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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로 선정된 김태민, 이서하, 전예원님이 돌아가며 매주 한 차례씩 글을 씁니다. 칼럼니스트를 위해 안동환(서울신문), 안영춘(한겨레), 우성규(국민일보), 기자가 멘토 역할을 맡아 전문적인 도움을 줍니다.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면(김치열)

작성자
hrights
작성일
2019-09-25 17:23
조회
639

김치열/ 회원 칼럼니스트


 사람은 선한 존재인가? 아니면 악한 존재인가? 동양사상가 맹자는 인간의 성품이 본래 선하다고 보았다. 반면 순자의 경우, 인간은 악한 존재지만 교육을 통하여 선한 존재가 될 수 있다고 여겼다.


 정신분석학의 권위자 지그문트 프로이트는 이런 질문에 대해 뭐라고 답했을까? 사람의 성격은 유아기에 형성되어 변할 수 없다고 답하지 않을까? 수형자를 상대하는 교도관들이 프로이트의 답을 듣는다면 아마 대부분 무릎을 칠 것이다. 반면, 범죄자들이라도 습관과 행동양식을 고쳐주면 미세하게나마 변화할 수 있다는 입장도 있다. 잘못된 습관과 나쁜 행동 양식 때문에 범죄를 일으키는 경우라면, 일상 속 훈련을 통해 범죄자가 되는 것을 어느 정도는 막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범죄를 반복해 수차례 교도소에 드나든 수형자가 교화되거나 변화를 보이는 경우는 많지 않다. 어릴 때부터 인권교육이 필요한 것은 이러한 이유에서다.


 어린 시절부터 주도권을 잡으려는 경향을 보이는 사람들이 있다. 주도권을 잡으려는 과정에서 타인에게 상처를 주기도 하고 어른들을 통해 나쁜 사회성을 습득하기도 한다. 상대방이 감내할 수준의 농담이나 장난이라면 쉽게 용인 받지만, 간혹 이러한 현상은 범죄로 이어지기도 한다. 농담이나 장난이 오가는 과정에서 누구나 가해자 또는 피해자가 될 수도 있다.


 학교와 직장 등의 사회 안에서 다른 사람에게 지탄의 대상이 되지 않고 생활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때로는 상식적인 사회성을 갖추지 못한 사람들도 있다. 자녀의 응석을 지나치게 받아 주다보니 자녀가 사회 생활하는 방법을 모르는 지경에 이르고, 심지어 직장생활까지도 어머니에게 의존하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다른 사람과 올바른 관계를 유지하는 방법을 학습하기 위해 초등학교 때부터 인권교육이 필요하다. 타자의 입장과 마음에 대한 상상력을 길러주는 인권교육은 범죄를 예방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영화 “패치 아담스”의 주인공 패치 아담스는 정신병원에 입원했던 경험을 계기로 환자의 입장을 온전히 이해할 수 있게 되었고, 유머나 놀이를 통하여 환자를 치료할 수 있다는 믿음을 실현시키기 위해 의대에 진학했다. 그리고 결국 환자들의 아픔에 주목하는 훌륭한 의사가 되었다.



영화  "패치 아담스"
사진 출처 - 구글


 타자의 아픔에 주목하는 것, 가해자와 피해자 모두를 이해하고 공감능력을 갖는 것이 인권인식의 출발점이다. 인권의식을 갖춘다는 것은, 범죄를 예방하고 사회 환경을 개선하는 것이다.


 패치 아담스는 환자들과 눈높이를 맞추고 그들 안으로 들어가, 스스로 삶의 굴레를 돌아보며 자연스럽게 빠져나올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범죄예방도 이러한 관점에서 진행되어야 한다. 장난이라고 해도 상황에 맞게 절제해야 하고, 자신의 행동이 상대에게 아픔을 줄 수도 있음을 아는 역지사지(易地思之) 자세가 필요하다.


 교정시설에서의 범죄예방은, 범죄가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을 지혜롭게 이겨내도록 교정당국과 수용자들이 함께 훈련하는 것을 말한다. 아름다운 인생후반전을 준비하도록 돕는 것이다. 그것은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운 존재이기 때문이다.


김치열 회원은 현재 교도관으로 재직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