능과 발상에도 경종을 울려야 한다.


 반복되는 약자의 저항과 독재의 악순환


이라크의 저항은 계속되고 있다. 고통받는 이라크 민중을 위한 해방전쟁이라는 미국의 거창한 구호는 어느새 꼬리를 감췄다. 이라크 국민들은 혼신을 다해 미국에 저항하고 있다. 후세인이 좋아서도, 그를 다시 권좌에 앉히기 위해서도 아니다. 신성한 조국을 침략한 미군을 몰아내기 위해 저항을 하는 것이다. 이것은 테러도 아니고, 종교적 이데올로기에 팔려간 정치적 집단의 저항도 아니다. 외국인에게 점령당한 자신의 조국을 되찾아야 된다는 몸짓일 뿐이다. 나라를 뺏기고도 아무렇지 않게 점령군을 환영하는 민족은 이미 혼과 정신을 잃은 희망없는 족속일 것이다. 이러한 당연한 저항을 테러나 후세인 잔당들의 발악쯤으로 폄하하려는 미국의 심정은 측은하기만 하다. 어떤 조직이 누구의 지원을 받으며 얼마나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지는 사실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미국이 이라크인들의 마음을 읽고 그에 걸맞는 대안을 찾지 않는 한 미국의 이라크 점령은 결코 성공하지 못할 것이다.


 한국의 파병과 중동의 정서


그럼 이미 파병을 결정한 우리에게 이라크는 어떤 의미를 갖는가? 무엇보다 우리 민족이 키워온 오랜 역사적 사명감을 이러한 명분없는 전쟁의 흙탕물을 뒤집어쓰며 역사의 더러운 한 페이지를 장식하는 것이 무엇보다 싫다. 면밀한 분석과 설득력없는 형이상학적인 막연한 국익논쟁도 마음에 걸렸다. 어떻게 이라크 파병이 한-미동맹의 문제만인가? 중동국가들은, 또 국민들은 이번 파병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장기적으로 국가신인도나 경제시장 개척에 어떤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게 될지는 고려하지 않는가? 더욱이 미국의 이라크 침략에 한 목소리로 반대를 하고 있는 동남아 이슬람사회에서의 한국 이미지라는 요인도 고려를 해야 한다.


파병을 위한 준비부족, 파병지 선택에 있어서는 최악의 고려 등등 이미 파병으로 얻을 수 있는 추상적인 국익보다 잃어야 할 것이 분명하고 너무나 많은 이 문제에 이제는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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