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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정 유린의 시대, 여기 제주환경 유린도 있다 (이현정)

작성자
hrights
작성일
2017-07-12 17:54
조회
434


제주를 죽이는 오라관광단지 대규모 개발을 당장 중단하라!


이현정/ 꽃씨네농작물 대표



이게 나라냐. 뭐 어디서부터 글을 써내려가야 할지... ‘내 꿈이 이루어지는 나라!’ 구호로 국민 행복시대를 열겠다던 박근혜. 이 자가 진짜 자기 꿈이 이루어지는 나라로 만들어버렸다. 박근혜의 정치 인생과 초기 국정 운영을 보면 이미 예상됐던 일이다. 물론 이 정도일지는 몰랐다.

국정농단 국기문란 헌정유린 국민기만 국가파괴. 이런 시국이다. 말 그대로 국가 비상사태다. 국가의 안녕과 국민의 행복을 위해 위임된 대통령이 결국 권력을 사유화시켰다. 그런데도 아직 거짓 해명과 술수뿐이다. 진실은 없고, 뉴스 보도 후 구차한 해명밖에 없다. 심지어 관계자들은 황제조사 중이고, 대통령은 조사도 피하려고 한다. 역대 최대 100만 명이 넘는 국민이 광장에 나왔어도, 역시 박근혜는 ‘나몰랑’이다. 결국 해결의 시작은 박근혜 퇴진부터다. 안 내려온다면 국민이 끄집어 내려야겠다. 이후 모든 관계자 추가 진상조사와 엄중한 처벌이다.

헌정 유린의 시대, 필자가 살고 있는 제주의 환경도 심각하게 유린 받고 있다. 박근혜와 국가 재앙의 시대, 제주 재앙도 다가오고 있다. 얼마 전 제주에서 경악할 일이 벌어졌다. 공중파에서 <제주 바다의 비밀>이 방영되었다. 국민과 제주도민이 똑똑히 보았다. 똥물이 된 제주 바다를. 바로 제주 상하수도본부가 운영하는 도두하수처리장에서 연중 200일 이상 기준치 이상의 오폐수를 방류해 왔다. 실수가 아니다. 오물을 바다로 그대로 내보내기 위해 바다 바닥에 커다란 배출관까지 연결한 것이다. 몇 년 전부터 처리할 수 있는 하수 용량이 한계를 넘었다는 얘기가 많았다. 그러나 제주도정은 이를 무시했고, 제주 100만 명에만 열을 올렸다. 결국 준비는 안 되었는데, 인구 유입 치적에만 몰두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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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바다 오폐수 무단 방류
사진 출처 - MBC시사매거진


이 뿐만이 아니다. 대규모 개발사업과 외국 투기자본 유입으로 제주 환경과 사회적 문제는 극에 달하였다. 말 그대로 제주 곳곳이 신음하고 있다. 그럼에도 원희룡 도정은 성장 위주의 제주국제자유도시 건설에 목을 매고 있다. 얼마 전 필자가 한 토론회의 사회를 보았다. ‘원희룡 도정 2년, 출구는 있는가?’란 주제로 제주의 쓰레기, 교통, 주거 문제를 다뤘다. 출연했던 패널 모두 심각하다고 입을 모았다. 그리고 원희룡 도지사가 지나치게 일방적으로 강행한다고 비판하였다. 제주의 환경수용력이 한계가 있음에도 브레이크 없는 폭주기관차처럼 달려가고 있다는 것이다. 도지사 재선과 대통령 선거까지 욕심을 내면서.

이러한 제주 환경 유린의 시대에 거대한 괴물이 등장했다. 바로 제주오라관광단지 대규모 개발사업이다. 제주시 북쪽 한라산국립공원 바로 아래에 약 108만 평의 대규모 관광단지를 건설한다는 것이다. 2021년까지 대규모 호텔과 콘도, 컨벤션과 골프장, 면세점과 백화점, 테마파크와 카지노 건설 등 6조 2800억 원의 역대 최대 규모다. 마라도 12배 크기와 상주활동 6만 명이라는 결국 중국인 상주 거대도시의 출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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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오라관광단지 사업 조감도
사진 출처 - 한국일보


결과적으로 환경과 사회적으로 제주도 전체를 재앙으로 몰아넣을 수 있는 일이다. 제주오라관광단지는 한라산국립공원 바로 아래에 위치한다. 한라산과 제주 곳곳의 생명이 파괴된다. 제주 스스로 세계자연유산인 한라산을 자랑하지만, 더 죽이는 꼴이 된다. 지금도 심각한 제주 지하수 상수도와 하수 처리 문제, 엄청난 쓰레기 처리와 교통 혼란, 대기질과 소음 오염, 거대한 부동산 폭등과 영세업자 상권 파괴, 중산간 고도 완화 파괴, 중국인 대규모 저가 관광과 환경 파괴 문제, 국제 투기자본의 전형적인 결과 출현 등이 자명하다.

이러함에도 제주도가 사업자에게 유리한 인허가 절차를 밟고 있다. 보통 이러한 대규모 사업은 환경영향평가 등으로 시간이 오래 걸리지만, 10개월여 만에 인허가 절차 조사를 마쳤다. 개발고도도 3층에서 5층으로 완화했다. 여기에 평가 심의도 매우 빠르게 진행해주고, 환경영향평가 의결 사안 중 일부를 권고 사안으로 내려주기도 했다. 이러한 지나친 특혜와 의혹에 제주 시민사회는 적극 반대운동을 펼치고 있고, 여론도 매우 좋지 않다. 그래서인지 지난 6일 제주도가 사업자에게 환경영향평가서 보완을 요구했다.

하지만 도정은 여전히 실제 사업자인 중국계 거대 자본의 정체를 밝히지 않고 있다. 현재 알려진 바로는 조세 회피처인 버진아일랜드에 세워진 정체불명의 회사다. 현재 추진업체가 자본금 950억 원의 국내 기업 (주)JCC인데, 어떻게 이 업체가 6조원이 넘는 대규모 사업을 펼칠 수 있겠는가. 결국 살펴보니 이 (주)JCC의 지분 100%를 보유한 곳이 버진아일랜드 국적의 투자회사 ‘하오싱 인베스트먼트 리미티드(Haoxing Investment Ltd)’였다. 결국 이곳이 몸통인데, 국내 업체를 바지 사장으로 내세우고, 이 대규모 사업을 쥐락펴락 하고 있는 것이다. 심장이 없는 외국 투기 자본은 지속가능한 제주 그림이 아니라, 돈 되는 곳에 큰 빨대를 꽂는 것밖에 없다. 결국 제주를 재앙으로 몰아가는 길이다.

국가 재앙의 시대. 헌정유린 범죄 몸통인 박근혜는 오늘도 거짓과 해명뿐이다. 지금의 모든 이슈는 박근혜-최순실게이트 블랙홀에 빠졌다. 다양한 뉴스들, 지역 이야기들도 그대로 묻혔다. 그래도 우리는 현재 박근혜 퇴진뿐 아니라, 그 이후 정의로운 나라를 어떻게 만들어갈지 고민하고 있다. 이처럼 건강한 ‘다음’을 준비하고 있다. 이렇게 볼 때 제주오라관광단지 대규모 개발을 꼭 저지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제주도의 환경과 사회를 더 죽이는 거대한 재앙이 된다. 거기에 국제투기자본 실체도 없고, 각종 특혜와 의혹이 난무하다.

제주도정은 ‘청정과 공존의 제주미래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여기에 걸맞게 지금이라도 제주오라관광단지 인허가 절차를 당장 중단하라. 속도전 개발을 멈춰라. 그리고 그 자본의 실체를 검증하고, 도민 정책토론에 나서라. 더불어 지속가능한 제주를 위해 환경자원총량제를 신속히 추진하길 바란다. 이것이 ‘건강한 제주의 다음’이 되어야 한다. 부패한 정부는 모든 것을 민영화한다는 노암 촘스키의 말이 떠오른다. 더 이상 제주의 개발을 거대 자본에만 맡기지 말자. 오직 도민과 함께 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