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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연대 61호] 영화 ‘I am Sam’의 주제곡 조지 해리슨의 'Here comes the sun'

작성자
hrights
작성일
2017-08-18 10:22
조회
800

유요비/ 시 인, 문화평론가


  해가 뜨네요, 해가 뜨네요
난 말해요 참 좋다고
내 작은 사랑이여, 길고 춥고 외로웠던 겨울이 가고 있어요
내 작은 사랑이여, 마치 여러 해가 지난 것 같아요
해가 뜨네요, 해가 뜨네요
난 말해요 참 좋다고

              - 'Here comes the sun' 가사 일부


 'Here comes the sun'은 비틀즈 멤버 중의 한 사람인 조지 해리슨의 곡이다.


 조지 해리슨은 존 레논이나 폴 매카트니처럼 많은 곡을 작곡하지는 않았다. 또한 존 레논이 반전평화와 인권운동이라는 ‘크고 무거운 사랑’을 노래했다면 그는 낮은 목소리로, 또 희망에 찬 목소리로 소외된 이웃과 연인을 향한 ‘작은 사랑’을 노래했다. 이 노래는 이 곡이 수록된 앨범 'Abbey Road'에서 최고의 명곡으로 꼽히며, 비틀즈의 다른 노래들인 'Yesterday'나 'Imagine'에 버금가는 명곡으로 평가받는다.


 조지 해리슨은 존 레논이나 폴 매카트니에 비해 작곡능력이나 음악성이 뛰어나지는 못하다고 평가받지만, 그것은 편견이다. 장애인이라고 해서 성공하지 못한다는 바로 그 편견과 똑같다. 그래서 조지 해리슨과 그의 노래 'Here comes the sun'은 영화 'I am Sam'의 전작(典作)이라고까지 할 수 있다.


 영화 'I am Sam'의 음악은 모두 비틀즈의 노래들이다. 'Across the universe', 'Strawberry fields forever', 'Two of us', 'I‘m looking through you' 등의 노래들이 영화 곳곳에 숨어 있을 뿐 아니라, 노래가사의 많은 부분이 영화로 옮겨져 있다.


 영화 속에서 샘(숀 펜)은 커피전문점에서 일하는 7살의 지능을 가진 정신지체 장애인이다. 모든 면에서 미숙하지만, 자식에 대한 사랑과 비틀즈에 관해서는 전문가를 뺨친다. 떠돌이 여인이 낳은 아기를 병실에서 처음 본 순간 'Lucy in the sky with diamonds'를 떠올리고 딸의 이름을 루시 다이아몬드 도슨으로 짓는가 하면, “엄마는 언제 오느냐”는 딸의 질문에 “존 레논과 폴 매카트니의 엄마도 모두 그들이 어릴 때 죽었다”고 답하며, 'Here comes the sun'이 조지 해리슨의 음반 중 최고의 노래라고 평가한다.


 바로 이 대목에서 감독이 조지 해리슨의 'Here comes the sun'을 영화 'I am Sam'의 전작으로 삼고 있음이 드러난다. 이는'Here comes the sun'이 수록된 앨범 'Abbey Road'의 자켓 사진을 그대로 영화 장면에 사용한 것(샘이 딸 루시와 함께 풍선을 들고 횡단보도를 건너는 장면)에서도 드러난다. 또 이 영화와 위의 가사를 비교해 보면, “내 작은 사랑”은 루시이며, “해”와 희망이, “겨울”과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 짝지어져 있음을 알게 된다. 이 같은 감독의 재해석은 정말 탁월하여, 연가(戀歌)풍의 'Here comes the sun'에 새로운 생명을 주었다고 할 수 있다.


 영화 <I am Sam>은 “길고 춥고 외로웠던 겨울이 지나고 얼음이 녹으면서 태양이 뜨고 있다”는 <Here comes the Sun>의 노래 가사처럼, 낡은 사고와 편견에 맞서 일어서는 장애인 아빠와 딸의 희망을 이야기한다. 결국 때때로 사람과 사람 사이의 사랑과 신뢰를 가로막는 비정한 법과 제도가, 또 사회적 편견이 얼마나 더 큰 장애를 낳을 수 있는가를 고발한다.


 그리고 그 사회를 건강하게 지켜내는 것은 법과 제도가 아니라 사랑과 신뢰이며, 이것은 사랑하는 사람들이 함께 해결해나가야 할 싸움이라고. 장애인인 샘에 대해 이른바 정상인들은 “장애인은 좋은 부모가 될 수 없다”는 편견을 가지고 대하지만 정작 샘은 소위 정상인들처럼 “어떻게 하면 좋은 부모가 될 수 있을까”라는 정상적인 고민을 한다. 다른 부모들에 비해 양육능력이 뛰어나지는 못하지만, 그렇다고 그가 좋은 아버지가 되지 말라는 법은 없다. 그래서 이 영화는 조지 해리슨과 그가 만든 <Here comes the sun>과 닮았다고 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 때문에 비틀즈의 많은 노래를 제치고 이 노래가 주제가라는 영광을 차지할 수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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