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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연대 59호]노동자는 노동조합 통해 가치있게 사는 것 - 하종강(한울노동상담소 소장)

작성자
hrights
작성일
2017-08-18 10:01
조회
411

[20차 수요대화모임 지상중계]



노동자는 노동조합 통해 가치있게 사는 것 - 하종강(한울노동상담소 소장)


노동자의 권리주장이 어려운 사회


 어줍잖게나마 노동문제에 관한 일을 직업으로 선택한 뒤 24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노동자 권리에 대해 이야기하기가 요즘처럼 조심스럽고 어려운 시기가 일찍이 없었다. ‘임금 인상’이나 ‘근로조건 개선’처럼 지극히 당연한 요구조차 남 몰래 숨죽여 속삭여야 했던 80년대 암흑의 시대에도 지금처럼 어렵지는 않았다.


 사람들은 장애인의 권리와 여성의 권리가 신장되는 것은 옳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노동자들의 권리가 지금보다 더 높은 수준으로 확대되는 것은 사회 전체에, 특히 한국 경제에 극히 해롭다고 생각한다. 조금 아는 척하는 헛똑똑이들은 영세하청업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권리는 당연히 지금보다 확대돼야 하지만 대기업 정규직 노동자들의 기득권은 지금보다 낮아지는 것이 한국 사회 전체에 유익한 길이라고 착각한다. 우리 사회 노동자의 권리는 정상화되기도 전에 다시 뒷걸음질치고 있다.


뒤틀린 한국의 역사


 한국사회는 식민과 분단으로 정상적인 역사발전이 불가능해지면서 노동에 대해서는 희생만이 찬양되었다. 노동자의 기본권이 유린된만큼 수구 보수세력이 반대급부로 잇속을 챙겨왔다. 근대화의 주체였던 사람들은 대부분 노동자였고, 노동의 희생은 끊임없이 강조되고 찬양되고 교육되었지만 노동자의 권리에 대해서 제대로 가르칠 수 없었다. 국민 대부분이 노동자이거나 그 가족으로 살아가는 사회에서 노동자의 권리와 노동조합의 역할에 대한 올바른 관점이 형성되는 것은 부정한 방식으로 재산을 모으거나 부당한 방법으로 정권을 탈취한 사람들에게 거의 사형선고나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우리 사회에서 기득권 세력, 또는 보수 세력이라고 불리는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이익 기반은 자본주의가 자리 잡는 100년 가까운 세월 동안 흔들린 적이 없다. 그런 의미에서 이 땅의 ‘보수’는 ‘수구’와 같다. 해방이 되고 전쟁이 끝나도 그들의 이익 기반은 흔들리지 않았다.


 이런 상황 때문에 역사의식이 제대로 자리잡을 수 없었고, 김선일씨 피살 이후에도 파병강행만을 주장하고 있는 노무현정부 또한 역사의식이 없기는 마찬가지이다.


사회법과 시민법의 차이를 인정하지 않는 사회


 교육에 있어서도 한국사회 구성원 대부분이 노동자이거나 노동자의 가족임에도 교육과정에서 노동조합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올바르게 가르치지 않는다.


 노동법은 불평등하게 적용함으로써 평등을 구현하려는 대표적인 사회법인데, 우리나라는 노동법을 필수과목으로 가르키는 곳이 거의 없을 정도로 사회법에 대해 무관심하다. 이러한 이유로 사회법을 공부한 판사가 없고, 가압류나 특수고용직 노동자의 근로성에 대한 판결을 시민법적 관점에서 내리고 있다.


 비정규직 노동문제에 대해서는 보수적인 IMF(국제통화기금)도 비정규직을 줄이라고 할 정도로 한국의 노동시장은 심각하게 왜곡됐다. 지금은 비정규직을 줄이고, 특수고용직에 대한 노동자성의 인정도 이루어지는 것이 왜곡된 노동시장을 바로잡는 것이다.


 그리고 지금은 일부 사람들이 말하는 것처럼 노동조합의 중요성이 떨어지고 있는 시기가 아니다. 오히려 노동조합의 영역은 판사, 의사 등으로 계속 넓어질 것이고, 노동운동은 지금보다도 훨씬 활성화되어야 한다.


 80년대 군사독재 시절에는 진보정당의 원내진출이나 공무원노조 결성 등이 이렇게 빨리 올 줄은 정말 상상도 하지 못했다. 적어도 20년에서 50년은 걸릴 줄 알았다. 그렇지만 지금은 현실이 되지 않았는가. 이제는 죽기전에 반드시 통일이 될 것이고, 노동자정당이 집권하는 때가 올 것이라는 꿈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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