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에가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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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에가시’는 김형수(장애인학생지원네트워크 사무국장), 서동기(인권연대 간사), 손상훈(교단자정센터 원장), 이동화(아디 활동가), 이상재(대전충남인권연대 사무국장), 이현정(꽃씨네농작물 농부), 이회림(○○경찰서), 주윤아(교사), 허창영(광주교육청 조사구제팀장, 전임 간사)님이 돌아가며 매주 한 차례씩 글을 씁니다.

“체험이기엔 너무 가볍지만 삶의 중요한 경험”이었던 팔레스타인 여행(이동화)

작성자
hrights
작성일
2019-10-02 14:19
조회
68

이동화/ 사단법인 아디 활동가


 며칠전 오랜만에 나간 기자회견에서 예전 활동했던 단체에서 친했던 지인들을 만났다. 반가운 마음에 안부도 묻고 근황도 묻다가 최근 아디가 추진한 ‘팔레스타인평화여행’을 이야기했더니 그 분이 놀라며 ‘거기는 목숨걸고 가야하는 곳 아니야?’라고 한다. 흠칫!! 워낙 주변에서 많이 들어 무덤덤해질만도 한데, 씨익 웃으며 “목숨걸지 않았고 잘 다녀왔어요”라고 했다.

 팔레스타인을 다루는 언론과 단체의 이야기는 한결같다. 누가 얼마나 다치고 얼마나 죽었는지? 아시아 분쟁지역의 인권과 평화를 다루는 우리 단체 역시 마찬가지일때가 많다. 이런 상황속에서 일반인 뿐만 아니라 활동가들 역시 팔레스타인을 ‘목숨걸고 가야하는 곳’으로 생각하는 건 당연하다.

 대안학교선생님, 기자, 일반 참가자들 5명을 모시고 약 열흘 간의 ‘팔레스타인 평화여행’을 다녀왔다. 뜨거운 퇴약볕아래 에어컨 안되는 차를 타며 팔레스타인 서안지구 전역을 돌아다닌 여행이었지만 참가자들 그 누구도 불평하지 않았고 그 곳에서 만난 ‘사람’들에 감탄하며 여행은 무사히 마무리되었다. 여행 마지막즈음 소감을 묻는 질문에 참가자들은 한결같이 “그동안 예상했던 팔레스타인과는 너무도 다른 모습에 놀랐다‘라고 하신다. 작년의 여행에도 마찬가지였다.

 아마도 참가자뿐만 아니라 일반인에게 팔레스타인은 굉장히 복잡한 입국절차와 철옹성과 같은 국경을 넘어야 하고 방탄조끼와 헬멧이 필요한 곳이지 않을까 했겠지만 예루살렘에서 버스타고 30분이면 도착했던 그 곳이 팔레스타인 마을이었고, 시끄러운 듯 외국인에게 환영한다라고 요란한 인사를 하는 이들이 팔레스타인 사람이라는 것을 알았을때 그들은 자신들의 예상이 틀렸다는 것을 깨달았을 것이다.

 2년에 걸쳐 진행된 팔레스타인 평화여행의 목적은 현지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참가자에게 전달함에 있다. 테러와 전쟁이라는 프레임에서 일상을 살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드러내고 높은 장벽속에 감춰진 ‘사람’들의 지난한 저항의 목소리를 듣게 한다. 비록 매우 짧은 시간이지만 그 곳 ‘사람’들의 희노애락을 통해 우리와 별반 다르지 않고 우리역시 이 상황이라면 마찬가지로 ‘저항’할 수도 있겠다는 공감대 형성이 주요한 이유이다. 그리고 여행이 끝나고 모인 자리에서 참석자들은 점령지인 팔레스타인(Occupied Palestinian Territories, 팔레스타인 공식명칭)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일상과 저항을 보았음을 이야기했다.


사진 출처 - 필자


 여행기간 내내 모든 참석자들은 현지로부터 ‘당신들이 보고 들은 것을 당신들 나라에 그대로 전달해 달라’라는 요청을 받았다. 그리고 아디와 참석자들은 이 숙제를 해결하기 위해 여행에서 보고 들은 것을 알리는 ‘평화여행 보고회’ 행사를 10월 하순에 가질 예정이다. 여행을 통해 가본 도시와 마을, 사람들의 모습, 활동하는 이들의 이야기들을 영상과 기록을 통해 전해보려 한다. 또한 국내에 많이 알려지진 않았지만 현지 여행을 통해 그 심각성을 절감한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물 문제’, 이를 수개월동안 연구조사한 팀의 인권보고서도 발표할 계획이다.

 현실적으로 대부분 사람들에게 팔레스타인 이슈는 관심갖기 어려운 주제이다. 솔직히 국내 이슈도 차고 넘친다. 하지만 혹시 팔레스타인 문제에 관심있고 식민점령의 부당함에 분노하며 한번이라도 고민하신 적이 있는 사람이 계시다면 이 행사에 꼭 오셨으면 좋겠다. 소수라도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일상을 이해하고 점령의 어려움을 공감하는 사람들이 함께 한다면 팔레스타인과의 연대는 힘차게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