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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단적폐청산의 길 (장경욱)

작성자
hrights
작성일
2017-07-20 11:59
조회
688

장경욱/ 인권연대 운영위원


박근혜 탄핵과 구속 이후 장엄한 민중 승리의 광장은 바야흐로 우리사회의 발전을 가로막고 있는 근본적 과제의 청산의 길로 쉼 없이 나아가고 있다. 그 성과로 조기대선의 국면에서 정권교체의 분위기가 명백해지고 있다. 더욱이 극우보수 세력들은 분열과 자중지란에 빠져 세력이 나날이 약화되고 있다.


극우보수세력이 우리사회에서 점차 영향력을 잃어가고 있고 정권교체가 기정사실화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광장의 힘으로 제대로 통제하기 어려운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하나는 사드배치 강행이고, 또 하나는 종북몰이, 북풍, 간첩조작이 끊임없이 시도되는 현실이다.


박근혜를 몰락케 한 광장의 힘은 박근혜 정권이 미국을 추종하며 함께 공모하여 북의 위협을 빌미로 강행하고 있는 사드배치 강행을 저지하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조기대선의 국면에서 차기 정권에서 사드배치결정의 원점 재검토를 요청하는 목소리에도 아랑곳없이 사드배치 강행 알박기가 거침없이 진행되고 있다. 너무나 모욕적이고 우리를 무기력하게 만들어 자존심을 짓밟는 처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위 정권교체를 자임하는 당선 가능한 대선후보들 가운데 이에 분노하며 사드배치 철회 공약을 전면에 내세운 후보는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사대와 동족대결로 부패기득권을 유지해온 분단적폐세력을 대변하는 극우보수세력의 후보들이 사드배치 문제와 트럼프 정부의 대북강경정책의 분위기에 편승하여 제 살길을 찾은 양 역전의 기회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지금 한반도를 휩쓸고 있는 트럼프발 전쟁 위기의 강풍에 정면으로 맞서 사드배치에 반대하며 북미 대화와 협상을 요구하며 평화협정 체결과 남북관계 개선으로 위기 국면을 돌파하자고 호소하는 상식적 발언을 하는 후보들이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 우리에게는 외국군대가 주둔하는 분단적대 구조의 청산을 우리사회 적폐 중의 가장 근본적이고 중차대한 해결과제로 삼아 광장의 힘을 결집시키는 그런 상식적이고 현실적인 후보가 절실히 필요하다. 이런 후보가 생겨야 한국사회의 발전을 전망할 수 있는 희망이 생길진대 그런 후보는 종북몰이 당하는 비이성적이고 비정상적인 한국사회에서 정권교체를 외치는 그 누구도 감히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려고 하지 않는다.


극우보수세력들이 더 이상 한국사회에서 발붙이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시급히 정권교체 병에 걸린 그 누구에 의존하지 말고 우리 스스로의 자각된 힘으로 우리 사회에서 종북몰이(북풍, 간첩조작)를 청산해야 한다. 종북몰이가 사라지는 좋은 세상을 우리 모두 함께 추구하기 위해서도 종북몰이가 횡행하는 원인을 정확히 인식하여야 한다. 그에 기반하여 종북몰이를 몰아내야 사대 극우보수세력들을 완전히 우리사회에서 퇴장시킬 수 있다.


종북몰이가 근절되지 않는 이유는 우리의 자각과 연대가 미흡하기 때문이다. 악마와도 같은 메카시즘에 저항하지 않은 채 한국사회의 정상적 발전은 요원하다. 메카시즘에 저항하기 어려운 분단적대의 두터운 장벽 안에 우리는 갇혀있다. 자유를 잃은 새장의 새와 같은 우리들의 처지를 자각하고 그 바탕 위에서 우리들의 자유를 위하여 종북몰이에 맞서 연대하고, 나아가 종북몰이 척결을 위해 연대하여 싸워야 한다.


18692_36957_3559.jpg사진 출처 - 시사인


현재의 시점에서도 국가보안법이 지배하는 종북몰이 체제에 대한 우리의 인식과 자각수준은 그리 높지 않다. 신유신 종북몰이 정권의 비참한 말로에도 불구하고 광화문의 광장에서 내란음모 사건과 통합진보당 해산에 대한 우리사회의 반성과 재평가는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광장에서도 박근혜, 김기춘이 종북몰이 공작정치를 통해 수호하고자 했던 체제에 대한 극복의 과제는 제대로 다루어지지 않고 있다.


박근혜, 김기춘이 지키고자 한 체제는 무엇인가. 바로 국가보안법과 종북몰이에 의해 수호되는 체제이다. 반미친북을 절대적으로 금기시하여 외국군대가 주둔하는 분단적대구조를 영구화하는 것이다. 종북몰이는 친미사대반북적대입장의 극우보수세력이 자주적 평화통일을 지향하며 그들에게 저항하는 자주평화통일세력을 비롯하여 그들의 낡은 메카시즘에 기반한 기득권체제 수호에 방해가 되는 누구든지 악마화 된 북과 연결하여 국민들로부터 고립시키고 사회적으로 매장시키려 탄압하는 것이다.


종북몰이 척결을 위해서는 종북몰이로 유지되는 극우보수세력의 기득권 체제의 실체를 자각한 바탕 위에서 연대의 힘을 믿고 용기를 내어 종북몰이에 정면으로 맞서야 한다. 종북몰이 공세에 주눅이 들어 이에 맞서지 않고 회피하거나 주저하며 자기합리화로 종북몰이의 표적이 된 희생양을 외면하는 것은 결국 종북몰이 체제를 강화시켜 우리들 자신의 사고와 표현의 자유를 가두게 되는 어리석은 일이라는 자각이 절실하다.


종북몰이를 산생시킨 분단적대구조의 청산을 위해 북한을 악마화하거나 기괴화하는 일체의 시도에 반대하여야 한다. 북한은 같은 민족의 일원으로서 평화통일의 상대방으로 존중하고 화해하며 이해하고 신뢰를 증진해 나가야 할 동반자이므로 어떠한 경우에도 대결과 비방, 불신의 대상으로 삼는 것 또한 우리사회를 종북몰이 체제에 가두는 어리석은 일이라는 자각이 절실하다.


종북몰이 척결 그리고 종북몰이를 가능케 하는 분단적대구조의 청산은 우리사회의 근본과제이다. 광장에 모인 우리 모두의 연대의 힘으로 이를 함께 해결해 나가는 것이 그 어떠한 과제보다도 중요하다고 본다.


광장은 스스로의 자각된 힘을 키우며 그 힘을 믿고 연대할 때 한국사회는 적폐청산의 제대로 된 길을 걸을 수 있다. 사대와 동족대결을 주창하거나 종북몰이의 공포로 겁박당한 나머지 분단적폐세력에 정면으로 맞서 싸우지 않는 그 어떤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현실은 우리가 추구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지 않는다.


장경욱 위원은 현재 변호사로 재직 중입니다.


이 글은 2017년 4월 12일 인권연대 웹진 <사람소리> 에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