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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노예 1명당 위자료 10만 원에 땡처리 한 정부 (김희수)

작성자
hrights
작성일
2017-07-20 11:12
조회
517

- 최선을 다했다는 정부와 대통령 작품


김희수/ 인권연대 운영위원


일본군이 조국의 처녀들을 강제로 끌고 가 성노예로 부려 먹은 만행의 죗값은 얼마나 될까요. 한마디로 성노예 위자료를 총 10억 엔으로 합의했으니, 한국 돈으로 약 100억 원 정도죠. 일본 학자에 따르면 일본군이 성노예로 짓밟은 숫자는 최소 5만 명 내지 20만 명 정도이고, 약 52%가 한국인이라고 하니, 조국 처녀 성노예 1명당 40만 원 내지 10만 원이 현재 화폐로 환산한 죗값이라는 계산이랍니다. 10만 원에 팔아넘긴 당신들 죗값은 얼마나 될까요. 조국을 팔아넘긴 이완용 같은 놈이 더 나쁜 놈일까요. 누가 더 나쁜 놈일까요.


무슨 놈의 돈으로 환산하느냐고 말하지 마십시오. 현 헌법과 법률에 따라 법원은 사람의 목숨 값과 죄의 값, 위자료를 모두 돈으로 환산하여 판결하니까요. 그리고 빌어먹을 법을 공부한 나도 법대로 말하는 것이니까요. 대통령이 최선을 다했다고 목소리를 높이시는데, 그 결과가 성노예 1명당 10만 원이 맞습니까. 최소한의 법원 판결 위자료에도 턱없이 못 미치는 금액이라는 것은 아시나요.


4·16 세월호 참사에서 매몰차게 국민의 생명을 헌신짝만도 못하게 내 던지는 당신들 모습을 목도하였기에 국민을 버리지 않을 거라는 환상 따위도 집어 치운지 오래되었습니다. 그렇다고 이렇게 팔아먹어도 된다는 소리는 아니지 않습니까. 너무 억울해서 눈물도 메말라 버린 나이 드신 할머니들 팔아먹지 말고, 나 같은 놈들이라도 팔아서 국고에 보태 쓰는 것이 더 실속 있지 않겠습니까.


이 정부는 성노예 1명당 위자료 10만 원에 팔아넘기면서 국제협약도 지키지 않았는데, 그 죗값은 또 얼마일까요. 정부를 대표하신 윤병세 고관대작께서는“최종적 및 불가역적 해결 마침표를 찍고 대단히 기쁘게 생각한다.”고 의연하게 말씀하셨네요.


윤병세 나리. 혹시‘전쟁범죄와 인도의 죄에 대한 시효부적용에 관한 협약’이나 ‘인신매매금지 및 타인의 매춘행위에 의한 착취금지에 관한 협약’은 아시나요. 국제 협약에 성노예 전쟁범죄에 대해서도 최종적 불가역적으로 합의하라고 적혀 있던가요. 합의하면 끝난다고, 그것이 가능하던가요.


성노예 문제가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고, 중국, 동남아시아 각국도 모두 피해자인 사실도 아시지요. 그런 피해 국가들로부터 합의하라는 위임이라도 받으셨나요. 왜 권한 없이 국제문제에서 피해 국가의 권한과 자존심까지 짓밟고 난리입니까.


성노예 1명당 10만 원에 팔아먹더라도 명색이 국가이고 정부이니 법은 당연히 지키고, 피해자 국가들의 자존심도 존중해줘야 되는 거 아닙니까. 힘없는 시민들한테는 법치주의, 법치주의 하면서 왜 당신들은 법도 지키지 않는 겁니까.


20160119_12.jpg평화의 소녀상
사진 출처 - 주간경향


대통령과 고관대작 나리들. 당신들이 성노예로 인격말살을 당한 피해자들에 대해 최종적으로 해결했으니, 이제는 아무 말도 하지 말고 가만히 있으라는 겁니까. 피해자들로부터 위임을 받아서 당신들이 합의했다면 그래도 자격은 있겠지만, 고관대작들께서 합의에 대한 위임을 받은 사실도 없지 않습니까. 그러니 합의 주체로서 자격도 없어서 원천적으로 무효라는 것 아시지요.


또 고관대작 나리들이 정부를 대표하면 대표하는 것이지, 당신들이 무언데 일본대사관 앞에 민간단체들이 세운 소녀상에 대해서까지 왈가왈부 합니까. 당신들이 무슨 자격이 있는가요. 소녀상이 정부 소유입니까. 그러니 이것도 원천무효라는 것 아시지요.


과거에 잘못하였으니 앞으로 다시는 이런 일을 하지 않겠다는 다짐도 없지 않습니까. 일본 아베 총리가 진정으로 사죄를 한 사실은 있습니까. 앞으로 또 다시 그런 만행을 저지르면 그때도 1명당 10만 원에 팔아넘기고 땡처리 하실 겁니까. 국민을 팔아넘기는 자와는 천 년이 지나도 함께 할 수 없습니다. 부귀영화를 누리는 대가로, 국민을 팔아넘긴 역사의 죗값은 얼마인지 당신들이 계산해서 내역서를 제출해 보시지요.


김희수 위원은 현재 변호사로 활동 중입니다.


이 글은 2016년 1월 21일 인권연대 웹진 <사람소리> 에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