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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연대 61호] 22차 수요대화모임 지상중계(8.25) - 대체복무제도가 우리 사회를 더욱 성숙시킬 것

작성자
hrights
작성일
2017-08-18 10:23
조회
319

오태양/ 양심적 병역거부자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해 여러 가지 변화되는 사회적 상황들을 겪으며 생활하다 보니 어느덧 유일한 30대 병역거부자가 되었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많은 긍정적 변화가 있어서 내심 기쁘기도 하다.


 병역거부는 사실 상상도 할 수 없는 생소한 것이었다. 군대문제가 닥쳤을 때도 계속하고 있던 북한동포돕기 운동을 포기할 수 없어 군대문제는 미룰 수 있는 만큼 미루자는 생각 정도였다. 그러던 2001년 신문기사를 통해 병역거부 문제를 만나게 되었을 때 굉장한 충격을 받았다. 나와 비슷한 젊은이들이 종교적 양심에 따라 집총을 거부(병역거부)하고 있는 숫자가 1만여명 정도 되고, 1,600여명이 감옥에서 생활하고 있고, 또 매년 5~60명 정도가 새롭게 감옥에 간다는 사실은 정말 대단한 충격이었다. 또한 같은 종교인이지만 그들을 감옥에 보내고 있는 사람들 중 하나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발견하고는 심한 부끄러움도 느꼈다.


평화운동가, 종교인으로 부끄러움 느껴


 당시만 해도 병역거부자들이 대부분 여호와의 증인이었기 때문에 이단, 사이비, 광신도라는 편견이 그대로 병역거부에도 반영되었고, 특수 종교집단의 집단이익 내지는 맹신이라고 평가절하 했다. 이를 보면서 스스로 종교인으로 가졌던 내면적 고민이 병역거부에 대해 종교적 신심을 이단, 사이비라는 단어 몇 개로 규정하고 사회의 어두운 구석에 밀어 넣고 박대하는 현실을 만나면서 적어도 이들을 감옥에만은 보내지 말아야겠다, 감옥으로 보내는 사람 중의 하나가 되어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 과정에서 군대, 평화는 무엇인가 하는 질문이 오히려 내게 화살이 되어 돌아왔다. 총을 드는 것이 지금까지 추구해왔던 평화운동과 불교인으로서 가졌던 신앙심에 배치되는 것은 아닌지, 군사훈련은 결국 북한동포를 죽이는 연습을 하는 것은 아닌지하는 질문들이 끊임없이 다가왔다.


 고민 끝에 결국 평화에 대한 확신과 동포에 대한 사랑, 종교적 양심에 따라 총을 들지 않는 것으로 선택하게 되었다. 물론 감옥 등 병역거부에 대한 책임은 당연히 감수하겠다는 각오를 가지고 있어서 당시에 병역거부자들에게 3년형이 선고되었던 상황을 생각해 3년 후에 평화운동을 다시 계속하겠다는 각오도 가졌었다.


 당시에는 병역거부에 대해 활동가들조차 병역기피가 아니냐며 이해하지 못하는 시각이 있었지만 결국 2001년 12월 17일 공개적으로 선언하게 되었다. ‘누구는 양심적이고 누구는 비양심적인가’라는 왜곡된 시각도 많이 줄어든 것 같고, 이제는 병역거부 자체에 대한 얘기보다는 대체복무의 현실화 문제로 관심의 초점이 옮겨간 듯 해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대체복무제도는 한국을 인권국가로 만들 것


 양심적 병역거부와 대체복무제도는 새로운 사회적 소수자 혹은 약자의 문제라는 시각으로 바라보아야 하고, 뿐만 아니라 이것이 가진 사회적 기여도에 대해 주목해야 한다. 우리사회에서 양심적 병역거부를 인정하고 대체복무제도를 도입하게 되면 우선은 인력이 부족한 사회복지분야에서의 인력확보가 안정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 방안이 될 것이다. 또한 남북화해와 평화를 정착시키는데도 큰 도움이 될 것이고, 양심을 지키고자 하는 개인에 대한 보호는 그 개인에게도 이익이 될 것이다. 결과적으로 대체복무제도 인정은 사회전반에 걸친 긍정적 기여를 할 것이다.


 또한 남북한 대치상황이라며 반대하는 의견이 있지만 독일은 전쟁 중에 병역거부자를 인정했고, 이스라엘, 대만 등도 인정되고 있다. 즉, 대체복무가 안보를 위협할 것이라는 것은 근거없는 허무맹랑한 주장일 뿐이다. 그저 관성적인 거부감일 뿐이다.


 양심적 병역거부를 인정하고, 이의 현실화를 위한 대체복무제도의 도입은 한국사회를 한걸음 더 인권국가로 만드는 지렛대가 될 것이다.


- 오태양씨는 이 강의를 마친 닷새 뒤인 8월 30일 법정구속되었습니다. 성동구치소 1725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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