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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연대 56호] 절묘한 선거결과, 겸손한 자세로 개혁을 진행해야

작성자
hrights
작성일
2017-08-18 09:43
조회
394

인권연대 편집부



선거가 끝났다. 모든 것을 걸고 각 정파가 벌이던 치열한 싸움은 승리한 정파의 환호와 패배한 정파의 탄식과 함께 끝났다.


 열린우리당의 압승과 민주노동당의 약진이 두드러진 이번 선거를 통해 새로운 정치지형이 마련되었고, 진보정당의 원내 진출이라는 지난 50년의 과제가 풀리기는 하였지만, 그래도 몇가지 곱씹어볼 문제는 남아 있다.


 열린우리당의 압승은 사실 열린우리당에 대한 적극적인 지지 의사의 표현이기 보다는 한나라당, 민주당, 자민련 등 구시대 정치세력에 대한 심판의 성격이 컸다. 창당된지 몇 달 안된 정당에 표를 준 것은 예뻐서, 무언가 잘해서라기보다는 부패정치에 대한 반발로 이해되고 있다. 열린우리당은 정당투표에서 1/3을 겨우 넘었을 뿐이고, 한나라당과의 격차도 그리 크지 않았다. 열린우리당이 겸손한 자세로 국정을 꼼꼼하게 챙기지 않는다면 민주당, 자민련의 몰락이 결코 남의 일이 아니게 될 것임을 알려주고 있다.


 지역주의도 약간의 미동도 없이 그대로였다. 정책을 내세운 민주노동당의 고른 득표가 그런대로 희망을 주기는 하였지만, 동과 서로 나뉜 지역구도는 여전히 ‘말뚝만 박아도 당선된다’는 한국적 정치현실을 확인시켜 주었다.


 무엇보다 중요한 문제는 이제부터이다. 우리는 열린우리당의 압승으로 이제부터는 구체적으로 무엇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보고 싶다. 헌법에 보장된 기본권이 이런저린 이유로 침해되는 일이 없어질 것인지, 그동안 손도 못대던 국가보안법, 사회보호법, 보안관찰법, 집시법 등의 악법은 이제 과거의 유물로 사라지게 될 것인지 궁금하다.


 민주노동당의 고군분투에 대해 여당이며 스스로 원내 과반수의석을 갖고 있는 열린우리당이 어떻게 화답할지도 궁금하다. 다른 것은 고사하고 시민적, 정치적 권리만이라도 제대로 지켜지고 신장될 수 있을지, 검찰권의 남용을 방지하고 시민이 참여하는 사법정의가 어떻게 실현될지 궁금하다.


 가난한 사람, 많이 배우지 못한 사람도 소외되지 않고 자신의 권리를 당당히 말할 수 있고, 또 실현해나갈 수 있을지 궁금하다. 당선자의 거의 전부가 많이 배우고 출세한 전문직 종사자인 열린우리당이 선거 기간 내내 강조했던 ‘초심’을 어떻게 지켜나갈지 몹시 궁금하다.


 그러나 언제나 그렇듯 여러 가지 숙제에 대한 답은 의회도 장악하고, 행정부도 장악한 정치세력을 어떻게 견인하고, 어떻게 비판하고 어떻게 견제하느냐에 달려 있을 것이다. 촛불이 힘이 있다면, 지금이야말로 그 힘을 발휘할 때다. 노무현과 열린우리당의 승리가 조금이라도 국민의 승리가 되려면 지금부터라도 제대로 된 개혁작업이 진행될 수 있도록, 더 아프게 비판하고 더 엄격한 도덕성을 요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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