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자국통신

home > 인권연대세상읽기 >  발자국통신

‘발자국통신은’인권연대 운영위원들로 구성된 칼럼 공간입니다.

‘발자국통신’에는 강국진(서울신문 기자), 김희교(광운대학교 동북아문화산업학부 교수), 염운옥(경희대 글로컬역사문화연구소 교수), 오항녕(전주대 교수), 이찬수(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연구교수), 임아연(당진시대 기자), 장경욱(변호사), 정범구(전 주독일 대사), 최낙영(도서출판 밭 주간)님이 돌아가며 매주 한 차례씩 글을 씁니다.

우병우는 충신인가. 간신인가 (김희수)

작성자
hrights
작성일
2017-07-20 11:31
조회
511

김희수/ 인권연대 운영위원


우병우 민정 수석. 그는 간신인가. 충신인가. 난 한 TV 방송에 출연해서, 우 수석은 박근혜 대통령에게 충성을 맹세한 사람으로 보인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 일편단심 오롯이 박근혜 여제를 위하여 충성하겠다고 맹세하면 충신이 되는 것일까.


언론에서 보도하고 있는 우 수석의 비리 혐의는 이번에 수사 의뢰된 아들 병역특혜 의혹과 관련한 직권 남용, 가족회사 관련 횡령 이외에도 처가의 차명 땅 의혹, 재산 허위 신고 등등이 있다.


민정수석이라는 자리는 권력의 핵 중에서도 핵이라 할 수 있다. 검찰, 경찰, 국정원, 국세청, 감사원 등 주요 사정기관의 공직기강을 감시하고, 이들의 활동이나 인사에 막중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그 결과 민정수석은 정권의 도덕성을 가늠하는 리트머스 시험지와 같다. 그래서 고도의 청렴성과 엄격한 도덕성을 갖춘 인물이 가야 하는 곳이다.


박근혜 여제께서는 이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그런데 왜 여제께서는 우 수석을 그렇게 예뻐하고 신뢰할까. 뭣이 그렇게 예쁜가. 박근혜 대통령이 어리석은 것인가. 우 수석이 어리석은 것인가. 둘 다 모두 어리석은 것인가. 아니면 국민이 어리석은 것인가. 박근혜 여제는 우 수석의 우국충정을 몰라주는 국민이 어리석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대통령 눈에는 충신임이 분명한데 왜 국민 대다수는 우 수석을 물러나야 한다고 보는 걸까. 간신이기 때문인가. 그럼 간신의 기준은 무엇인가. 권력자가 자기중심적 사고에 함몰되어 국민의 이익이나 뜻에는 관심 없고, 자신의 이익만을 도모하는 행동. 그것이 간신과 충신을 구분하는 기준이라고 난 생각한다.


우 수석의 의혹도 모두 국민의 이익과 관련한 일이 아니다. 오로지 자신의 이익과 관련한 의혹이라는 점에서 우 수석은 간신의 반열에 당당히 올라가도 좋을 것 같다.


뇌물을 받아서 120억이 넘는 주식 대박을 터뜨린 진경준 검사장, 전관예우를 이용해서 1년에 100억을 넘게 벌고도 조세를 포탈한 검사장 출신의 홍만표 변호사. 우 수석과 이들의 공통점이 있다. 간신이라는 것이다.


정의를 위하여 사용해야 할 공직자의 칼을 사리사욕을 위한 보신용 악마의 칼로 사용한 자들. 권력을 이용하여 고위직을 보전하고, 백성의 눈물로 녹봉을 받고, 공직을 치부의 수단으로 삼는 부패한 탐관오리들. 이들이 칼 든 화적떼와 무엇이 다르다고 할 수 있는가.


19090345_woo.jpg사진 출처 - 뉴시스


국정을 농단하고 자기 뱃속을 채운 정부의 고관대작과 고관대작 출신들이야말로 이 시대의 난신적자(亂臣賊子)가 아니고 뭣인가. 간신과 난신적자들이 득세하고 세상을 쥐락펴락하고 있다. 국가를 어지럽히고 있다. 참 피곤하다.


조선시대에도 난신적자는 구족을 멸하고, 천년이 지나도, 백골이 되었어도 반드시 처벌해야 한다고 하였다. 이 시대에 난신적자 목을 칠 자는 누구인가. 백마 타고 오는 의인을 하염없이 기다려야 하는가.


간신과 난신적자 없는 세상은 불가능한가. 인간의 역사, 권력의 역사에서 간신은 필요조건일 수밖에 없는 것인가. “간신이 뭣이 중헌디” 고금의 역사에서 최고 권력자는 왜 유독 간신을 예뻐했을까.


김희수 위원은 현재 변호사로 활동 중입니다.


이 글은 2016년 8월 24일 인권연대 웹진 <사람소리> 에 실렸습니다.