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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연대 56호] 광주민중항쟁의 노래 [오월가]와 미셀 폴나레프의 [Qui A Tue Grand'Maman]

작성자
hrights
작성일
2017-08-18 09:44
조회
973

광주민중항쟁의 노래 [오월가]와
미셀 폴나레프의 [Qui A Tue Grand'Maman]


유요비/ 시 인, 문화평론가


  꽃잎처럼 금남로에 뿌려진 너의 붉은 피
두부처럼 잘려나간 어여쁜 너의 젖가슴
오월 그날이 다시 오면
우리 가슴에 붉은 피솟네
- [오월가] 1절


 이 노래는 1980년 5월 광주의 참상과 비극을 고발한 여러 민중가요들 중 제일 먼저, 그리고 제일 많이 불려지는 노래 [오월가]다. 이 노래는 1980년대 초반 민주화운동 진영에서 불려지기 시작하여, [임을 위한 행진곡]과 함께 지금까지도 애창되고 있는 대표적인 노래다.


 당시의 각종 민중가요 자료에는 이 노래의 작곡자와 작사가가 밝혀져 있지 않아, 대부분의 사람들이 당국의 탄압 때문에 작곡자와 작사자의 실명을 밝히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었다. 그러나 사실 이 노래는 샹송을 번안한 것으로, 1971년 발표된 미셀 폴나레프(Michel Polnareff)의 [Qui A Tue Grand'Maman]이 원곡이다.


  할머니가 살던 시절 정원엔 꽃이 만발했어요
이제 그 시절은 지나갔고 상념만 남아있어요
그리고 두 손에는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아요
누가 할머니를 죽였나요? 시간인가요?
아니면 더 이상 여유로운 시간조차 보낼 수 없는 사람들인가요?   라라라라라


  할머니가 살던 시절에는 고요함이 있었어요
나무가지들과, 가지에 매달린 잎새들과
새들의 노래소리를 들을 수 있는 고요함이 있었어요
불도저가 할머니를 죽였어요 굴착기는 꽃밭을 갈아엎었어요
이제 새들이 노래할 곳은 공사장뿐이네요
그 때문에 사람들이 할머니의 죽음을 슬퍼하는 건가요?   라라라라라
- [Qui A Tue Grand'Maman] 가사 전문


 [오월가]의 원곡 [Qui A Tue Grand'Maman]은 “누가 할머니를 죽였는가”라는 뜻이다. 한 할머니가 소중하게 가꾸던 정원이 개발되면서, 나무와 꽃과 새들이 사라졌고, 그 정원 속에서 찾을 수 있었던 여유와 상념의 시간 또한 사라졌기 때문에 상심한 할머니가 돌아가셨다는 내용이다.


 광주의 참상과 비극을 노래한 [오월가]와는 그 내용이 사뭇 다르지만 굳이 의미를 따지자면 인간의 문제를 배려 않는 개발에 일침을 가하는 환경과 관련된 노래라 할 수 있다.


 이 노래는 발표된 해에 미국에서 [When the love fall](사랑이 떠나갈 때)이라는 제목으로 번안되어 불려졌고, 우리나라에서도 같은 해에 포크가수였던 박인희가 [사랑의 추억]이란 제목으로 발표했으나 큰 주목을 받지는 못했다.


 그러나 2001년 클래식과 대중음악을 넘나들며 좋은 연주를 해온 젊은 피아니스트 이루마의 두번째 앨범 [First]에 [When the love fall]이란 제목으로 수록되고, KBS드라마 ‘겨울연가’에 삽입되면서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이 노래를 미셀 폴나레프의 [Qui A Tue Grand'Maman]으로 알고 있는 것이 아니라, ‘겨울연가’에 삽입된 이루마의 [When the love fall]로 알고 있다.


 미셀 폴나레프는 [인정사정 볼 것 없다]의 주제곡인 [Holiday]를 부른 가수가 비지스냐 폴나레프냐 하는 논쟁이 인터넷상에서 벌어지면서 그 이름이 회자되기 시작했고, 이어 전인권이 2003년 [Ca N'arrrive Qu'aux Autres]를 [다시 이제부터]로 번안해 부르면서, 그에 대한 관심도가 커지고 있다.


 항상 얼굴의 반 이상을 가리는 독특한 안경을 캐릭터로 하는 미셀 폴나레프는 프랑스 샹송의 전통에 락의 비트를 도입한 이른바 ‘프렌치 락’의 선구자로 불리는 샹송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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